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평화센터 12일 밝혀…“北제공 항공편 이용 아직 결정 안 돼”
  • ▲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시 방북했던 이희호 씨와 김정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시 방북했던 이희호 씨와 김정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이 故김대중 前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씨의 방북 때 자신의 항공기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12일 김대중 평화센터 측이 언론에 공개했다.

    김대중 평화센터 이사로 북한 측과의 협의를 맡았던 김성재 前문광부 장관은 지난 12일, “지난 6일 개성에서 북측과 이희호 여사 방북 관련 실무접촉을 할 때 북한 측이 항공편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언론들에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김성재 前문광부 장관은 언론들에 “2011년 12월 (이희호 씨의 김정일 조문) 방북 당시 도로 사정이 안 좋아 힘들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귀한 분이 오시는데 잘 모실 수 있도록 비행기로 모시라’고 해서 북한 측이 항공편을 제안했고, 원하면 자신들이 비행기를 보내줄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재 前문광부 장관은 이어 “북측이 제공하는 항공편을 이용할지 한국 항공편을 이용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양측이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희호 씨의 8월 방북에 제공하겠다고 한 항공편은 김정은의 전용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정은은 2014년 5월 An-148 중형 여객기를 새로 샀다며 자랑한 바 있다. 김정은은 ‘고소공포증’으로 비행기를 타지 못했던 김정일과는 달리 비행을 무척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전에 김정은은 舊소련제 IL-68을 개조한 P-618을 전용기로 사용했으나 생산된 지 50년이 넘는 항공기여서 다른 나라 공항에서 안전을 이유로 이착륙을 거절하자 30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새 전용기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김정은이 2014년 5월 300억 원을 들여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새 전용기 An-148 여객기. ⓒ英NK뉴스 보도화면 캡쳐
    ▲ 김정은이 2014년 5월 300억 원을 들여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새 전용기 An-148 여객기. ⓒ英NK뉴스 보도화면 캡쳐


    김정은은 새로 구입한 전용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평양에서 불과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도 전용기를 타고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또한 평양의 순안 공항을 국제공항 수준으로 증축하라고 지시, 최근에 완공된 시설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을 잘 아는 국내 언론이 이희호 씨의 방북을 굳이 항공편으로 권유한 것이 “평양 국제공항을 대외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하자 관변단체를 내세워 온갖 욕설과 비방을 해대며 “이희호의 방북이 무산될 수 있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의 이 같은 대남비방과 협박은 지금까지 김정은의 행태로 미뤄 볼 때 그들의 속내를 들켰기 때문에 나온 반응으로 보인다. 이번에 이희호 씨의 방북에 항공편을 제공하겠다는 것 또한 김정은의 전용기를 한국 사회에 자랑하고 싶어서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통일부는 이희호 씨의 방북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