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경 50cm 쿼드콥터에 카메라, 작은 자주색 PET병에는 ‘세슘’ 담겨 있어
  • ▲ 지난 22일 오전 10시 40분쯤 日도쿄 치요다구에 있는 총리 관저 옥상에서 방사능 물질을 담은 쿼드콥터가 발견됐다. ⓒ日현지언론-YTN 보도화면 캡쳐
    ▲ 지난 22일 오전 10시 40분쯤 日도쿄 치요다구에 있는 총리 관저 옥상에서 방사능 물질을 담은 쿼드콥터가 발견됐다. ⓒ日현지언론-YTN 보도화면 캡쳐

    지난 22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관저 옥상에서 발견된 소형 드론에서 ‘방사능 물질’인 세슘이 발견됐다. 이에 일본 당국은 드론을 날려보낸 사람에게 ‘특별한 의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시작했다.

    日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0시 40분경 도쿄 치요다구에 있는 총리 관저 옥상에서 발견된 드론은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소형 ‘쿼드콥터(프로펠러 4개가 달린 소형 무인기)’였다고 한다. 이 ‘쿼드콥터’에는 소형 카메라와 길이 10cm, 직경 3cm의 자주색 PET 병이 부착돼 있었는데, 병 속에서는 ‘세슘’이 발견됐다고 한다.

    일본 당국은 PET병에서 시간당 1μSv(마이크로 시버트) 수준의 방사능을 뿜는 ‘세슘’을 검출했다고 한다. 일본 경찰은 “발견된 세슘이 인체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기억하는 일본인들은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리의 관저 옥상에서 발견된 드론에 ‘세슘’이 있다는 점을 들어, 이번 일이 극렬 환경단체의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총리 관저에서 ‘방사능 물질’을 담은 소형 드론이 발견되자 일본 경찰은 즉각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드론의 주인을 추적하고 있다. 총리 관저에 대한 경비도 강화했다.

    일본 경찰은 아베 총리가 현재 인도네시아 반둥회의에 참석하고 있고, 인명피해도 없어 ‘테러’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 ▲ 붉은 원 속에 보이는 소형 드론. 시중에서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쿼드콥터다. ⓒYTN 보도화면 캡쳐
    ▲ 붉은 원 속에 보이는 소형 드론. 시중에서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쿼드콥터다. ⓒYTN 보도화면 캡쳐

    하지만 일본 정부는 긴장한 기색이 완연하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2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드론을 이용한 테러 발생이 우려된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법규) 검토를 현안으로 삼고, 테러 방지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항공법 개정이 곧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현지 언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드론을 공항 주변에서 날릴 때에만 정부에 신고도록 규정해놓고 있다. 이조차도 150m 이하의 고도를 비행하는 드론은 정부에 신고할 의무도 없다.

    일본 언론들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발언이 “2016년 G20 정상회담과 2020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둔 상황에서 모든 주요 시설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왕궁, 총리 관저 등 도쿄 주요시설에 대해 ‘비행제한구역’을 설정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앞으로 이와 유사한 ‘드론 침투’가 일어났을 때 일본 정부가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쿼드콥터’나 ‘헥사콥터(프로펠러가 6개인 소형 드론)’ 등은 ‘장난감’으로 취급되어 인터넷에서 언제든지 구입이 가능하고, 여기에 대용량 배터리와 전파 송수신기, 와이파이 송수신기를 달면 먼 거리에서도 조종을 할 수 있다.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드론의 가격은 낮아지고 성능은 더욱 좋아지는 추세다. 

    이 같은 세계적 추세 때문에 美정부는 지난 2월 상업용 드론에 대해 최고속도 160km/h 이하, 중량 25kg 이하라는 ‘규정’을 신설해 적용하고 있다. 이보다 큰 드론의 경우 폭탄이나 총기를 장착해 ‘자살폭탄테러’나 특정인에 대한 ‘암살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