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 위협요소는 평상시 잘 보이지도 않고, 보려 하지도 않는다” 지적
  • ▲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는 이병호 신임 국정원장. ⓒ뉴데일리 DB
    ▲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는 이병호 신임 국정원장. ⓒ뉴데일리 DB

    “국가정보원은 국가방위의 최일선에서 위험요소들이 국가 위기로 치닫지 않도록 정보활동을 해야 하는 책무를 지니고 있다. 우리 요원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늘 깨어있는, 국가안보의 예리한 촉수 역할을 다해 달라.”


    지난 19일, 이병호 제33대 국가정보원장이 취임사에서 외친 일성이다.

    이병호 신임 국정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국제 정치의 냉엄한 현실 속에서 국가안위를 위협하는 요소는 사회 구석구석에 도사리고 있고, 평상시에는 잘 보이지도 않고 누구도 보려하지 않지만 이를 관리하지 않으면 국가 위기로 치닫는다”며 국정원 요원들에게 이 같이 당부했다.

    이병호 신임 국정원장은 요원들에게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가 하는 일이 국가를 지키는 일이라는 자부심과 소명의식을 갖고, 깨어서 일해야 한다”며 요원들에게 자부심을 갖고, 24시간 깨어 있는 역할을 해줄 것도 당부했다.

    이병호 신임 국정원장은 평소 소신대로 ‘국정원의 脫정치화’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국정원은 권력기관이 아닌 순수한 안보전문 국가정보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눈을 부릅뜨고 국가안위를 살피고 일차적 대책을 세우는 일에 업무초점을 맞춰 달라.”


    이병호 신임 국정원장은 지난 20년 동안 내부에서 일어났던 지연과 학연 의식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 가족”이라며 떨쳐버리고 함께 동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제 국정원에는 지연과 학연은 없고, 열정과 헌신을 다해, 맡은 임무에 최선을 다해 일하는 국정원 직원만 있다. 우리는 ‘가족 의식’으로 뭉쳐야 한다. 국정원은 우리에게 부여된 고귀한 소명을 실현시키는 공동체로 직원 모두 ‘가족의식’을 갖고, 모든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 프로가 되어 나라를 지키는 역사적 소명을 위해 같이 가자.”


    외부로 알려진 이병호 신임 국정원장의 취임사는 이 정도다. 하지만 그가 과거 기고했던 글에서 향후 국정원의 변화를 예측해 볼 수 있다. 이병호 국정원장의 기고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월간조선’ 2013년 2월호에 쓴 글이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이 글에서 책 한 권을 소개했다. 제목은 ‘첩보의 기술(The Art of Intelligence)’, 헨리 A.크램프턴이라는 전직 CIA 요원이 쓴 책이다. 

  • ▲ 美첩보기관들은 대부분 비밀공작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공작은 CIA의 NCS를 통해 이뤄진다. ⓒCIA NCS의 모토와 이미지로 만든 바탕화면.
    ▲ 美첩보기관들은 대부분 비밀공작을 벌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공작은 CIA의 NCS를 통해 이뤄진다. ⓒCIA NCS의 모토와 이미지로 만든 바탕화면.

    ‘첩보의 기술’에는 저자가 30여 년 동안 CIA의 '국가비밀공작국(National Clandestine Service)'과 대테러 센터(CTC) 등에서 일하면서 했던 각종 비밀공작, 9.11테러 이후 변화된 안보상황에서 첩보기관과 대테러 활동, 그리고 급변하는 안보상황에 맞춰 국가자원분과(NRD)를 개혁해 엄청난 역량을 갖춘 조직으로 발전시킨 일 등이 서술돼 있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이 책과 함께 美국가정보위원회(NIC) 등의 사례를 들며, 국정원의 ‘미래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이병호 국정원장이 만약 지금까지 기고했던 글에서처럼 정책을 시행한다면, 국정원은 수 년 내에 상당히 다른 조직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