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여성에게 치마란?
    치마를 입을 수 밖에 없는 진짜 이유는?
     
    박주희 기자 /뉴포커스
  • ▲ 북한여성은 아무리 추워도 치마를 입어야 한다. (자료사진)
    ▲ 북한여성은 아무리 추워도 치마를 입어야 한다. (자료사진)
    김정은이 지난 9월 1일 새로운 방침을 내렸다.
    북한 여성들은 반드시 치마를 입어야 한다는 것.
    이를 어길 경우 법적 처벌을 가한다고 공포했다.

    치마란? 여성들이 자신들의 취향에 따라 아름다움을 장려하여 입는 것이지만,
    북한에는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봄이 되면 무조건 입어야 하는 필수품으로 전략되었다.
    남한 여성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게 옷을 입고 다닌다. 하지만
    북한은 개인 취향이 존중되지 못하고 무시된다.
    2014년 5월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 박선향 씨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바지를 입을 경우 사회주의 생활 양식에 맞지 않는다고 간주한다.
    심지어 비문화적 요소로 취급되기도 한다. 
    북한은 지리적 위치 특성상 남한보다 춥다.
    북부 지방에서는 10월에 접어들면 패딩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북한 여성들에게 치마는 불편과 추위를 동시에 가져다 줄 수 밖에 없다. 
    박씨의 증언에 의하면 북한 내 바지 단속이 심한 계절은 4월에서 11월까지다.
    김정은 방침이 떨어지면 집행 실행을 위한 규찰대가 거리 곳곳에 나타난다.
    여성들은 단속을 피해 도망다닌다.
    하지만 규찰대가 샅샅히 조사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치마를 입지 않고 다닐 수 없다. 
    다리에 상처가 있어 치마 입기를 꺼려하는 여성들도 예외는 아니다.
    규찰대에 단속 된 여성들은 단속 절차에 응해야 하고, 이름과 주소 직장 직위까지 말해야 한다.
    두 번 이상 단속되면 종전 단속 기록까지 더해져 가중 처벌 된다. 
    단속이 되면 오랜 시간을 큰 길에 서 있어야 하고, 벌금도 낸다.
    치마 단속에 걸린 여성들은 한 곳에 모여 해당 분주소로 향한다.
    보안서 교양실에서 제각기 반성문을 쓰고, 규찰대원이 목에 핏줄을 세우며 강연제강을 읽는다. 
    단속에 걸리면 여성들에게 따르는 손해가 엄청나다.
    일단 하루 종일 처벌을 받아야하니 장사를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북한 여성들은 정권이 무서워 치마를 입는 것이 아니라,
    단속 후 잃게 되는 귀중한 시간 때문에 치마를 착용한다. 
    북한 여성은 하루 일과 중 대부분을 시장에서 보낸다.
    보관소가 마땅히 없다보니 장사 짐을 등에 매고 다닌다.
    치마를 입고 짐을 매고 다니면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그래서 치마 속에 바지를 함께 입는다.
    규찰대가 오면 빠르게 바지를 걷어 올려 치마만 입은 것처럼 보이게 한다. 
    북한 여성들은 치마를 소지품처럼 가방에 넣고 다닌다.
    일단 바지를 입고 집을 나섰다가 규찰대가 보이면 바로 바지위에 치마를 입는다.
    그렇게 단속을 통과한 후에는 다시 벗어 가방에 넣는다. 
    이런 이유로 치마는 늘 가지고 다녀야 하는 필수품이 됐다.
    지금도 식구 중 외출하는 가족이 있으면 이구동성으로 치마를 넣고 가라고 말해준다.
    이웃 주민들도 길목에서 만나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규찰대가 큰 길에 있으니 치마를 입고 나가라고 조언해준다.
    북한 정권은 여성들이 치마를 입는 것은 우리식 사회주의 생활 문화라고 선전한다.
    하지만 북한 여성에게 치마는 단지 단속을 피하기 위한 '단속 회피품'일 뿐이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