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풍·이진삼·김진호·이선민 ‘리더십·경륜’ VS 신상태 ‘기업경영 노하우’
  • ▲ 재향군인회 회장 입후보자. ⓒ 재향군인회 홈페이지
    ▲ 재향군인회 회장 입후보자. ⓒ 재향군인회 홈페이지

    1천 만 명이 넘는 예비역 군인들을 대표하는 재향군인회(이하 향군)의 새 회장을 결정하는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신임 회장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회장의 임기가 3년 연임에서 4년 단임으로 바뀐 뒤, 처음 치러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35회 재향군인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모두 5명으로, 조남풍 전 1군 사령관, 김진호 전 합참의장, 이선민 전 향군 사무총장, 신상태 향군서울시회장, 이진삼 전 체육청소년부 장관 등(이하 기호순) 5명이다.

    이들 모두는 군 장교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지만, 이력을 들여다보면, 차이점도 적지 않다.

    조남풍, 이진삼 후보는 육사, 김진호, 이선민 후보는 학군, 신상태 후보는 육군 3사관학교 출신출신으로 임관 경로가 다르다.

    조남풍, 이진삼, 김진호 후보는 모두 예비역 윤군 대장, 이선민 후보는 예비역 육군 중장으로 모두 장성 출신이고, 신상태 후보는 육군 대위를 끝으로 군복을 벗었다.

    이선민, 신상태 후보의 경우 군을 나온 뒤 각각 향군 사무총장과 서울시회장으로 향군 내부에서 경력을 쌓았다는 점에서,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되기도 한다.

    현 박세환 회장이 학군 출신이란 점에서, 조남풍, 이진삼, 신상태 후보는 향군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이번에는 비학군 출신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점을 은연중에 부각하고 있다.

    향군 회장 선거는 전국 시군구 및 해외 지회장과 중앙회 이사 등 임원진으로 구성된 대의원 385명의 직접 투표로 치러진다.

    현재 각 후보들은 대의원 간담회 형식을 빌려 자신만의 비전과 공약을 대의원들에게 알리면서 대의원들의 마음을 앋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이른바 ‘고위 장성과 초급장교’, ‘군내 주류와 비주류’간의 대결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가장 주목을 받는 사람은 육군 3사관학교를 나와 육군 대위로 전역한 신상태 후보다.

    다른 네 명의 후보가 육사 혹은 학군 출신으로 모두 어깨에 별을 달고 있다는 점에서, 신상태 후보의 출마는 ‘도전’이란 표현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성공한 경영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신상태 후보는, 1997년 주식회사 우주산기를 설립한 이래 천우기업, 한국PLA, FD인더스트리 회장 및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신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은, 부동산 개발 투자실패와 직영사업체 단장의 횡령 등으로 빚더미에 올라있는 향군을 재정비하는데 있어, 신 후보의 기업 경영 노하우가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신상태 후보가 서울시회장이란 지위를 활용해, 일찌감치 향군 회장 출마를 위해 표밭을 갈아왔다는 점에서 그의 출마를 신선한 파격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신 후보가 서울시회장 재임 당시 일부 대의원들의 부부동반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하는 등 사실상 사전 선거운동을 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신상태 후보의 안보관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있다. 이들은 신상태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국민행동본부와 같은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서울시가 향군서울시회관 리모델링에 22억여원을 지원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신상태 후보(당시 서울시회장)와 박원순 시장 사이의 관계에 강한 의문을 나타내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국민행동본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2월 5일 조선일보와 문화일보에 ‘재향군인회 회장 선거에 좌익세력의 간첩침투를 경계한다’는 제목의 성명 광고를 내면서, 박원순 시장이 신상태 후보를 통해 향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향군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이들은, 서울 한 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문제가 없다고 한 박원순 시장의 과거 발언을 예로 들면서, 국가관 및 안보관에 문제가 있는 박원순 시장과 밀월관계에 있는 후보는, 향군 회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향군은 국민행동본부에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나타냈으나, 신상태 후보와 박원순 시장의 밀월관계 의혹은, 신 후보가 넘어야 할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6천억원에 달하는 향군의 부채는, 차기 회장이 해결해야 할 최대 난제라는 점에서, 한국토지공사 사장을 지낸, 김진호 후보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의식했는지 김진호 후보는 토지공사 사장 시절, 회사의 부채를 2조9천억원 감축한 경력을 앞세우고 있다.

    재정위기를 초래한 현 집행부로부터 자유로운 조남풍, 이진삼 후보가 적임자라는 평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조남풍, 김진호, 이진삼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은, 향군이 직면한 재정문제를 객관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에서 새롭게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기존 향군 집행부에 몸담지 않은 인사가 적합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남풍, 김진호, 이진삼 후보는 향군의 재정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필요한 정무적 판단력과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반면 이선민 후보는 1년 6개월간의 향군 사무총장 경험이 양날의 칼로 작용하고 있다.

    전직 사무총장 출신답게 조직을 잘 알고, 육군 개혁위원장을 지낸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 위기 속의 향군을 거듭나게 할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향군 부채 증가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향군 회장 선거와 관련해서는, 호국정신 함양이라는 향군의 설립정신을 고려할 때, 뚜렷한 국가관과 안보관이 선택의 기준이 돼야 한다는 조언도 적지 않다.

    특히 사회 곳곳에 스며든 종북 혹은 친북적 풍토를 해소하는데 있어 향군의 역할을 주문하는 이들은, 국가안보와 국가 정통성을 수호하는데 있어 상징적인 인물이 향군 회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향군의 새 회장을 결정하는 대의원 선거는 10일 오후 1시, 서울 광진구 어린이회관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후보자별 악력은 다음과 같다.

    조남풍 육사 18기 예비역 육군 대장
    국군보안사령관, 제1야전군 사령관
    사단법인 글로벌 전략개발원 이사장

    김진호 학군2기, 에비역 육군 대장
    2군사령관, 합참의장
    한국토지공사 사장

    이선민 학군6기, 에비역 육군 중장
    육군 7군단장, 육군 개혁위원장
    향군 사무총장

    신상태 3사 6기, 예비역 육군 대위
    한국PLA(주) 회장
    향군서울시회장, 향군 특임부회장

    이진삼 육사 15기, 에비역 육군 대장
    육군참모총장
    체육청소년부 장관, 제18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