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신해 결정하라고 국회 보냈더니, 못하겠다고 국민에게 다시 보내?"
  •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여부를 여론조사 결과에 맡기자고 주장하면서 말바꾸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제1야당 대표가 국회 표대결을 통해 해결해야 할 정치적 결정권을 망각한 채 중요한 의사결정을 제멋대로 해결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 대표가 공동 여론조사를 제안한 배경에는 이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거세다는 점을 고려해, '국민 뜻'이라는 명분을 빙자해 정부여당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여론조사를 민심의 흐름을 읽어보는 참고자료가 아니라 절대적인 정치적 결정 기준으로 삼자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에 반하는, 정당의 존립의미를 훼손할 수 있는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해 기초의원 무(無)공천 당론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50% 반영하기도 했다. 당내 주요 현안을 결정조차 여론조사에 의지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친노 강경파 세력은 지난 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론조사 사전투표 실시 하루 전 '룰 변경'에 나서면서 당내로부터 반칙행위를 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문 대표의 NLL대화록 발언도 회자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13년 6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과 관련,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원본을 열람해 'NLL포기' 발언이 사실이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여야 정치권이 '대화록 원본' 찾기에 발 벗고 나서자 문 의원은 "이제 논란을 끝내자"고 황당한 주장을 했다. 당시 여당은 물론 당내 의원들조차 문 의원의 말바꾸기 행태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장난치나. 이제 와서 덮자고요? 그렇다면 회의록 공개를 위해 지난 몇 주 동안 300명의 헌법기관이 벌인 개헌선을 훌쩍 넘는 퍼포먼스는 무엇이었던가?"라고 개탄했다.

김 의원은 또 "아무리 생각해도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돼 멍하니 지붕을 쳐다보게 됐다"며 "그 많던 막말은 어디로 갔고, 정계은퇴의 비장함은 어디로 숨었느냐"고 따졌다. 

김진태 의원은 지난 13일 문 대표를 정면 겨냥 "문재인, 이완구 여론조사하자구? 역시 문재인 답다. 국민을 대신해 결정해 달라고 국회로 보냈더니 못하겠다고 국민에게 다시 보내?"라면서 "새민련 해산할지부터 여론조사 해보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