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차시간 지연, 차량 내 장애인 공간 절대 부족
  • 23일 오후 2시부터 공식운행에 들어간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높은 시민관심 속에 출발했지만 대구시의 대시민서비스는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전을 최우선으로 정한 도시철도 3호선이 안전에 허점을 드러내 ‘속빈 강정’이라는 비난이 이어질 전망이다.

    본지가 이날 도시철도 개통에 맞춰 2시30께 출발역인 ‘용지역’에서 종착역까지 탑승을 한 결과, 일부 역에서는 통합자동발매기가 고장나는 등 혼란을 겪었고 승강장과 차량 간 출입구 공간이 넓어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엘리베이터가 운행이 안 되는 곳도 있어 장애인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게다가 각 정차역마다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었지만, 일부 정차역은 시민들이 몰리면서 차량 진입 시 최소한 안전공간인 노란 안전선 밖으로 시민들이 몰렸고 이를 제지하는 요원도 눈에 잘 보이지 않아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사고 위험 그대로 노출돼

  • ▲ 도시철도 3호선 출발역인 용지역의 통합자동발매기가 고장나면서 시민의 불편이 가중됐다.ⓒ뉴데일리
    ▲ 도시철도 3호선 출발역인 용지역의 통합자동발매기가 고장나면서 시민의 불편이 가중됐다.ⓒ뉴데일리

    이날 출발역인 수성구 용지역에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3호선 개통에 따라 직접 탑승을 해 보려는 시민들이 발 디딜 틈이 없었던 것. 3호선을 직접 타본 시민들은  ‘신기하다’, ‘무섭다’ 등으로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정작 대구시의 행정서비스는 바닥이었다.

    용지역에서는 한 엘리베이터가 운행이 되지 않으면서 일부 장애인들은 발길을 돌렸다. 다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위해 몇 백m를 돌아가는 수고를 했다.

    또 이 역에서 설치된 2개 통합자동발매기 중 1개는 고장이 난 상태였다. 이 때문에 1곳 자동발매기에 시민들이 줄을 섰고 상당수 시간을 허비했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조속히 수리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발매기의 발권서비스 시간이 대구지하철 1·2호선에 비해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등 개통에 맞춰 대시민 서비스에 극히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대구도시철도 공사 관계자는 “발권이 느린 것 같다. 죄송하다”고 했다.

  • ▲ 도시철도 3호선 출발역인 용지역에서는 엘리베이트가 운행되지 않아 장애인 등이 큰 불편을 겪었다.ⓒ뉴데일리
    ▲ 도시철도 3호선 출발역인 용지역에서는 엘리베이트가 운행되지 않아 장애인 등이 큰 불편을 겪었다.ⓒ뉴데일리

    또 차량이 정차할 경우 차량과 승강장 사이 공간이 넓어 어린이 등은 쉽게 발이 빠질 위험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였다. 이에 시민들은 발이 빠지지 않을까 매우 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신남역에서 만난 한 도시철도 공사 관계자는 “차량과 승강장 사이 공간이 넓은 것이 사실이다. 대구도시철도 2호선과 같이 고무 등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대구시에서 조만간 조치할 것으로 안다”는 말만 이어갔다.

    ◇대구시 서비스, F학점
    3호선 개통이 당초보다 늦춰져 이날 개통식이 열렸지만, 개통에 따른 미비점이 심각해 빠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배차시간도 적절하지 못했다. 용지역에서 오후 3시24분 출발하는 차량이 당초보다 4분 늦은 3시28분에 들어오는 등 차량 배차시간도 제각각이었다.

  • ▲ 도시철도 3호선 차량내 마련된 장애인 공간이 협소해 휠체어를 세우기에도 공간이 아주좁다. 사진은 3호선 차량내 장애인 공간.ⓒ뉴데일리
    ▲ 도시철도 3호선 차량내 마련된 장애인 공간이 협소해 휠체어를 세우기에도 공간이 아주좁다. 사진은 3호선 차량내 장애인 공간.ⓒ뉴데일리

    특히 서문시장역, 신남역 등 시민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 시민들이 서로 타려고 아우성치면서 뒷차량이 늦게 출발하는 등 배차시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서문시장역에서 만난 한 자원봉사자는 “배차시간이 당초보다 전체적으로 늦은 것 같다”면서 “일부 정차역에서 사람이 몰리면서 빚어진 현상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일부 구간에 배치된 안전요원의 역할도 미미한 것도 문제점으로 보인다. 노란 안전선을 넘거나 안전대에 기대는 시민들이 많았지만, 제지하는 요원은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난 점도 시급히 개선해야할 것으로 드러났다.
    신남역에서 만난 한 장애인은 “차량 내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너무 협소해 휠체어를 세울 공간도 안 되는 크기였다”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이 장애인은 또 승강장과 차량 사이 공간이 넓어 무서웠다고 전했다.

    신남역 공중화장실의 경우 화장실 입구에 들어서면 아연실색을 금할 수 없었다. 남녀 화장실 입구 가 한 곳으로 돼 있어 남자화장실이 일반인에게 그대로 드러나 졸속으로 지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 여성은 “화장실에 들어서면서 깜짝 놀랐다”면서 “화장실 구분이 안 돼 있어 보기 민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회사원인 윤용호(46)씨는 “이번 3호선 개통을 보면서 대구시가 보여준 대시민 서비스를 보면서 너무 성급하게 개통식을 준비했다는 느낌을 지우지 않을 수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조속히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 ▲ 23일 도시철도 3호선 개통식에 맞춰 차량 내에 시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뉴데일리
    ▲ 23일 도시철도 3호선 개통식에 맞춰 차량 내에 시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