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태환 선수.ⓒ뉴데일리
    ▲ 박태환 선수.ⓒ뉴데일리

    【뉴데일리 스포츠】 대한민국 수영 영웅, 박태환(26)의 약물복용에 대한 징계가 지난 23일 결정됐다. 국제수영연맹은 금지약물인 남성호르몬을 투약한 박태환에게 18개월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박태환은 지난해 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획득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 총 6개의 메달을 모두 박탈당했다. 

    리우 올림픽 출전을 원하고 있는 박태환의 선수 자격 정지 징계는 2016년 3월 끝난다. 그해 8월에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국제수영연맹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최대한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WADA는 금지약물을 복용한 선수에게는 최소 2년 최대 4년의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린다. 박태환이 받은 1년6개월은 최소 징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제수영연맹과 WADA의 배려에도 박태환이 태극마크를 달고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금지약물 복용으로 국제수영연맹과 WADA의 징계를 받은 선수는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 박태환은 징계가 끝난 2016년 3월부터 3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설 수 없는 것이다. 

    리우 올림픽 출전을 원한다는 박태환의 입장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원칙으로 일관하고 있다. 원칙을 파괴하면서까지 박태환을 국가대표로 선발한다면 국민들의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는 박태환의 국가대표 선발 자체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금지약물 복용은 분명한 부정행위며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치지 않는 선수에게는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5조(결격사유)를 내세우며 박태환을 위해 규정을 파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5조에 따르면 현재 26살의 박태환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시기는 그의 나이 30살부터다. 

    박태환을 바라보는 팬들의 입장도 대한체육회와 다르지 않다. 한 네티즌은 "박태환이 금메달 하나 더 딴다고 명예가 회복되는 것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또 박태환이 약물 성분도 모르고 치료를 받았다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고 인터넷 공간에 글을 남겼다. 

    실제로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박태환의 도핑을 두고 "마음먹고 계획한 부정행위"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박태환에게 예외를 준다면 기본과 원칙이 무너지는 것이 된다. 기본과 원칙이 없는 사회는 붕괴될 것이다"라고 글을 남겼다. 

    박태환의 추락의 책임을 대한체육회에 떠넘기는 의견도 있다. 대한체육회가 평소 운동선수들에게 도핑에 대한 교육을 부실하게 해 벌어진 일이라는 주장이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국내에 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밝혀내는 도핑 테스트가 도입된 시기는 1984년이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정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도핑콘트롤센터를 설립했다. 또 1999년 WADA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담당하던 도핑 방지 업무를 전담하며 전 세계적으로 반 도핑 바람이 불었다. 

    이런 세계적인 반 도핑 흐름에 발맞춰 우리도 2006년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를 설립했다. 벌써 30년 이상 선수들에게 도핑에 대한 문제점을 알려왔고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WADA와 KADA의 부단한 노력으로 이미 많은 선수들이 도핑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또 약물 규정에 대해서는 전문 지식이 부족한 선수들을 위해 WADA와 KADA가 충실히 설명하고 있기에 고의적으로 도핑을 시도하는 선수가 아니라면 금지 약물을 복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