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부실 대처 질타, 1명이 17명 2차 감염시킨 사례는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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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과 관련, "국가적 보건 역량을 총동원해 전파를 확실히 차단할 수 있도록 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은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한데도 전파력에 대한 판단과 접촉자 확인, 예방 홍보, 의료인들에 대한 신고 안내 등 초기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서 보건당국을 질타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메르스 환자가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메르스 감염 환자는 모두 18명으로 늘었다. 최초 감염자 1명이 17명에게 2차 감염한 사례는 세계에서 국내가 유일하다. 여기에 3차 감염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어 국민들의 공포감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메르스 확산 사태의 원인은 보건당국의 초기대응 실패 때문이라는 비판이 많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의료제약단체장과의 간담회에서 "메르스 전파력 판단 미흡과 최초 메르스 환자 접촉자 그룹의 일부 누락 등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와 불안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실상 부실 대처를 시인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다음은 박근혜 대통령이 주요 발언 내용이다.

    "지난달 20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18명의 환자가 확인됐다. 메르스와 같은 신종 감염병은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한데, 전파력에 대한 판단과 접촉자 확인, 예방 홍보와 의료인들에 대한 신고 안내 등 초기 대응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

    더 이상의 확산과 지역사회로의 전파를 확실하게 차단할 수 있도록, 민관(民·官) 합동 대책반이 총력 대응하고 지자체와도 긴밀히 협조해 국가적 보건 역량을 총동원하기를 바란다.

    확진 환자와 접촉한 경우는 단 한 사람도 관리 대상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고, 외국 사례와 달리 전파력이 높아진 원인이 무엇인지도 철저히 밝히기를 바란다. 아울러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괴담이나 잘못된 정보는 신속히 바로잡고 일상생활에서의 예방법에 대해서도 잘 알려야 할 것이다.

    또한 해외여행이 빈번한 실정임을 감안해, 감염 우려지역 입국자에 대해서는 철저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출국할 경우 감염을 막기 위한 주의사항 등 예방조치에 대해 확실하게 안내 교육해 주길 바란다. 신종 감염병이 국경을 넘어 전파되는 상황에서 굳건한 방역 체계를 갖추는 것은 국민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국가 감염병 관리 수준도 대폭 향상시켜 주길 바란다."

     

  • 국가별 메르스 환자 발생 현황. ⓒ조선일보 인포그래픽스
    ▲ 국가별 메르스 환자 발생 현황. ⓒ조선일보 인포그래픽스

     

    메르스 사태는 이번 주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첫 메르스 환자가 지난달 20일 격리됐기 때문에 최대 잠복기가 2주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주 중반 내로 고열 등의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이번 일주일이 고비라면서 3차 감염을 막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메르스는 2012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견된 신종 전염병이다. 발생 원인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중동판 '사스(SARS)'로 불린다.

    사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인 전염병이기 때문이다. 증상은 주로 발열을 동반한 기침, 호흡곤란 등이다. 바이러스 감염 이후 2일에서 14일 이내로 증상이 발생하지만 현재까지 백신 및 치료제는 없는 상태다. 감염경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낙타와의 접촉 이후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