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부, 北에 천연가스 공급 협상까지…러-북 관계 ‘냉전 초기’로 돌아가나
  • ▲ 지난 23일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양자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YTN 관련보도 화면 캡쳐
    ▲ 지난 23일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양자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YTN 관련보도 화면 캡쳐

    오는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식’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주한 러시아 대사가 밝혔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정동 대사관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 언론의 보도처럼 러시아 정부는 김정은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으며, 행사 참여 외에도 푸틴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김정은의 참석 여부를 묻는 한국 언론들에 “(김정은의 참석 여부는) 외교적 통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항상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걱정 안 해도 된다. 아마 참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언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식’의 의미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특히 “원자탄 투하가 일제 항복의 핵심 원인이라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러시아 역사가들이 ‘만주작전’이라 부르는, 100만 명의 일제 관동군을 격멸한 것이 일제가 항복한 핵심 원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식’에 참가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해서는 “우리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결정은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식’ 불참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서방 진영의 ‘기념식 보이코트’와는 별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었다.

  • ▲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 한국과 러시아 간의 관계는 매우 친밀해진 분위기다. 이처럼 러시아 천연가스를 한반도로 끌어온다는 계획도 가시화됐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러시아 정부는 한국보다 북한과 더 친밀한 듯 보인다. ⓒ러시아 천연가스 한국 공급지도-조선닷컴 화면 캡쳐
    ▲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 한국과 러시아 간의 관계는 매우 친밀해진 분위기다. 이처럼 러시아 천연가스를 한반도로 끌어온다는 계획도 가시화됐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를 보면 러시아 정부는 한국보다 북한과 더 친밀한 듯 보인다. ⓒ러시아 천연가스 한국 공급지도-조선닷컴 화면 캡쳐

    한편 한국 언론을 초청해 ‘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식’을 상세히 소개한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의 노력과는 별개로, 러시아 정부와 북한 간의 ‘밀월 분위기’는 여전히 한국 내부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북한에 천연가스 공급을 제안한 뒤 현재 실제 사업계획에 대해 북한 측과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가스 공급 시설 구축에 드는 비용도 러시아가 직접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러시아 정부가 북한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게 되면, 전력난에 시달리던 북한 입장에서는 상당한 도움을 받는 셈이 된다. 또한 북한 체제 특성상 더 많은 자원을 대남대미 대결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