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중심에서 밀려나 변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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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변두리 멜로ⓒ플라잉트리 제공
    ▲ 변두리 멜로ⓒ플라잉트리 제공
     
     

    기자는 지난 24일 토요일 오후 3시. <변두리 멜로>를 관람했다. 대학로의 거리는 사람들로 붐볐지만, 극장안은 한산했다.

    100여명이 족히 들어가는 극장안에는 20여명 남짓이 앉아 관람했다. 

    <변두리 멜로>는 서울 변두리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그려냈다. 

    <변두리 멜로>는 공간이 협소해 제한이 많은 연극무대에서 총 7명이 등장한다. 작은 공연장의 연극치고는 배우가 많았다.  하지만 협소한 공간인 만큼 직접 등장하지 않는 인물도 있었다.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시도하지만 거절당해 자살한 박 씨.

    그를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게 했지만, 그가 연극 <변두리 멜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이 부분이 연극의 묘미일 것이다.

    박씨는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키 위해 은행을 찾는다. 은행출장소에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는 '병진'에게 대출을 거절당한다. 돈이 없어서 대출을 받으려고 했지만, 부동산 등 가진게 없어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회부조리를 관객에게 잘 전달한 대목이다.  

    또 이 극은 실제로도 박씨처럼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자살하는 사례 뿐 아니라, 결혼은 하고 싶지만 비정규직·청년실업 등으로 현실이라는 벽앞에 놓인 '병진', '혜은'.

    자수성가한 변두리의 유지 '정인'과 한때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보험왕 '월하'의 사랑.

    변두리에서 토스트를 팔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노부부 '김씨', '이씨' 등 등장 인물을 통해 현실사회의 부조리를 잘 전달한 작품이다.

    <변두리 멜로>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부분은 '월하'와 '정인'이 상상 속에서  트로트와 탱고와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흐르는 부분. 스토리만 계속 나왔다면 계속적인 몰입으로 지루했을텐데, 극의 흐름을 적당히 끊어줬다.

    <변두리 멜로>의  아쉬웠던 점은 '월하', '정인'의 캐릭터를 보여줄 때, 플롯이나 이야기를 통해서 인물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독백과 설명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인물을 설명한 점이다.

    연극이라는 제한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빈번한 일이지만 '병진', '혜은', 토스트집 노부부 '김씨 ', '이씨'의 캐릭터는 충분히 간접적인 이야기와 플롯을 통해 관객들 스스로 캐릭터를 분석할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또 토스트집 노부부의 철학적인 메시지와 변두리에 사는 사람들의 애환을 전달하려고 애쓰는 느낌이 들기도.

    <변두리 멜로>는 현실을 버티는 삶에서 '꿈'과 '사랑'은 '사치일까', '동력일까'?에 이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사랑하는 이에게 온힘을 다해 사랑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변두리 멜로>의 작가 박수진은 희곡 '춘궁기'로 1998년 삼성문학상에서 등단해 극단 '미추'에서 활동했다. 이후 충무로에서 활약 했다. 영화 '국제시장' '스파이' '허삼관' 등을 각색, 각본을 썼다.

    박수진은 혼자서도 먹고살기 힘든 요즘세상을 신랄하게 꼬집으면서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닌, 함께 사는 세상이야기로.  몇몇 관객의 눈물을 적셨다.

  • ▲ 변두리 멜로 연습 사진.ⓒ플라잉트리 제공
    ▲ 변두리 멜로 연습 사진.ⓒ플라잉트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