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특수부대 철수, 사우디 “예멘 상황 심각해지면 군사개입” 경고
  • 예멘 수도 사나를 점령한 후티 반군들. 시아파 무슬림이 주축이다. ⓒ美폭스뉴스 보도화면 캡쳐
    ▲ 예멘 수도 사나를 점령한 후티 반군들. 시아파 무슬림이 주축이다. ⓒ美폭스뉴스 보도화면 캡쳐

    테러조직 ISIS에다 알 카에다 계열 테러조직까지 가세,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예멘. 최근 예멘 내부 상황이 ‘내전 발발 직전’이라는 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자말 베노마르 유엔 예멘 특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압도 랍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의 요청으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출석해 현재 예멘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했다.

    자말 베노마르 유엔 예멘 특사는 카타르 도하에서 영상 브리핑을 통해 “현재 예멘의 상황은 내전 직전의 상황이다. 모든 당사자들이 한걸음 물러나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자말 베노마르 유엔 예멘 특사는 “(후티 반군들이) 예멘의 합법적인 정부를 무너뜨리고, 예멘을 분단시키려고 공격하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의 적극 개입이 시급하다고 보고했다.

    자말 베노마르 유엔 예멘 특사에 따르면, 시아파 무슬림이 주축인 후티 반군이 예멘 정부를 공격, 수도 사나와 북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다고 한다.

    예멘의 합법적 정부는 현재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남부 도시 아덴에 피난 중이다.

    도움을 호소하는 예멘 정부의 목소리도 점차 다급해지고 있다. 리야드 야신 예멘 외교장관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알 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반군이 공항과 도시를 점령하고, 폭격기를 이용해 임시수도인 아덴을 공격 중”이라며 주변국의 개입을 호소했다.

    리야드 야신 예멘 외교장관은 “걸프협력기구(GCCM, 걸프 일대 수니파 왕국 협의체)와 유엔 등 국제사회가 후티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 대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 예멘 특사에 이어 예멘 외교장관까지 도움을 호소하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도 개입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우드 알 파이잘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수도 리야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예멘 사태가 평화롭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걸프지역 국가들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후티 반군에게 경고했다.

    한편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들은 예멘 내부갈등이 심각해짐에 따라 주둔하고 있던 외교관과 병력들을 철수시키고 있다.

    지난 2월 예멘에서 근무하던 美외교관들이 대사관을 폐쇄하고 철수한 데 이어 해병대, 특수부대 병력들도 모두 예멘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또한 2월에 대사관을 폐쇄하고 외교관을 모두 철수시킨 데 이어 최근에는 예멘에 주둔하던 특수부대원들도 모두 철수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독일, 일본 등 다른 서방국가들도 지난 2월 대사관을 폐쇄하고 외교관들을 모두 철수시킨 상태다.

  • 최근 중동의 분쟁사례 지도. 예멘에서 '진짜 내전'이 일어나면 미국은 물론 서방진영의 중동정책은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조선닷컴 보도화면 캡쳐
    ▲ 최근 중동의 분쟁사례 지도. 예멘에서 '진짜 내전'이 일어나면 미국은 물론 서방진영의 중동정책은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조선닷컴 보도화면 캡쳐

    예멘은 1918년 터키에서 독립한 북예멘과 1967년 영국으로 독립한 남예멘이 1994년 완전 통일한 나라다. 북예멘은 자본주의 체제를, 남예멘은 사회주의 체제를 선택했다.

    예멘은 1990년 투표를 통해 통일을 했지만, 남북 지도층이 서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내전을 벌였다. 이때 자본력과 무력이 강한 북예멘이 남예멘을 강제로 합병했다. 

    흡수된 남예멘은 그러나 이후로도 북예멘이 주도하는 정부에 반발해 왔다. 특히 시아파 무슬림은 수니파 무슬림이 주축이 된 북예멘 출신 정부에 반발, 2004년부터 후티 반군을 조직해 활동했다.

    그러다 2014년 9월 후티 반군과 이들에 동조하는 군 일부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켰고, 이후 지금까지 ‘내전에 준하는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