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 한국드라마를 검열하다 발견된 것
     
    신준식 기자  /뉴포커스
     
    평양 중구역과 만경대 구역에 각각 위치한 금성1고등과 2고등은 북한에서 가장 좋은 예술고다. 특히 북한 전국에서 선별된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여성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더불어 전공이 예술인 까닭에 자유분방한 성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예술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고등학교인 만큼, 학생들의 호기심도 많다.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이러한 지적 호기심에 못이겨 한국 드라마를 서로 교환해 보는 일 또한 부지기수다.

    2009년, 금성고등학교에 '불법 드라마 CD 유포'에 대한 소식이 끊이지 않자 북한 당국이 실태조사를 위해 불시 검열을 진행했다. 아무리 예술고등학교라도 더이상 두고볼 수 없다는 북한 정권의 강력한 조치였다. 특히 5~6학년을 대상으로 소지품을 불시에 검열했는데, 드라마 CD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뜻밖의 물건이 발견되었다. 검열을 나갔던 간부들 또한 넋이 나간채로 학생들의 가방을 바라보고 있었다.

  • 많은 여학생들의 가방에서 콘돔이 발견된 것이다.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던 상황에 간부들은 상당히 곤혹스러워했다. 하지만 별다른 처벌없이 회수에 그치고 말았다.

    학생들의 가방 속에서 콘돔이 발견되고 있다는 것은 북한의 연애 문화가 급속히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다. 더욱이 '가장 북한스러운' 간부 자녀의 핸드백에서까지 콘돔이 발견됐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성병이 많다는 것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가방 속에서 '피임'에 관련된 물품들이 나와도 '욕도 못하고, 그렇다고 칭찬도 못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현재 북한에서 '피임물품'은 화장품처럼 필수적인 물건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다. 덕분에 적어도 평양 내에서는 성병이 조금씩 줄어가고 있는 추세다. 북한 내 자본주의의 바람이 '질병'마저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