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항공기 5번 예멘 수도 사나로 보내 600여 명 각국 국민들 구출…프랑스, 이라크 주민도
  • ▲ 예멘 수도에서 탈출해 모스크바 인근 츠칼롭스키 공군기지에 내린 예멘 피란민들의 모습. ⓒ러시아 투데이 관련 보도화면 캡쳐
    ▲ 예멘 수도에서 탈출해 모스크바 인근 츠칼롭스키 공군기지에 내린 예멘 피란민들의 모습. ⓒ러시아 투데이 관련 보도화면 캡쳐

    푸틴 정권이 ‘인도주의자’로 바뀐 걸까. 러시아가 사우디 동맹군의 공격을 받고 있는 예멘 지역에서 외국인들을 대피시키는 일에 국제사회가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 혼자서 예멘을 떠나려는 모든 사람을 구조할 수는 없다”면서 “다른 나라들도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러시아 언론들은 러시아 정부가 항공기들을 예멘의 수도 사나에 보내, 러시아 국민은 물론 동구권 국민들과 다른 나라 국민들까지 대피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다섯 번에 걸친 ‘피란민 공수 작전’으로 600여 명이 무사히 대피했다고 한다.

    지난 6일, 모스크바 외곽의 츠칼롭스키 공군기지에 착륙한 다섯 번째 여객기에는 러시아인 20명과 함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국민들, 프랑스, 이라크 국민 등 150명이 타고 있었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와 언론은 “예멘 사나에는 아직도 떠나기를 원하는 피란민 수백여 명이 남아 있다”면서 “다른 나라들도 이들의 구조작전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다른 나라의 동참여부와 무관하게 예멘에서 떠나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계속 실어 나를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냉전 시절부터 소련과 긴밀한 군사동맹 관계였던 시리아, 예멘, 이라크 정세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랜 기간 동맹이었던 관계로 현지에 사는 舊소련 출신 교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러시아가 최근 테러조직 ISIS에 대한 공습 중 국제동맹군의 아사드 정권에 대한 공습을 반대한 것이나 사우디 동맹군의 예멘 ‘후티’ 반군 공습에 대해 국제적십자사와 함께 양측의 일시적인 휴전을 요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행동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 ▲ 지난 6일 밤(현지시간) 츠칼롭스키 공항에 착륙한 5번째 피란민 구출 여객기의 계류장면. ⓒ러시아 투데이 관련 영상 유튜브 화면캡쳐
    ▲ 지난 6일 밤(현지시간) 츠칼롭스키 공항에 착륙한 5번째 피란민 구출 여객기의 계류장면. ⓒ러시아 투데이 관련 영상 유튜브 화면캡쳐

    한편 동아시아 국가들은 자국민 철수에만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예멘 내 자국민 구호를 위해 아덴만 인근에서 해적 퇴치 및 상선 보호 임무를 맡고 있던 中공산당 소속 인민해방군 전투함을 예멘으로 급파해 자국민 590여 명을 철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교민 13명을 유엔 소속 항공기 등으로 철수시킨 데 이어 청해부대 소속 구축함 왕건함에 임시 예멘 대사관 사무실을 열고, 아직도 예멘 현지에 체류 중인 20여 명의 한국인과 연락을 취하며 대피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은 지난 2월 중순, 예멘 현지 공관을 폐쇄하고, 현지 교민들을 모두 철수시킨 상태다. 4월까지도 예멘에 남아 있던 소수의 일본인들은 현재 中인민해방군 등의 도움을 받아 개별적으로 탈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