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고용노동부( 2014) 일하는 방식과 문화에 대한 인식조사
자료 : OECD(2014). Better Life Index.
종합적으로, 가정에서 남성의 부성역할을 통해 아버지의 행복을 실현하고 모와 동등한 육아참여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육아휴직 관련 제도 등 아버지 참여를 지원하거나 격려하는 제도들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Ⅲ. 결혼 및 가족문화의 선진화 방안
앞서 한국사회 결혼과 가족문화를 둘러싼 쟁점을 세 가지로 정리하였다.
이에 각 쟁점에 대해 개선 방안은 다음과 같다.
1. 작은 결혼식 풍토 조성
작은 결혼식 작은 결혼식은 결혼당사자 스스로 결혼비용을 마련하여 자신들이 의미를 찾아가면서 준비하는 결혼식이다. 규모는 150명 내외의 하객 초청으로 결혼당사자들이 결혼비용을 부담(혼례비용 1천만원내외)하고 하객접대음식은 1인당 2만원내외의 규모이다(2015 여성가족부 가족실태조사 정의).
캠페인 확산으로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사회적 분위기 조성하는 것이다. 비용부담은 줄이면서 대학교, 국립도서관, 국공립휴양림, 청와대 등 국공립시설을 통한 양질의 결혼서비스 제공을 국가차원에서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사회지도층 및 연예인이 솔선수범하는 시대에 적합한 생활공감형 역할모델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언론매체를 통해 홍보 및 방송매체와 협력하여 공익광고 캠페인에 활용하도록 한다(한국소비자보호원, 2003;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11). 이와 같은 ‘작은 결혼식’문화는 여성가족부에서도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고비용 결혼문화를 탈피하고, 작은 결혼식 정착 방안으로 다음의 방안들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양성 평등적 결혼준비교육 실시 및 확대이다. 결혼비용의 성차별적 분담구조, 부모의존문화, 과소비 등 결혼비용과 관련된 한국사회의 특수한 혼례문화를 이해하고 합리적인 결혼지출내역 계획 및 결혼준비 재무 포트폴리오 실습 등의 실질적 교육프로그램이 실시되어야한다(김정은 외, 2006; 유계숙, 2014 p.386에서 재인용).
둘째, 양성평등 혼례가이드북 제작 및 보급이다. 남녀모두 관혼상제 중 주요 문제로 혼례와 혼례의‘과다한 혼수’가 부각되는데‘형편에 맞는 결혼문화’와 결혼 당사자의 재정여건이나 환경에 따라 선택 가능한 구체적 예시를 포함한 혼례가이드 북 제작 및 보급이 필요하다(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11).
셋째, 양성평등한 결혼식 대중화를 위한 실천 및 우수사례를 발굴하는 것이다. 폐백, 예단 등 결혼과정에서 양가의 불공평한 현실 개선 및 허례허식의 결혼문화를 변화시키고자 어린이세대부터 양성평등결혼식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들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
넷째, 신혼부부가 결혼 시 목돈이 없더라도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력으로 살 수 있는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야한 한다.
2. 가사 및 돌봄 노동에 있어 남성의 참여 증진
가정 내 가사분담의 선진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남성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가정 양립 캠페인 확산 필요하다. 양성평등한 가족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미디어도 동참해야 한다.
첫째, 일·가정 양립의 제도적 정착을 위해서 사회적인 확산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일·가정 양립제도는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으며, 특히 2000년대 중반이후 약 10년간의 정책개선이 두드러진다. 특히 육아휴직제도의 최근 진화는 놀라운 수준이다. 2000년 들어오면서 유급급여가 시작되고 대상아동 연령이 확대되었는데, 대상아동의 연령은 이제 8세 이하의 자녀까지로 확대되었고, 급여는 2001년 첫 유급화가 이루어진 이후 매년 또는 격년마다 진화를 계속하여 통상임금 40% 수준까지 증가했다.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은 상당히 활발해졌지만 남성의 참여가 지지부진하여, 2014년 10월부터 “두 번째 육아휴직자 급여 인상”(또 다른 이름은 아빠의 달 인센티브)이 시행되고 있다. 가구 내 부모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특히 남성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동일 자녀에 대해 두 번째 육아휴직자의 첫 1개월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남성 육아휴직 매뉴얼 개발, 체험사례 공모 및 사례집 발간 등을 시행했고, 현재의 육아휴직(child care leave)의 명칭을 “부모육아휴직”(parental leave)으로 변경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제도에 대한 사회적 지지 확산과 실천에의 동참을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양성평등한 가족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미디어도 동참해야 한다. 이는 사회적 규범과 지지가 양성평등 실천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정 내 성역할 구분을 뛰어넘는 실천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양성 평등한 행동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는 사회적 규범을 제시하는 미디어 환경 조성이 강화되고(예: 자녀의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학부모 활동을 하는 아버지 상 제시, 가정살림과 관련된 요리프로그램 등에 등장하는 패널의 성비조율 등), 타당한 모니터링 측정도구 및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것도 적극 실천할 필요가 있다.
3.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을 통한 부성역할 확립 및 아버지 행복 도모
남성들이 가족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가정에서 가사와 육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아버지에게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시간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우리 사회에 문제되고 있는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이 필요하다. 근로 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가족친화기업이 더 확대되고 유연근로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 가족친화 기업이란 근로자들이 직장에서의 요구와 부모로서의 요구를 조정할 수 있게 해주는 가족친화 제도의 일부 혹은 전부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이다.
여성의 노동시장 진출이 우리나라보다 빨랐던 대부분의 OECD국가에서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가족친화 기업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국가와 기업의 정책적 측면에서 다양한 가족친화 제도가 정비되었으며 이러한 제도의 활용을 장려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제도 중 하나가 탄력적 근무 제도인데 근로자들이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 근무시간의 시작과 종료시간을 선택하도록 하는 시차 출퇴근제, 일주일이 소요되는 업무를 5일 이내에 끝내거나 2주일이 소요되는 업무를 10일 이내에 끝낼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근무하는 집중 근로시간 프로그램, 재택근무 제도 등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아버지의 역량강화 및 남성 가정생활참여 지원을 지역사회에서 실천하는 주요 수단의 하나로 아버지행복캠프 등과 같이 아버지 교육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아버지 교육은 아버지가 자녀 돌봄과 교육, 가족 구성원 간 상호작용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고 다양한 연령의 아버지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교환할 수 있는 시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존 아버지교육의 경우 청년ㆍ장년 아버지들이 시공간을 함께 하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절적 교육 과정을 넘어서 아버지들이 다양한 인생 경험을 교환할 수 있는 세대 간 통합 교육 과정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독일의 경우에도 청·장년 아버지들이 함께 모이는 시공간 제공이 아버지교육 과정에서 일반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아버지센터(Vaterzentrum)에서 다양한 연령 아버지들의 모임이 이루어지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사회가 직면한 결혼과 가족문화의 쟁점은 근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에 대한 전통적 관습에 기인한다. 남성과 여성에 대한 한국사회의 전통적 통념과 이로 야기된 결혼 및 가족문화의 문제점들은 일시적 장치나 표면적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앞서 제시한 바와 같이, 양성평등 의식의 확산과 이에 기반한 다양한 제도들, 그리고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정부와 개인 차원의 협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점차 개선될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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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무(인천재능대학교 교수)
발제자께서는 생활문화의 선진화 주제로 저출산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가정생활의 선진화에 집중하여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즉, 결혼 및 가정문화의 문제점으로 고비용 결혼문화, 가사의 여성 편중, 장시간 근로문화에 대해 최근의 자료를 인용하여 종합적으로 문제를 진단했다. 진단 후 결혼 및 가족문화의 선진화 방안으로 작은 결혼식 풍토 조성, 가사 및 돌봄 노동에 있어 남성의 참여 증진,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을 통한 부성역할 확립 및 아버지 행복 도모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발제자가 제시한 생활문화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하기 때문에 필자는 발제자의 주제발표 내용을 보완하는 의미에서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1. 작은 결혼식 풍토 조성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포기)니 5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인간관계 포기)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어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2011년 결혼 비용이 신랑 측 1억 5,900만원, 신부측 5,100만원이 필요한 현실 속에서 3포 세대나 5포 세대라는 말이 생성된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큰 재앙이 될 것이다.
최근에 필자는 대기업 임원 출신으로 퇴직한 후 5년이 지난 한 아버지의 자녀 결혼에 대한 고민을 듣고 우리나라가 처한 결혼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결혼 적령기에 있는 아들 둘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다. 결혼 비용을 감당하기가 힘들어 결혼을 시키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발제자께서 제시한 대로 작은 결혼식이 확산되어 젊은 사람들이 결혼에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사회 지도층의 솔선수범, 의식의 변화, 정부의 지원 등 다양한 노력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2. 가사 및 돌봄 노동에 있어 남성의 참여 증진
발제자가 제시했듯이 맞벌이 부부의 가사·돌봄노동 시간을 보면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158분으로 남성(24분)의 6.6배에 달한다. 또한 여성의 가사노동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식사준비이며, 그 외 청소, 세탁 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남성의 경우, 청소하는 시간이 7분으로 가장 길지만 이 역시 여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가사 분담 문제는 기성 세대와는 달리 젊은 세대는 분담 형식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인 추세뿐만 아니라 남자들도 맞벌이 부부를 선호하는 경향을 볼 때 상당부분 호전될 수 있을 것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이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지 않으면 앞으로 1인당 국민 소득 4만 달러, 5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기가 어렵다. 한국의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2013년 현재 55.6%로 선진국인 미국의 67.2%, 일본의 65%와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다. 여성이 경제활동을 높일 수 있도록 가사 분담에 대한 남성들의 가치관과 태도변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발제자가 가사 및 돌봄 노동에 있어 “미디어를 통해 양성평등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자녀의 학교에서 활동하는 아버지 상 제시, 가정살림과 관련된 요리 프로그램 등에 등장하는 패널의 성비 비율의 조정 등을 제안했는데 이의 실효성을 위한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TV에 소위 ‘먹방’이라고 하여 맛 집 탐방뿐만 아니라 유명인들이 직접 요리하는 프로가 다양하게 방송되고 있다. 요리사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는 것이 이제는 수치가 아니라 교양의 상징으로 변화되는 추세이다. 얼마 전 인기 탈렌트인 차승원 씨가 TV프로 ‘삼시세끼’요리 만들기에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이제 남자도 요리를 못하면 안 되겠다는 의식이 젊은이들 가운데서 퍼지고 있어 다행이다. 동시에 기성세대 역시 요리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속한 인천재능대학교에서 남성 CEO들을 대상으로 ‘아버지 요리대학’을 개설하였는데 반응이 뜨겁다. ‘상남자 앞치마를 두르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CEO들이 음식 만들기에 도전하는 모습이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기 때문이다. 지도층에서 요리를 배우고 자녀들에게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분위기가 확산되면 가사분담 문제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게 되리라고 본다.
미디어의 활용은 기획 프로뿐만 아니라 드라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작가에게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드라마 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드라마의 영향력이 크다. 더욱이 작가는 대부분이 여성들이다. 여성가족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한국방송작가협회와 정기적인 채널을 구축하여 드라마 속에 가사 및 돌봄 노동에 있어 남성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제시하도록 노력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을 위한 제언
장시간 근로문화는 생산성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발제자께서도 지적하였듯이 한국은 OECD 국가 중 멕시코 다음으로 장시간 근로를 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성은 낮은 상황이다. 2010년 기준 1인 시간당 노동생산성을 비교해 보면 미국 59.9달러, 프랑스 57.7달러, 일본 39.4달러에 비해 한국은 27.2달러이다. 이는 미국 생산성의 45%, 프랑스의 47%, 일본의 69%에 불과하다. 한국의 근로자들은 장시간․저생산성의 늪에 빠져 있다.
이에 대한 주요 원인으로 일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들 수 있다. 아직도 양적인 근무형태가 중시되고, 명령과 복종의 기업문화가 잔존하고 있어 토론이 활성화되지 못한 실정이다.
이는 유교전통의 영향으로 일 중심의 토론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까닭이다. 일을 놓고 토론이 되어야 하는데 토론을 하면 반대하는 것으로 오인되어 감정으로 비화되는 경향이 적지 않다. 동의보감에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란 말이 나온다고 한다. 통하면 고통이 없고 통하지 않으면 고통이 있다는 뜻이다. 몸속에서 소통이 안 되면 병이 나듯이 직장에서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생산성은 낮을 수밖에 없다. 한국에 토론문화가 정착되면 생산성 증가에 기여하리라는 전망을 하는 이유도 그 만큼 토론문화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가 등장하면서 ‘모바일 오피스’를 구축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아가 기존 업무 방식을 좀 더 똑똑하게 개선하려는 ‘스마트워크’를 도입하려는 기업도 증가추세이다. 이에 따라 지정좌석제 폐지, 변동좌석제 도입, 페이퍼 없는 회의 진행, 유연시간제 도입, 재택근무 등 일하는 방식이 다양화되고 있다. 통신, 철강, 생활용품 회사 등에서 스마트워크와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구축하여 생산성을 높이고 가족친화적인 직장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음주문화 또한 저생산성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한국의 음주문화는 고도성장과정에서 원활한 소통에 기여해 왔으나 지식정보화 사회가 본격화되면서 생산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음주문화가 생산성을 낮추고, 장기근로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적절한 음주문화는 소통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음주문화는 절제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프랑스의 현지 법인장을 지낸 외국인이 저서를 발간하여 우리 사회의 직장문화를 비판한 적이 있다. 그는 한국기업의 명령과 복종의 권위주의 관행과 폭탄주 문화를 꼬집으면서 “영하 12도에서도 폭탄주를 마시며 파티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는 한국인이 목표를 정하고 일관되게 달려온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앞으로 음주문화와 토론이 없는 문화를 바꾸고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기업에서 일주일에 하루를 가정의 날로 정하여 정시퇴근을 유도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서도 CEO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에서 많은 기업들이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하고 있다. 문제는 실천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발제자의 제안대로 금요일은 회식자제 및 정시퇴근 등을 유도할 수 있도록 CEO가 분위기와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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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는 다수의 건강과 행복, 삶의 윤기와 즐거움을 위해 구성원들이 품격 있는 행동방식과 격조 있는 생활양식을 공유하면서 발달한다. 선진적 생활문화는 남을 배려함으로써 내가 행복해지고 건강해지는 비결이기도 하다. 발제자께서는 이 주제를 가정이라는 공간에 한정하여 선진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즉 남녀가 함께 행복하여지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사회변화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선 가정을 성립시키는데 걸림돌이 되는 고비용 문제를 완화시키고, 결혼생활과 육아과정에서 남녀간의 노동부담을 균분하는 노력과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발제자의 여러 가지 실현가능한 구체적 정책제안에 동의하는 바다. 지적된 현재의 상황이 잘 풀어진다면 미래 우리사회의 모습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와 저출산 현상도 극복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활문화의 선진화 방안을 생각하면서, 우리의 생활문화는 어떤 특징이 있는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私적인 공간을 제외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공간과 장소를 공유한다. 길거리, 엘리베이터, 버스나 지하철, 식당, 목욕탕, 강의실, 복도, 갤러리, 박물관, 야외공원 등 공적인 공간에서 행하는 사람들의 언행이 그 사회 생활문화의 수준을 결정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다. 우리는 시설 등 하드웨어 면에서는 선진국 대열에 끼었다고 볼 수도 있겠으나,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 면에서는 보다 많이 의식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생활문화의 선진화 목표를 다음의 셋으로 설정할 수 있겠다.
첫째, 우리의 시선을 지구환경의 미래에 두고;
둘째, 국가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관심을 고양하며;
셋째, 나라와 민족의 정체성을 함양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1. 미래의 지구환경을 의식한 생활문화의 구현
이 목표의 핵심 단어는 ‘절약‘이다. 현재의 소비/소모 추세로 가면 한국의 산천이 질식할 날이 올 것이다. 반면, 만일 우리가 지금 절약하면서 적절하게 사용하면, 미래 세대들도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편리와 풍요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1) ‘금수강산’이 곧 ‘쓰레기강산’으로?
땅위와 물속에 쌓이는 일회용품의 문제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집회 후의 쓰레기, 농수산물 수확 후의 폐비닐과 어업 도구들, 도시인들이 빈번하게 사용하는 커피, 라면 등 음료와 인스턴트 식품들의 용기 등은 소비자들이 제한적으로 재사용을 생각하거나, 꼭 써야 한다면, 사용 횟수를 절제하는 자세가 시급하다.
*2013년 폐기물 해양투기량은 총 116만톤이었다. 페기물은 하수, 가축분뇨, 분뇨, 음식물, 산업폐수 등으로 인천, 군산, 제주, 마산, 울산, 포항 등 먼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http://www.hamgil.or.kr).
*‘13년도 총 폐기물 발생량(지정폐기물 제외)은 1일 382,081톤으로, 전년(382,009톤/일) 대비 약 0.02% 증가함 ‘13년도 폐기물 구성비는 건설폐기물 48.0%, 사업장배출시설계폐기물 39.2%, 생활폐기물 12.8%로 나타남 (한국폐기물협회 webbook.me.go.kr/DLi-File/091/020/002/5586116.pdf).
*지난해 우리나라가 배출한 CO2 배출총량은 6억1천만톤, 2010년에 이어 세계 7위를 기록했다. 2008년 세계 9위, 2009년 세계 8위, 2010년 세계 7위였던 우리나라는, 2011년 배출량이 전년도에 비해 2천만톤(3%)가량 늘어났지만 순위는 그대로 유지함으로서 주요 배출국의 자리를 확고하게 굳힌 것이다. 국민 일인당 배출량은 2010년에 비해 0.4톤 증가한 12.6톤으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유럽위원회 공동연구센터와 네덜란드 환경영향평가청이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기초한 결과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http://climateaction.re.kr/index.php?document_srl=28178&mid=news01)
통계에서 보듯이 한반도 삼면의 먼 바다에 매년 내다버리는 폐기물 분량 116만톤은 1톤 트럭 (5.7미터 길이) 116만대다. 116만대의 전체 길이는 6,600킬로미터로서, 전장 438킬로미터의 경부 고속도로 열다섯 개 정도를 덮을 정도다. 매년 고속도로 열다섯 개씩 점령하며 증폭하는 이 같은 폐해를 우리는 직접 눈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물건을 함부로 버리지만, 바다 속에서는 심각한 오염과 부패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고, 곧 해양생태계는 파괴되거나 돌연변이가 일어나, 연쇄적으로 인체에 질병과 원인모를 기형이 나타나고, 종당에는 한국인들은 (살아 남아있다면) 지구를 떠나야할 것이다. 매우 음울한 그림이지만, 이것이 우리가 곧 닥칠 미래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우리는 환경각성운동을 하고 교육을 해야 한다. 한국의 정부와 개인들의 안이한 생각과 자세를 당장 버려야 한다.
2) 몸이 건강한 미래의 공동체를 위한 ‘직장 도시락문화’: ‘합리적 선택’
우리의 식생활은 건강과 환경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생활문화의 한 축이다. 그러나 우리 식생활문화의 현황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문제는 외식산업의 발달이다. 발달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큰 틀이 없이 난립한 요식업체의 존재가 문제다. 우선, 중소, 영세업소이기 때문에 식자재와 조리과정을 감독하기가 어려우며, 남은 음식의 처리 또한 재사용하는 관행 등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매년 여름마다 단골 뉴스토픽이 된다.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은 전체 소비되는 음식물의 칠분의 일을 차지하며, 1년에 471만톤(8조원)에 이르고, 전체 쓰레기 발생량의 30%를 차지한다. 하루 1만톤이 되는 북한의 식량 수요를 생각할 때 참으로 안타까운 낭비다 (출처: 한국환경공단).
따라서, 건강하고 합리적인 외식문화를 위하여
1.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여야겠다. 주문한 음식을 남기지 않으며, 남는 음식은 소지한 비닐봉지에 담아간다.
2. 요식업체는 판매하고 남은 음식은 쓰레기로 처분하지 말고 고아원, 양로원 등 기부대상을 지정하여 매일 매일의 재고를 제공한다.
3. 정부는 요식업체의 수준을 등급화하여 가격 및 메뉴 별 표준화작업을 추진하고 합리적 관리 및 감독제를 운영하며, 환경의식실천 업소를 등재, 공개하여 소비자의 활용도를 진작시킨다.
4. 한식 전문가들은 균형 갖춘 ‘간편 한식메뉴’를 개발하고, 직장인들이 짧은 시간 내에 균형잡힌 음식을 준비할 수 있게 돕는다.
5. 기업, 회사는 직장 도시락문화를 격려하는 방안을 찾아야한다. 많은 젊은이들이 ‘불건강한 음식’으로 중요한 식사를 대체하고 있다. 도시락 지참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며, 휴게실을 제공하고 전자레인지, 정수기, 소형냉장고 등을 공급한다.
2. 정신이 건강한 미래의 공동체를 위한 언어문화의 세련: ‘품격’
생활문화의 질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우리가 五感 중 특히 눈과 귀를 통해 경험하는 것들이다. 요즘 ‘대한민국’은 처절할 정도로 언어문화가 피폐해져가고 있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말하는 사람의 사람됨을 표현하는 것인데, 어찌된 일인지, 언제부터인지, 소위 ‘막말’이라는 것이 황소개구리처럼 한국의 산천을 점령하여 우리의 귀가 매우 번잡해지고 마음이 불편해지는 경우가 많다. 古事에 의하면, 더러운 말을 들으면 귀를 강물에 씻는다 하였는데, 한국인들은 일일이 강으로 뛰어갈 수는 없을 테니 물을 들고 다녀야할 것이다. 방송매체가 언어문화에 끼치는 영향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그런데, 사회지도자라는 인간들조차, 단어의 강조형, 축어, 비속어, 욕설, 비상식적인 용어는 물론, 외래어도 모자라 외국어를 (그것도 틀린 발음으로) 사용하는 일이 빈번하고, 심지어는 우리말 발음도 제대로 못하는 연예인들과 언론인들이 방송매체에 하루종일 등장하여 한글 오염과 왜곡에 기여하고 있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더욱 발전시키려는 자세로 한글을 말하고 한글을 쓰는 한국인이 된다면 주변이 한결 정화될 것이고 언어생활문화의 고품격은 전반적인 삶의 질을 고양시킬 것이다. 영국의 BBC가 대내외적으로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역사 이래 그들의 모국어를 한껏 아름답고 정확하게 발음하고 사용하는 모범을 보이고 지켜왔기 때문이다. 상스러운 언어는 잠시 오감을 만족시켜 웃음을 불러올 수는 있으나 결국은 그 말을 한 자의 인격이 상스러움을 영구적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남기는 일이다.
우리는, 적어도 공인들은--스스로가 공인이라고 생각한다면--향기로운 언어구사에 전념할 것을 촉구한다. 학창시절에 익히지 못하였으면 지금이라도, 사람들 앞에서 말할 때는 어떤 문장을 구사하며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학습하여야 한다. 이들의 개인적인 노력을 지원하기 위하여 관련제도와 법규를 만들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3. 민족/국가 정체성 확립을 위한 생활문화 향유: ‘자긍심’
1) 한국 관혼상제의 문화
관혼상제는 인류의 기본 의례이기 때문에 허례허식을 간과하기 쉽다. 우리는 의례의 낭비적인 측면을 번히 보면서도 실제로는 형식이나 격식의 간소화 실행으로 옮기지 못한다. 사람들에게 결례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용기가 없다. 오늘날 우리의 관혼상제는 서구적 가치가 전통적 가치와 범벅이 되어 정체성이 불확실하게 되었다. 결혼의 예식은 서구와 한국의 격식이 혼합되어 때로는 이중으로 예를 치르고, 고인에 대한 예도 향과 절, 꽃과 묵념 등이 공존하여 한국의 주요 의례문화는 씁쓸하게도 하이브리드 양상이다. 문화계에서 21세기에 맞는 한국의 의례, 특히 혼례와 장례 양식을 논의하여 두어 가지 제시하여 둔다면, 의례문화의 혼란양상도 감소할 것이다.
2) 역사문화의 향수(享受)를 통한 정체성 확립
전국 각지에 설립된 역사관 및 기념관 등은 한국민족이 학문, 예술, 과학기술 등 각 방면에서의 창의적 업적을 역사적인 자료로 증명하고 있다. 한국인으로서 우리가 최초로 이룬, 그리고 발전시켜온 문화를 잘 살피고 숙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우리 영토의 명칭, 주권에 관계되는 역사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알고 있어야 진정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백번 외쳐보아야, 한글을 배운 외국인이 아닌 한, 우리가 무슨 말을 떠들어대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독도의 역사적 진실을 史料로 증빙하여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외국어로 주장하는 것이 옳고 효과적이다. 물론 한국이나 외국의 사학자들은 독도에 관한 연구논문을 써서 해외학회에 나가서 발표하고 영어로 저술을 하는 것이 학자로서의 의무이자, 일본의 무식한 행보를 막는 지름길이다.
우리의 것을 똑똑하게 지키기 위하여 잘 정리된 전시관, 역사박물관, 지역 역사관 등을 이용하면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통상 잘 알려진 역사적 문물, 사적지 외에도 다음과 같은 곳에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부심을 가질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홍대용과학관
윤동주 기념관
이순신기념관
사이버 독도역사관
근대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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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문> 전병율 (연세대학교보건대학원)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산출하는 각종 수치 혹은 지표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각 나라가 성취하여 자국민들에게 보장하고 있는 삶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분야별로 많은 지표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본 토론에서는 보건의료와 관련된 항목에 대한 언급을 먼저 간단히 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본 결혼 및 가족 문화의 선진화에 관하여 논해 보고자 한다.
2014년 OECD Health Data 자료에서 한국의 보건의료 수준을 살펴보면, 기대수명이나 각종 질환의 사망률, 병원의 여러 장비나 병상수 등의 시설적 측면, 혹은 국민의료비 지출과 같이 병원시스템과 관련된 전반적인 보건의료영역에서 OECD 평균을 상회하는 성적을 거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주관적 건강수준 인식이나 자살률과 같은 일부 다른 성격의 지표들에 있어서는, 반대로 최하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또한 우리나라이다. OECD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의 2015년 5월 현재 집계를 보아도, 비교적 평균 이상의 점수를 기록하고 있는 다른 영역들에 비해 건강(‘How healthy you are’)부문과 삶의 만족도(‘How happy you are’),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How much you work, how much you play’)부문은 10점 만점에 4.7점과 3.8점, 5.0점으로 각각 36개국 중 31위와 29위, 33위를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서 건강부문을 평가하는 지표는 출생시 기대수명과 자기보고 건강상태(self-reported health)인데, 우리나라는 기대수명 지표가 평균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본인 스스로 건강하다고 응답한 응답자의 분율이 35.1%로 일본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점수를 기록하여, 최종적으로 건강부문의 성적이 낮게 산출되었다. 또한 자기보고 건강상태 항목에서 나타난 성별간 불평등 정도는 36개국 중 4위로서, 남성에 비해 여성들의 주관적 건강인식이 좋지 않은 정도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도 월등히 더 큼을 시사한다. 반면 일과 삶의 균형을 평가하는 지표중 에서는 장시간 근무하는 근로자의 비율이 36개국 중 네 번째로 높아 우리나라가 하위권으로 자리 매김하는데 주요 역할을 했으며, 이는 반대로 남성에 약 2배 더 치우쳐서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이렇듯 여러 국가들과의 데이터 비교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에서 개선이 필요한 보건의료분야는 바로 의료시스템적 측면보다는 실제 생활 혹은 삶의 질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는 직접적이고 주관적인 영역들이라는 사실을 도출해 낼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발제자의 논의 주제였던 결혼 및 가족 문화의 선진화는 보건의료분야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개인의 결혼상태(미혼, 기혼, 이혼, 사별, 별거)나 출산 경험의 유/무, 미혼모 혹은 한부모 가정여부 등과 같은 변인들하나 하나가 영유아부터 성인 및 노인에 이르기까지 사람의전 생애에 걸쳐 영향을 미치며 각종 불건강 지표 혹은 행위의 위험요인으로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결혼 및 가족문화의 선진화를 통해서 보건의료측면에서의 국가적 수준 향상이라는 이차적 목표 또한 달성 될 수 있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우리사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보호해야 할 취약계층에 대한 재조명 역시 이루어질 수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발제자가 제기하였듯, 가족은 여러 가지 사회적 기능을 갖는다.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단위이며 개인이 출생과 동시에 최초로 속하게 되는 1차집단으로서, 울타리와 같은 보호기능, 구성원에 대한 돌봄 기능 및 재생산을 통한 사회유지기능 등이 그것이 되겠다. 정상적인 형태의 가정이 꾸려져 나가고 그 기능이 잘 작동될 때에 개인이든, 사회든 건강할 수가 있는 것 이다. 반면 이러한 것들이 깨어지고 일그러져 부서져 나갈 때, 그 결과는 주관적 삶의 질 및 건강수준의 저하, 높은 자살률, 낮은 수준의 정신건강지표 등으로 나타 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가 각종 국제 통계에서 보이고 있는성적은 이러한 우리의 현실을 너무나 잘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의 비틀림이 발생한 원인을 찾아 들어가 보면, 결국 고비용 결혼문화, 가사의 여성 편중, 장시간 근로문화라는 발제자의 문제 제기 논의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결혼의 회피 혹은 가사 노동 분담에서의 성불평등이나 장시간 근로와 같은 비정상적 사회현상이 만연하여 오히려 보편적인 사회분위기 또는 일종의 규범처럼 당연시 되어가는 추세 자체가, 가정생활 문화의 선진화를 더욱 가로막는 또 다른 하나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렇기에 현 상황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개선하기위한 구체적 방향설정과 방안제시가 시급한 실정이며, 오늘의 논의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뜻 깊다고 할 수 있겠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정생활 문화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되짚어 보다 보면, 일종의 모순적 측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일면은 생활과 인식의 서구화, 개인화로 인해 전통적 가치관으로부터 탈피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측면이 있는 반면, 다른 일면은 사회 참여에 있어 성역할이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가정내 에서의 성역할은 전통적 규범의 그것을 버리지 못하여 나타나는 갈등의 측면이 혼재하고 있는 것 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에도, 균형잡힌 시각과 다양한 측면에서의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겠다. 전통적 가치를 재 교육하고 세워나가야 할 영역이 있고, 보완하여 새롭게 정립해야 할 영역이 있는 것 이다. 또한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와 돌봄 역시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서, 여성가족부에서 제시한 2015년 중점추진과제 중 일부인 ‘가족 가치 확산 및 가족 친화 사회 환경조성’, ‘양성평등 문화 확산’, ‘한부모 가족 등 양육지원’, ‘위기 청소년 지원 강화’ 등의 실천과제는 앞서 살펴보았던 사회적 문제 개선을 꾀할 수 있는 적절한 정책과제들이라 생각된다. 아울러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아이 돌봄 서비스라든지 작은 결혼 정보센터, 일·가정양립을 위한 가족친화 지원사업 등도 훌륭한 정책적 대안의 예시라 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서로 다른 사회경험과 가치관을 지닌 기성세대와 신세대간의 소통 및 세대간 교육이 이루어지고, 결혼과 가족, 가정에 대한 사회 전체적인 인식 변화 및 가족문화, 직장문화의 개선과 전환이 점진적으로라도 이루어진다면, 이 시대 대한민국의 중요한 과제인 결혼 및 가족문화의 선진화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 이다. 이를 통하여 가정 생활문화의 취약 계층 곧 건강 취약계층이 감소하게 되고, 이로써 더욱 건강한 개인, 더욱 건강한 사회로 발전하는 보건 분야에서의 선진화까지도 함께 이루어지기를 희망해보면서 이번 논의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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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경 (이화여대 교수)
1. 생활문화에의 접근에서의 참신성
발제자께서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생활문화의 문제점을 생활의 사적영역과 공적영역, 즉 가정생활영역과 직장생활영역간의 상호 불가역적 관계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직된 성역할규범 하에서 노동시장에서 근로구조의 열악성은 가정생활영역 내에서의 고비용 (혼수, 여성에게 집중된 가사와 양육의무)을 야기하고 이는 다시 가족과 사회의 부담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제자의 분석은 전통문화와 의례를 중심으로 한 생활문화에 대한 관점과 대비하여 보다 현대의 일상적 라이프스타일에 기반을 두고 생활문화를 바라보는 신선한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발제자께서는 생활문화의 선진화를 위한 방안으로 일과 가정생활에 대한 개개인의 인식과 태도를 개선하고 정책적 개입의 효과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개인, 기업, 정부의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접근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본질적인 문제해결을 양성평등문화의 정착에 두고 있다. 발제자께서 한국사회의 생활문화 문제 분석과 해결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셨기 때문에 본 토론자는 소비자학적 관점에서 일상적 라이프스타일을 중심으로 생활문화를 분석하고 문제해결방법을 제시한 발제자의 접근에 몇 가지 첨언을 하는 것으로 토론의 의무를 하고자 한다.
2. 일상적 라이프스타일로서의 생활문화
소비자학에서는 일상적 라이프스타일을 개인이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선택의 총합으로 정의한다. 일상적 라이프스타일은 또한 반복적이고 예측가능하다는 점, 익숙한 공간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생활문화의 주요 요소인 인간, 시간, 공간의 요소를 갖춘 생활문화의 양식으로 간주된다. 초기에는 일과 가정생활영역을 구분하여 접근하였지만 최근에는 두 영역의 삶을 통합하여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반면 개인에게 사적이고 익숙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회의 통제로부터 만들어지고 유지되는 제도화된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발제자의 접근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생활문화의 인적 요소는 개인을 포함해서 가족, 친족, 이웃, 직장동료 등 개인이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고 이를 통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사람들로 구성된다. 공간적 요소는 개인의 삶을 둘러싸고 있는 구체적 환경, 즉 물리적, 지리적, 사회적 환경을 나타내며, 시간적 요소는 개인과 가족의 생활주기, 사회적 연령규범과 연결된 특정 연령이나 시간의 의미를 나타낸다. 생활문화의 각 차원들은 이 요소들의 조합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인간과 공간요소의 조합은 일상문화와 관련이 있고 공간과 시간요소의 결합은 의례문화, 인간과 시간요소의 결합은 여가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결혼문화는 의례문화에, 가정생활과 직장생활문화는 일상문화와 여가문화와 관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생활문화의 선진화는 개인, 집단, 제도의 세 개 수준으로 이루어지며 각 수준은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생활문화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개인, 정부, 기업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고 각각의 수준에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발제자의 주장에 공감하는 바이다.
3. 일상생활 속에서 교환되는 상징적 의미와 생활문화 선진화 방안
한 사회의 문화는 사회 구성원들간의 상징적 의미의 교환을 통해 구축되고 유지된다. 발제자의 논의는 아래의 발췌문들에서처럼 결혼문화, 가정생활과 직장생활문화에서 남녀간의 성역할분리와 그와 연계한 젠더권력의 차등성이 현대 한국사회에서 암묵적으로 교환되고 있는 상징적 의미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신부측의 신랑측에 대한 예단은 필수적이고 다소 강제적인 면이 있으나, 신랑측의 신부측에 대한 예단은 임의성과 자발적인 측면이 강하기도 하다.”
“가사노동이 평가되지 못하는 것은‘노동’이 아닌‘어머니의 사랑에 기반을 둔 행위’라는 사회적 인식 ...(중략)... 어머니의 역할은 애정과 헌신에 입각한 신성한 일(즉, 아무런 보상없이)”
“회사에 대한 시간헌신과 충성심이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조직문화 하에서 직장에서의 성공에 많은 비중을 할애하는 남성들은 정시에 퇴근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생활문화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문화적 선진화를 이루기 위한 방안 역시 교환되는 상징적 의미를 선진화시키는 방향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예를 들어, 가사 및 돌봄노동과 관련하여 발제자께서 제시한‘양성평등한 행동에 대한 당위성을 부여하는 사회적 규범을 제시하는 미디어 환경 조성’이라는 방안은 젠더관계의 상징적 의미의 변화를 꾀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