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주권' 위해 차기전투기 잔여분 20대는 F-35B로 해야
  • 우리해군이 미해군 상륙함과 연합훈련중인 모습. 마라도함의 갑판을 F-35B에 맞게 개조한다면 우리함대의 모습이 될 그림이기도 하다.ⓒ해군
    ▲ 우리해군이 미해군 상륙함과 연합훈련중인 모습. 마라도함의 갑판을 F-35B에 맞게 개조한다면 우리함대의 모습이 될 그림이기도 하다.ⓒ해군

    동북아시아 주변국이 군비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탄도미사일과 같은 전략무기와 함께 원자력추진 잠수함, 경(輕)항모급 이상의 함정을 보유하는 국방계획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독도와 이어도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우리 해양 안보의 잠재적 위협요인이 될 수 있는 중국과 일본이 해양 전력 증강하고 있어 이를 타개할 전략무기 확보가 시급하다.

    미국은 국방예산은 감축하면서 일본 자위대가 일정부분 역할을 분담케하는 ‘아시아 재균형’전략을 추진하고 있다.일본은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명분 아래, 집단적 자위권을 내세워 활동범위를 넓히고 있다. 중국은 2020년 이후를 대비한 ‘군현대화’ 전략에 따라, 해군력 증강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 미 상륙함에서 이륙중인 F-35B.ⓒ록히드마틴
    ▲ 미 상륙함에서 이륙중인 F-35B.ⓒ록히드마틴

    중국과 일본이 해양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상징적으로 내세운 핵심전력은 다름 아닌 항공모함이다.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운용하고 있는 중국은, 최근 알려진 원자력 추진 항모 건조계획까지 합치면 모두 5척의 항모를 보유할 전망이다. 랴오닝호는 취역 당시 ‘종이호랑이’라는 비웃음의 대상이 됐다. 단 1대의 항모를 가지고 무엇을 하겠느냐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랴오닝호가 움직이면 그 자체가 지역안보 이슈가 됐고, 랴오닝호의 훈련은 주변국이 감시하는 요주의 사항으로 다뤄졌다. 취역 당시와 달리 중국해군력의 상징이 된 것이다.

    일본이 지난 3월 공개한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는 경항모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 만한 위용을 드러냈다. 갑판 길이 248m, 폭 38m에 배수량이 2만7,000톤에 달하는 이즈모는, 2차 대전 이후 일본이 건조한 최대 군함이다.

    일본은 이즈모에 미 해병대가 사용하는 수직이착륙 수송기 MV-22 오스프리를 탑재할 예정이며, 전자 지휘실을 설치해 육상자위대 수륙양용단 사령부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그러나 일본이 이즈모를 상륙모함 혹은 헬기모함으로만 사용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일본이 이즈모에 미국의 신형 수직이착륙기인 F-35B(미 해병대용)를 탑재할 것이란 소문이 돈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 일본 이즈모함. 일본은 이 수송함에 F-35B를 탑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진행중 이다.ⓒ일본해상자위대
    ▲ 일본 이즈모함. 일본은 이 수송함에 F-35B를 탑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진행중 이다.ⓒ일본해상자위대


    한국은 대형수송함(LPX) 1번함인 독도함에 이어 2번함인 ‘마라도함’(가칭) 건조에 들어갔다.마라도함은 올해부터 2016년까지 설계작업을 거쳐 2019년에 건조될 예정이다. 1년여의 시험평가를 거쳐 2020년에는 해군에 전력화될 것으로 보인다. 마라도함은 독도함과 달리 비행갑판 일부의 강도를 높여, 이즈모와 같이 MV-22 오스프리 2대의 이착함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마라도함의 ‘크기’와 ‘능력’을 경항모 수준으로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지만, 마라도함의 경항모 활용 구상이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돼 있다.

    방사청의 ‘전력발전업무 훈령’에 따르면 대형수송함 2번함은 신규사업이 아니고 독도함에 이은 ‘양산’ 개념이기 때문에, 기존 독도함의 작전요구성능(ROC)을 15% 이상 초과할 수 없다. 자연스럽게 배수량이나 최고 속력, 비행갑판의 능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마라도함의 경항모급 업그레이드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최근 싱가포르의 항공모함 도입설은 우리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주고 있다. 싱가포르는 이미 보유한 인듀어런스급 상륙함을 확대한 새로운 상륙함에, F-35B를 탑재해 간이 항모로 운영한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싱가포르식 방법은 한국 상황에도 적용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방법으로 정부는 차기전투기 도입을 60대에서 40+20대 분할구매 방안으로 전환하고, 우선 40대를 공군형 F-35A로 도입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2020년 이후 도입하는 나머지 차기전투기 도입분 20대를 F-35B로 들여와 F-35A와 함께 공군이 운용하고, 유사시(또는 非 상시) 마라도함에서 운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 한국 해군 순항훈련전단 강감찬함과 이탈리아 해군의 항공모함 카보르함이 연합기회훈련 중 전술기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이탈리아는 이 항모에 F-35B를 운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해군
    ▲ 한국 해군 순항훈련전단 강감찬함과 이탈리아 해군의 항공모함 카보르함이 연합기회훈련 중 전술기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이탈리아는 이 항모에 F-35B를 운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해군


    이미, 경항모를 보유중인 이탈리아는 F-35A, F-35B를 혼용 구매해, 공군에서 이들 전투기를 지상기지와 항모에서 공동으로 운용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F-35 제작사 록히드마틴은 우리 군당국에 F-35B 관련 자료를 비공식 경로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마라도함의 항모기능설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12년 국회국방위원회는 예산결산심사소위에서 항공모함 전력화를 위한 연구용역비 1억원을 2013년도 방위사업청 예산에 포함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는 상태다.

    한국에서 현재 시점이 항모보유에 대한 청사진이 만들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정부는 바다를 접하고 있는 국가중 항모 유·무에 따라 전략적 입지 차이는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항모보유에 대한 계획을 천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