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민군의 휴가일수는 뇌물일수

    신준식  /뉴포커스
      

  • 군인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 중에 하나가 '휴가'다. 정해진 기간동안 군인 티를 벗고, 잠시나마 외부 사회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갇혀진 틀 안에서 생활하다가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면 그만큼 달콤한 것이 없다. 휴가 외에 외박이나 외출 제도가 존재하지만, 위수지역을 벗어날 수 없다는 압박감이 있다.

    남한의 군인들은 계급별로 정해진 휴가 일수가 있다. 보통 2박 3일에서 길게는 5박 6일까지 휴가를 간다. 이는 사회에서 '돈이 많았든', '지위가 높았든' 관계없이 군인이면 누구나 같은 일수를 받는다.

    하지만 북한 인민군들은 다르다.
    뇌물을 얼마만큼 가지고 있느냐가 해당 군인의 휴가 일수를 결정한다.

    2014년 인민군 출신 탈북자 김영권 씨는 뉴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보통 담배 한 갑에 1박 2일 정도 외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중대장에게 슬쩍 건네주면
    나갔다 올 수 있도록 조치해준다. 북한 군인들은 외출 시간동안 성매매를 하거나, 민가에서 약탈을 한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인민군들은 민가에서 돈을 훔쳐 일단 담배를 몇 갑 사놓는다.
    그래야 다음 번에 외출을 시도할 때 뇌물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같은 해 탈북한 오명진 씨는 "담배 뿐만 아니라 술이나 먹을 것을 훔치는 군인들도 많다. 돈이나 뇌물로 바칠 수 있는 것은 죄다 훔친다. 인민군들은 그렇게 '그들만의 휴가'를 즐긴다. 특이하게도 북한 군인들은 '잘 훔치는 사람'이 '휴가를 잘 가는 사람'과 같은 말로 통한다. 그만큼 뇌물을 많이 바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씨는 "주민들은 휴가 나오는 군인을 가장 무서워한다. 신고를 해도 군인들은 별 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선군정치를 대내외적으로 홍보하는 북한 내에서 군인들을 신고했다가는 보복을 당하기 일쑤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제품 말고 해외 제품을 뇌물로 바치는 경우에는 휴가 일수가 배로 늘어난다. 중국 제품은 2~3일 더 추가되고, 한국 생산품 중 북한 내에서 유행하는 제품은 그야말로 말하는대로 휴가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구하기 어려운 물건일수록 이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