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서 이집트 콥트교도 21명 참수 살해 이어 폭탄 테러…튀니지서도 테러·참수
  • ▲ '마그렙(Maghreb)' 지역은 사하라 사막 북부 지역을 말한다. ⓒ英마그렙연구협회 홈페이지-마그렙리뷰 뉴스 캡쳐
    ▲ '마그렙(Maghreb)' 지역은 사하라 사막 북부 지역을 말한다. ⓒ英마그렙연구협회 홈페이지-마그렙리뷰 뉴스 캡쳐

    테러조직 ISIS가 최근 들어 이라크, 시리아 지역을 벗어나 ‘마그렙(Maghreb)’ 지역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북아프리카, 중동 각국이 초긴장하는 모습이다. ISIS 조직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들이 몰려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마그렙’ 지역은 사하라 사막과 그 주변의 북아프리카 지역을 일컫는 말이다. 이 지역에는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모리타니가 있다. 그런데 최근 이들 나라에서 ISIS가 저지르는 테러가 빈발하고 있다.

    리비아에서는 테러조직 ISIS가 이집트 콥트교도 21명을 해안가에서 참수, 살해했다. ISIS는 이들을 살해하는 영상을 지난 15일(현지시간) 온라인과 SNS를 통해 공개했다.

    지난 20일(현지시간)에는 리비아 동부 쿠바에서 3건의 연쇄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켜, 최소 45명을 살해했다고 AP통신, 알 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테러조직 ISIS는 테러를 일으킨 뒤 성명을 내고 “리비아군 작전사령부를 겨냥해 IS 전사 2명이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 ▲ 테러조직 ISIS가 지난 15일(현지시간) 공개한 이집트 콥트교도 참수살해 영상. ISIS는 최근 마그렙 지역에서의 테러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ISIS 선전영상 캡쳐
    ▲ 테러조직 ISIS가 지난 15일(현지시간) 공개한 이집트 콥트교도 참수살해 영상. ISIS는 최근 마그렙 지역에서의 테러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ISIS 선전영상 캡쳐

    테러조직 ISIS는 쿠바 지역의 한 주유소, 국회의장, 경찰총장의 자택 인근에서 폭탄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목표 가운데 주유소 테러가 가장 큰 피해를 입혔다고 한다. 테러 감시단체 SITE는 이 테러를 저지른 범인이 리비아 출신과 사우다아라비아 출신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리비아 인근 국가 튀니지에서도 ISIS의 납치,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테러조직 ISIS는 튀니지 언론인 2명을 처형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테러조직 ISIS는 이들을 살해하는 사진을 공개하고, “알라에 맞서 이 땅에 타락의 씨를 뿌렸다”며 “슈라비, 크타리에게 알라의 법을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튀니지 언론들은 테러조직 ISIS가 살해한 언론인이 2011년 재스민 혁명 당시부터 이 지역에서 활동한 탐사보도 전문기자 ‘소피엔느 슈라비’와 사진기자 ‘나드히르 크타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2014년 9월 8일 리비아 북부 아즈다비야 지역에서 실종됐다고 한다. 

    튀니지에서는 알 카에다 마그렙 지부와 연계돼 있던 테러조직 ‘오크바 이븐 나파 여단’이 ISIS에 충성 맹세를 하며, 더욱 과격한 테러를 일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4년 9월 알제리에서는 ‘준드 알 칼리파’라는, ISIS에 충성 맹세를 한 조직이 프랑스 산악인 ‘에르베 구르델’을 납치해 참수, 살해하기도 했다.

    알제리 정부는 ‘준드 알 칼리파’의 조직 두목들을 대부분 소탕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ISIS를 지지하는 무장 세력들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 파주르 리비아(리비아의 새벽)이라는 무장단체 조직원이 총격전을 벌이는 모습. 리비아 무장단체 중에는 ISIS를 지지하는 세력도 있다. ⓒ알 아크바르 보도화면 캡쳐
    ▲ 파주르 리비아(리비아의 새벽)이라는 무장단체 조직원이 총격전을 벌이는 모습. 리비아 무장단체 중에는 ISIS를 지지하는 세력도 있다. ⓒ알 아크바르 보도화면 캡쳐

    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등에서 테러조직 ISIS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득시글거리는 것도 문제다. 외신들에 따르면, 테러조직 ISIS에 가담한 튀니지 사람이 3,000명을 넘는다고 한다.

    리비아, 알제리 등에서도 ISIS에 가담하기 위해 이라크, 시리아로 향한 사람의 수가 수백 명을 넘어섰다. 특히 리비아의 경우 ISIS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주요 도시를 점령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리비아 시트르 지역을 점령, ISIS가 지배한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2011년 초 ‘재스민 혁명’으로 민주주의 체제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마그렙 지역에서 이처럼 테러조직 ISIS를 지지하는 세력들이 발호하는 것은 ‘재스민 혁명’이 당초 서방 진영에서 본 것과는 달리 무슬림 근본주의 세력들이 주도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마그렙 지역과 아라비아 반도 주변 국가들에는 ‘이슬람 통일’을 목표로 내건 조직들이 여럿 있다. 이들 가운데 이집트에 뿌리를 둔 ‘무슬림 형제단’은 그 세력이 가장 크다.

    ‘무슬림 형제단’은 이집트 정치철학자 ‘사이드 쿠틉’의 주장을 받아들여, 매우 과격한 ‘이슬람 통일주의’를 신봉하고 있는데, 이들의 주장을 더욱 발전시켜 나타난 테러조직이 바로 ‘알 카에다’와 ‘ISIS’다.

  • ▲ 리비아 시트르 지역을 점령한 뒤 카 퍼레이드를 벌이는 ISIS. ⓒ테러조직 ISIS 선전영상 캡쳐
    ▲ 리비아 시트르 지역을 점령한 뒤 카 퍼레이드를 벌이는 ISIS. ⓒ테러조직 ISIS 선전영상 캡쳐

    북아프리카 인구 대다수를 차지하는 마그렙 지역 수니파 무슬림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독재정권에 시달려 온 데다 자신들과 같은 ‘이념’을 내세우는, ‘힘 있는 조직’ ISIS에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특히 테러조직 ISIS가 親서방적인 군사 정권과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을 곤란하게 만드는 모습에 반해 직접 가담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테러 감시단체와 외신들의 지적이다.

    현재 미국과 NATO, GCC(걸프만 협력기구) 국가를 중심으로 결성된 국제동맹군이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습하고 있다. 하지만 ‘뿌리’ 자체가 없는 테러조직 ISIS는 상황이 여의치 않아지면 마그렙 지역으로 ‘본거지’를 옮길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마그렙 지역과 1,000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난민으로 위장한’ 테러조직 ISIS의 공격에 그대로 노출되는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된다. 유럽과 마그렙 지역 국가들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때문에 마그렙 지역과 아라비아 반도 국가들은 테러조직 ISIS가 마그렙 지역으로 세력을 넓히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 ▲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테러조직 ISIS가 마그렙 지역을 장악한 뒤에는 자신들을 노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탈리아 '레이트뉴스 24' 보도화면 캡쳐
    ▲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테러조직 ISIS가 마그렙 지역을 장악한 뒤에는 자신들을 노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탈리아 '레이트뉴스 24' 보도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