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출신, 캄보디아 여권 소지 40대 남성…법원서 "캄보디아, 중국 대사관 연락해 달라"
  • ▲ 호주 대테러 부대 SASR이 야간 훈련을 하는 모습. 헬멧 위에 달린 것이 야시경이다. ⓒ호주 뉴스닷컴 보도화면 캡쳐
    ▲ 호주 대테러 부대 SASR이 야간 훈련을 하는 모습. 헬멧 위에 달린 것이 야시경이다. ⓒ호주 뉴스닷컴 보도화면 캡쳐


    영화나 드라마에서 특수부대나 대테러 부대가 야간 작전을 할 때는 헬멧과 안경을 합친 것과 같은 장비를 끼고 나타난다. ‘야간투시경’이라고 부르는 장비다.

    ‘야간투시경(이하 야시경)’도 종류가 다양해, 사냥용이나 야생 관찰용처럼 일반인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고성능 야시경은 수출이 엄격히 제한돼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북한 출신의 한 남성이 美특수부대가 사용하는 야시경을 구입해, 중국으로 밀반출하려다 美국토안보부(DHS)에 검거됐다.

    美현지 언론들은 “김성일이라는 이름을 가진 북한 태생의 41세 남성이 군용 AN/PVS-14 야시경과 AN/PVS-7 야시경 각각 6개(2만 2,000 달러 상당)을 구입해 중국으로 빼돌리려다 지난 16일 검거돼 연방구치소에 구금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美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 씨는 DHS 요원이 온라인에 던진 ‘떡밥’을 물고 구매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후 온라인과 전화로 “구매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지난 16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야시경’을 건네 받으려다 체포됐다고 한다.

    DHS 요원이 지난 20일 하와이州 지방법원에서 증인 진술을 한 데 따르면, 김 씨는 계약금으로 1만 6,000달러를 현금 지급했으며, AN/PVS-7 야시경 6개를 상자에 넣고 포장한 뒤 세관신고서에다가는 ‘중고 장난감’과 ‘수건’이 들어 있다고 적었다고 한다.

  • ▲ 북한 태생 김성일 씨가 중국으로 밀반출하려 했던 야시경 AN/PVS-14. 헬멧은 물론 총에도 장착할 수 있다. ⓒ플릭커 공개사진 캡쳐
    ▲ 북한 태생 김성일 씨가 중국으로 밀반출하려 했던 야시경 AN/PVS-14. 헬멧은 물론 총에도 장착할 수 있다. ⓒ플릭커 공개사진 캡쳐


    DHS 요원과 김 씨는 AN/PVS-7 야시경을 포장한 상자를 우체국으로 들고 가 중국으로 발송했으며, 이튿날 다시 만나 AN/PVS-14 야시경 6개를 함께 포장해 중국으로 보내기로 약속했다는 것이다.

    美현지 언론들은 “김 씨가 중국어 통역을 데리고 법원에 출두했으며, 변호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캄보디아 대사관과 중국 대사관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씨는 왜 전투용 야시경을 구입해 중국으로 반출하려 했는지, 최종 수요자는 누구인지, 비슷한 일을 저지른 적이 없는지에 대해서는 자백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태생으로 캄보디아 여권을 갖고 있으면서, 군용장비를 중국으로 보내려 했다는 것으로 볼 때 中공산당 국가안전부 소속 화교 스파이이거나 北특수부대의 장비를 구매하는 담당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 북한 태생 김성일 씨가 중국으로 밀반출하려 했던 야시경 AN/PVS-7. 광량증폭식이어서 빛이 없는 곳에서 주로 사용한다. 가격은 비싼 편이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북한 태생 김성일 씨가 중국으로 밀반출하려 했던 야시경 AN/PVS-7. 광량증폭식이어서 빛이 없는 곳에서 주로 사용한다. 가격은 비싼 편이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김 씨가 구입해 중국으로 보내려 했던 ‘AN/PVS-14’은 최신형 단안(單眼)식 야시경으로 적외선 조명투사식이다. 헬멧에 부착할 수 있는 마운트에 장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무기에도 장착할 수 있다. 美육군과 해군 특수부대 등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다.

    ‘AN/PVS-7’는 미군은 물론 우방국에도 많이 보급된 모델로 빛을 수 만 배 증폭해 야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야시경이다. 이는 적외선 조명을 사용할 수 없고 달빛도 없는 상황에서 별빛만으로 대낮과 같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장비로,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AN/PVS-14’ 야시경과 ‘AN/PVS-7’은 현재 美연방정부에 의해 수출이 금지돼 있으며, 한국과 같은 우방국이 구매하려 해도 몇 달 이상 절차를 거쳐야 할 정도로 해외반출이 엄격히 규제된 전술장비다.

    참고로 미국은 북한, 시리아, 중국, 쿠바, 베네수엘라, 이란, 벨라루스, 수단, 미얀마 등에 대한 전투장비 수출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