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 “美정부, ‘朴대통령 행사 참석하면 韓이 친중국가처럼 보일 것”
  • 9일 日교도통신의 한 보도 때문에 한국 정부가 발끈했다.

    日교도통신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9월 3일 中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中공산당의 항일승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인데, 美정부가 박 대통령에게 中공산당의 행사에 참석하지 말아달라고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日교도통신은 “美정부는 박 대통령이 中공산당의 전승 행사에 참석하면, 그 자체로서 ‘중국이 한미동맹을 갈라놨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면서 “박 대통령의 中공산당 전승 행사 참석은 한미일 동맹을 추구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태평양 전략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견해도 전했다”고 보도했다.

    日교도통신이 말한 내용은 박근혜 대통령이 中공산당의 항일 승전 기념식에 참석하게 되면, 中공산당과 한국 정부가 과거사 문제로 일본에 공동 대응하는 모습으로 비춰져, 사실상 한미일 동맹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한국 정부는 신속하게 대응했다. 외교부는 日교도통신의 보도에 대해 “그런 사실은 없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외교부는 美정부로부터 유사한 메시지도 없었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中공산당의 항일 전쟁 승전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를 포함 한국 정부는 “정부는 현재 中의 항일 승전 기념행사 참석 여부에 대한 입장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 지난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中공산당이 오는 9월 3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여는 항일 승전 기념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여하는 것을 놓고, 일본이 이처럼 ‘루머’를 띄우는 것은 안보 전략과 연관이 깊다는 의견이 많다.

    中공산당은 지난 5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도 왕이 中공산당 외교부장을 보내 윤병세 외교부 장관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항일 승전 기념식에 참석해 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아베 신조 日정권은 中공산당의 항일 승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재 자국 내에서 ‘안보법안’으로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 中공산당의 행사에 참석하면, 졸지에 현장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형국이 될 것을 우려해서라고 한다.

    미국과 EU 등 서방 국가들도, 서방과 대립 구도를 보이고 있는 러시아 정부가 지난 5월에 이어 이번 승전 기념식에서도 中공산당과 가스개발 계약을 맺는 등 끈끈한 유대관계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뒤부터 대부분 항일 승전 기념식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한국은 지난 5월에도 기존의 서방 동맹국들이 러시아 승전 기념식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불참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이번 中공산당의 승전 기념식에도 불참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태에서 日교도통신이 박근혜 대통령을 걸고 넘어지면서 美정부까지 들먹인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미일 동맹보다 자국 내 정치적 지지율을 더 중요하게 여긴 아베 정권이 한국과 미국 사이를 이간질 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