• ▲ 서울특별시 동교동에 있는 ‘김대중도서관’은 얼핏 보기에 시민들이 책을 보고 대여할 수 있는 ‘도서관’ 같지만 실제는 ‘기념관’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그 안에는 일반도서 서재와 열람실이 없고 김대중 대통령 저서와 활동자료, 유품 등이 있으며 관련 세미나 등을 위한 행사공간입니다.  ⓒ 사진 = 림일 작가
    ▲ 서울특별시 동교동에 있는 ‘김대중도서관’은 얼핏 보기에 시민들이 책을 보고 대여할 수 있는 ‘도서관’ 같지만 실제는 ‘기념관’이라고 해야 맞습니다. 그 안에는 일반도서 서재와 열람실이 없고 김대중 대통령 저서와 활동자료, 유품 등이 있으며 관련 세미나 등을 위한 행사공간입니다. ⓒ 사진 = 림일 작가

    김정은 위원장! 개인적으로 지난 5일부터 4일간의 당신 동정이 조금 궁금하네요. 아시겠지만 이 기간 공화국 최고지도자인 당신의 초청으로 대한민국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께서 평양을 방문하였습니다.

    93세 고령의 이희호 여사가 5일 오전 10시경 서울김포공항에서 이스타항공의 전세기를 타고 제 고향 평양으로 출발한 순간 저는 이런 상상을 해보았죠.

    남측귀빈을 태운 전세기가 도착하는 평양순안공항에 김정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나올 것이라고. 이유는 꼭 15년 전 그 장소에서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영부인을 영접한 당신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여서죠.

    당신도 정치인이기에 감성과 이미지를 팔아 이득을 얻으려는 속심이 있을 법해 꼭 부친을 답습하리라 예단했습니다. 그런데 이희호 전 영부인을 맞은 북측인사는 고작 남한의 차관급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이었죠.

    아마도 일국의 최고지도자이기에 개인자격으로 찾아오는 남측의 귀빈을 맞을 시간도 없지 않았을까? 하며 그래도 일말의 기대는 걸고 싶었습니다. 왜냐면 초빙한 당사자가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김 위원장 당신이기 때문이죠.

    이희호 여사와 일행은 방북 첫날 평양산원,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하였고 저녁에는 백화원초대소 영빈관에서 열린 아태위 주최 환영만찬에 참석하였습니다. 방북 둘째 날은 평양에 있는 육아원, 애육원, 양로원을 방문하였지요.

    그래도 당신과의 만남을 기다렸습니다. 이희호 여사뿐만 아니라 남북의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두고 온 고향인민들의 보다 나은 생활과 굶주림에 허덕이는 어린이들을 생각하며 저도 물론 그랬고요.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대한민국과 국제사회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공화국 인민들의 열악한 생활환경과 심각한 굶주림의 개선을 위해 지원하려고 어떤 방식이든 노력 중인데 당신의 아집으로 부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방북 셋째 날에는 평안북도 묘향산에 위치한 국제친선전람관과 보현사 등을 찾았고 저녁에는 숙소인 묘향산호텔에서 만찬이 있었지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 평양순안공항에서 아태위 부위원장을 배웅을 받으며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참! 기가 막힙니다. 그러고도 당신이 동방예의지국이라 불리는 한반도 절반의 통치자가 맞긴 맞습니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정말 의문입니다. 이번 일로 아마도 전 세계가 당신의 비도덕적 처사에 혀를 찾을 것입니다.

    생각을 바꿔보시죠. 지금 생존해있는 당신의 조모 김성애 여사가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의 초청으로 서울을 방문했을 때 통일부 차관이 맞아주고 배웅해주고 초청자인 박근혜 대통령도 못 만났다고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김정은 위원장! 사람 그러는 거 아닙니다. 당신도 일국의 통치자이기 전에 인간이 아닙니까? 어떻게 당신이 초청한 당신 조모 벌되는 분을 그렇게 냉대해서 보냅니까? 그럴 것이면 왜 초청하였지요? 그게 궁급합니다.

    ​2015년 8월 10일 - 서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