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vs 비노' 관악을, '현역 출마' 성남중원 등 잡음 요소 있어
  • ▲ 새정치민주연합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양승조 사무총장)가 3일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양승조 사무총장)가 3일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공천관리위원회가 '꼼수 없는 경선'을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당내에서 일고 있는 문재인 대표의 조직·공천 관련 실무 당직자 친노 편중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공천관리위는 3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공천을 신청한 예비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4·29 보궐선거의 후보를 서둘러 확정하기 위한 잰걸음이다.

    새누리당은 이미 서울 관악을에 오신환, 성남 중원에 신상진 후보를 확정했지만 새정치연합은 2·8 전당대회와 그에 뒤이은 당직 개편 등으로 인해 아직 후보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정치연합 양승조 사무총장은 이날 예비후보 면접에 들어가기에 앞서 '꼼수 없는 경선'을 다짐했다.

    양승조 사무총장은 "이번 공천 과정에서 (당의) 변화와 단합을 실천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경선"이라며 "특정인을 배제하거나 추천하기 위한 일체의 꼼수를 부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천의무봉(天依無縫 : 바느질한 자국이 없는 선녀의 옷을 가리키는 말로, 흠이 없음을 뜻함)과 같은 심사 기준과 방법으로 후보자와 유권자의 신뢰를 모두 얻겠다"며 "공천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당력 소모를 막기 위해 (전략공천이 아닌) 절약공천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승조 사무총장이 '천의무봉' '꼼수' '절약공천'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공정한 경선과 공천을 강조한 것은, 역설적으로 이번 4·29 보궐선거 공천에서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서울 관악을의 경우 비노(非盧) 예비후보와 친노(親盧) 예비 후보가 정면으로 맞붙은 상황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평민당을 이끌던 시절부터 관악구에서 활동했던 김희철 전 국회의원과,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몸담았던 정태호 지역위원장이 공천을 다투고 있다.

    특히 정태호 위원장은 2·8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문재인 대표와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데다, 문재인 대표의 정무특보를 맡은 인연까지 있다. 최근의 당직 인선 친노 편중 논란과 함께, 공정한 공천이 이뤄질지 의구심이 커지는 이유다.

    김희철 전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달 출마 선언을 하면서 "내가 공천되는 것이 계파주의 청산의 신호탄"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김희철 전 의원은 서울 관악을이 구 통진당 후보로 단일화되면서 불가피하게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28.5%를 얻는 등 지역에서의 득표력이 확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 성남 중원의 경우 현역 의원인 은수미 의원이 공천 신청을 해 주목을 받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이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의원직 사퇴까지 각오하면서 지역구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은수미 의원은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진행된 전국 246개 지역위원회 조직 과정에서도 성남 중원 지역위원장에 도전했으나, 정환석 지역위원장에 밀려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은수미 의원의 입장에서는 배수진(背水陣)을 친 셈이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 지역위원장 경선 과정에서 패했던 은수미 의원이, 이번 공천 심사에서 이를 뒤집고 후보로 공천될 경우 잡음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환석 지역위원장과 다른 3명의 예비후보도 성남 중원 공천을 신청했다.

    광주 서구을은 지난 지역위원장 선정 과정에서 이미 잡음이 발생했던 적이 있어, 재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김하중 전 법률위원장은 광주 서구을 지역위원장 공모에 신청했다가, 권리당원 ARS 투표 과정에서 투표 인증번호(권리당원 주민등록번호)의 유출을 문제삼으며 경선에 불참한 바 있다. 당시 신기남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인증번호가 각 후보 진영에 유출됐음에도 대리투표나 부정투표의 우려가 없음을 들어 경선을 강행했고, 결과적으로 조영택 전 국회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했었다.

    이번에도 김하중 전 위원장과 조영택 전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공천을 신청함에 따라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외에도 김성현 전 민주당 광주시당 사무처장도 공천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