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융성시대 열어가는 길, 기업인들께서 대한민국의 메디치 가문이 돼주시길"
  •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 오찬'에서 구본무 LG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DB
    ▲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 오찬'에서 구본무 LG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DB


    내로라하는 거물급 총수들이 청와대에 모였다.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메세나(mecenat) 활동을 펴고 있는 기업인들을 오찬 행사에 초청했기 때문이다.

    메세나(mecenat)란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 활동이나 지원자를 뜻하는 프랑스어로, 고대 로마제국의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대신이었던 마에케나스(Maecenas)가 당대 예술가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한 데에서 유래됐다.

    다음은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재계 인사들이다. (가나다순)

    구본무 LG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일곤 대원문화재단 이사장, 김창범 한화그룹 사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손길승 SK 텔레콤 명예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사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황창규 KT 회장

    박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식사 자리를 가진 것은 지난 2013년 8월 28일 국내 민간 10대 그룹 회장단과의 오찬 간담회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기업인들에게 문화-예술-체육 분야의 투자지원 확대를 당부하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현재 우리 기업들의 문화예술 후원은 공연과 전시협찬이라는 초기 단계를 넘어 어린 예술영재 발굴과 젊은 예술가의 창작지원, 그리고 소외된 지역과 계층에게 문화의 향기를 전하는 활동까지 확대가 되고 있다. 기업의 메세나가 문화 복지로 확대되면서 우리 사회의 통합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고대 로마의 문화가 번성하고 이태리가 르네상스를 열었던 것은 마이케나스와 메디치 가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가 문화 융성의 시대를 열어가는 길에도 기업인 여러분께서 대한민국의 메디치 가문이 돼주시고 문화예술 분야의 투자와 지원을 확대해 주시길 바란다.

    모범적 메세나 활동 기업은 문화예술 후원 우수 기관으로 인정하고 문화 접대 활성화를 위해서 1% 룰도 폐지를 했고, 문화예술 강연에 참석하는 비용도 문화접대비로 인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앞으로도 문화예술 후원의 다양하고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발굴하면서 우수 메세네 사례를 널리 알리고 기업의 명예를 놓이는 방안도 꾸준히 마련해 나가겠다.

    문화예술의 꽃을 피우는 또 하나의 축제는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올림픽 등의 행사가 단순히 스포츠 행사에 머물렀었지만 지금은 세계인들이 하나가 돼서 어우러지는 글로벌 문화 이벤트로 발전해 가고 있다. 3년 후인 2018년 2월에는 평창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데, 국민의 열망과 여기 계신 기업인의 도움으로 세 번 만에 어렵게 유치한 대회다.
      
    저는 30년 전 성황리에 개최가 된 88서울올림픽과 같이 평창 동계올림픽도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세계인들이 문화로 하나가 되는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창동계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기 위해서는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정부의 행정, 재정적 지원과 함께 우리 경제계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평창 동계올림픽은 기업의 브랜드와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모처럼만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지금도 경계계에서 평창 스포츠 종목에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는데, 평창 동계올림픽이 세계인의 문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스폰서십 지원에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 드린다. 앞으로도 문화의 가치가 우리 사회 곳곳에 확산이 돼서 문화융성과 창조경제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의 든든한 파트너가 돼주시길 바란다."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 오찬'에서 사회자의 안내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DB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화체육 활성화를 위한 기업인 오찬'에서 사회자의 안내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DB


    이에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은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대한민국 구석구석으로 확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한국메세나협회의 활동이 우리나라 문화융성에 이바지하고 국격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력을 배가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박용현 이사장은 "정부에서도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국메세나협회에 참여한 기업들은 20년간 약 2조6,950억원을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문화예술이 창의성의 토대가 되며 기업의 문화예술 후원활동이 우리 사회의 문화적 역량을 높이고 문화융성을 이루는데 중요하다고 평가해왔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인수위 시절인 2013년 2월 "문화예술정책은 정부가 다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의 자율성을 높이고 민간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문화예술에 대한 후원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기업의 후원활동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26일에는 '한국메세나협회 창립 20주년'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문화의 힘이 창조의 토대가 되고 산업융합이 국가경쟁력을 이끄는 시대를 맞아 메세나는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동시에 실현하는 매우 뜻 깊은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고 치하했었다.

    이날 행사 역시 1994년 한국메세나협회가 설립된 이후 문화예술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해오고 있는 기업들을 격려하고 문화융성과 창조경제의 원동력인 문화예술에 대한 지속적인 후원을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