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의 대북 영향력 강화 움직임 맞서 ‘친러’ 분위기 조성하는 듯
  • 2000년 7월 당시 G8 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향하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양을 전격 방문, 김정일로부터 "미사일 발사를 유예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김정일은 몇달 뒤 "그거 농담"이라고 밝혀, 러시아의 뒤통수를 쳤다. ⓒ시사 주간지 '미래한국' 보도사진캡쳐
    ▲ 2000년 7월 당시 G8 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향하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양을 전격 방문, 김정일로부터 "미사일 발사를 유예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김정일은 몇달 뒤 "그거 농담"이라고 밝혀, 러시아의 뒤통수를 쳤다. ⓒ시사 주간지 '미래한국' 보도사진캡쳐


    최근 中공산당은 북한과 국경을 맞댄 동북 3성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시진핑 中공산당 총서기가 연변 조선족 자치주를 찾아 주민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中공산당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전략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 의지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北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조-러 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러시아와의 친선 관계를 강화·발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논설을 내놨다.

    ‘노동신문’은 논설에서 “오늘은 조-러 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15돐이 되는 뜻깊은 날”이라면서 “이 선언은 21세기 조-러 친선협조관계의 확고한 발전을 담보하는 역사적인 문건으로, 그 어떤 복잡한 국제환경 속에서도 양국이 끄떡없이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굳건한 초석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조선과 러시아의 친선관계가 더욱 발전할 전망은 확고하다”면서 “이를 위한 쌍방의 의지가 분명하고, 조-러 공동선언이 이를 담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또한 냉전 때부터 “수십 년 동안 서로 긴밀히 협조해온 전통”을 강조하면서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가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할 것임을 의심할 바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이 15주년을 맞았다고 선전한 ‘러-북 공동선언’은 2000년 7월 19일, 김정일이 평양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채택한 선언문이다.

    당시 김정일은 푸틴 대통령에게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유예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몇 달 뒤 김정일이 “그거 농담이었다”고 말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양국 간의 ‘선언문’은 의미를 상실했다.

    이후 러시아는 북한을 ‘친중국가’로 보고,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다가 2014년에 들어서야 북한의 자원개발 및 전력체계 개선 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中공산당의 ‘일대일로’ 전략에 맞서 내놓은 극동개발전략 때문이라는 해석이 많이 나온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북한에 ‘특별한 매력’이 있어 그런 것으로 착각, 최룡해와 현영철 등을 러시아로 보내 최신무기 수출과 원조 등을 요구했다 거절당하기도 했다.

    그러자 북한 측은 러시아의 전승 기념일에 예고 없이 불참하기로 결정, 러시아 정부는 물론 국민들로부터 "버릇없는 XXX"라는 비난을 샀다.  

    이번에 ‘노동신문’이 느닷없이 사설을 통해 김정일이 “농담이었다”고 말한 러-북 공동선언을 끄집어 낸 것은 냉랭해진 러시아와의 관계를 다시 한 번 달궈보려고 ‘추파’를 던지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