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공안통, 노무현 정부에서 승진 불이익 논란 일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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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국무총리 후보로 내정된 황교안(58·사법연수원 13기) 법무부 장관은 30여년 간 검찰에 재직하는 동안 대표적인 공안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대검찰청 공안3과장, 공안1과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등을 역임했고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펴낼 정도로 공안 업무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KAL)기 폭파범 김현희 사건', '임수경 밀입북 사건' 수사를 맡았고 지난 2005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로 재직할 당시엔 '국정원 불법도청사건'을 수사해 전직 국정원장인 임동원, 신건씨를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이석기 의원 등 구(舊) 통진당 세력이 'RO 사건'으로 구속되자 법무부에 위헌 정당·단체 관련 대책 TF(task force)를 만들었다. 이어 일선 검찰청에 묵혀둔 각종 수사 자료를 TF로 총집결시켜 정밀 분석을 지시했다.

    준비를 마친 황교안 장관은 2013년 11월 정치적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통진당 해산 심판을 청구한 뒤 수차례 공방 끝에 지난해 당 해산을 이끌어냈다.

    노무현 정부 당시 그가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서 검사장으로 바로 승진하지 못하자 공안검사라 불이익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친북(親北)-종북(從北) 논란에서 허우적대던 노무현 정부 측이 황교안 장관을 고깝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조직을 떠난 그는 2년 만인 2013년 박근혜 정부 초대 법무장관으로 화려하게 다시 공직에 복귀했다. 최근에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를 비롯한 사정(司正) 당국의 최정점에 서 있었다.

    황교안 내정자는 차분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외유내강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9년 직접 연주한 색소폰 CD를 발표해 검찰 안팎에서 '색소폰 부는 검사'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종교법 전문가로도 통한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야간 신학대학에 편입학해 졸업한 뒤 '종교활동과 분쟁의 법률지식'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여권 내에선 박근혜 대통령의 법조인(法曹人) 중용 스타일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는 평가와 함께 "정권 후반기 검찰 등 사정기관에 대한 고삐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한 황교안 장관의 총리 후보자 지명은 박근혜 대통령이 '변화' 보다 '안정' 쪽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황교안 장관은 이미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이번 인사청문회 통과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황교안 장관은 21일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뒤 "엄중한 시기에 총리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데 온 힘을 다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도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이루고 '비정상의 정상화' 등 나라의 기본을 바로잡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