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이라크 정부 주최하는 ‘국제방위산업 전시회(FIDSAE)’ 참가 위해 바그다드로
  • 테러조직 ISIS가 시리아 국경을 통해 이라크로 진입한 뒤 이동하는 모습. ⓒISIS 선전영상 캡쳐
    ▲ 테러조직 ISIS가 시리아 국경을 통해 이라크로 진입한 뒤 이동하는 모습. ⓒISIS 선전영상 캡쳐

    테러조직 ISIS가 활동하는 무대는 이라크 주요 지역과 시리아 북부. 이곳에서 활동하다 ISIS에게 인질로 붙잡힌 외국인의 수는 알려진 것만 최소 3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방산업체들이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는 3월 초 이라크 바그다드로 대거 몰려갈 계획이라고 ‘뉴스1’이 11일 보도했다.

    ‘뉴스1’에 따르면, 한국 방산업체들은 3월 초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열리는 ‘국제방위산업 전시회(FIDSAE)’에 참가하기 위해 이라크 방문을 신청했다고 한다.

    이라크 정부 주최로 열리는 이 방산전시회는 2012년 처음 열렸다. 첫 전시회 당시 한국에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삼성SDS, LIG넥스원 등 18개 업체가 참석했으며, 2014년에는 KAI, 한화, 삼성탈레스, 타타 대우, S&T모티브 등이 참가했다고 한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이 전시회가 이라크 정부가 필요로 하는 무기들을 직접 세일즈 할 수 있는 기회이며, 이라크 정부가 한국제 소총 등 화기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참가를 강행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 또한 2007년 이후 이라크에 대해서는 여행금지조치를 했지만, 이 전시회 참가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해 왔다고 한다.

  • 이라크 보안군. 오는 4월 테러조직 ISIS와 지상전을 벌일 주역이다. ⓒ뉴질랜드 군사 커뮤니티 화면 캡쳐
    ▲ 이라크 보안군. 오는 4월 테러조직 ISIS와 지상전을 벌일 주역이다. ⓒ뉴질랜드 군사 커뮤니티 화면 캡쳐

    하지만 한국 정부는 2014년 하반기부터 이라크 전역을 휩쓸고 있는 테러조직 ISIS의 위협 때문에 전시회 참가 요청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테러조직 ISIS가 한국 업체에서 이라크에 무기를 공급하는 사실을 알면, 한국인도 ISIS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방산업체들을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은 “방산업체의 이라크행 만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외교부로 직접 하달된 지시”라며,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만약 방산업체가 이라크에 간다 해도 외부에는 노출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뉴스1’은 익명의 방산업계 관계자를 인용 “전시회 참가 인원을 최소화해서 극비리에 다녀온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청와대와 외교부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어 보인다. 현재 이라크 지역은 바그다드 등 일부 주요도시를 제외한 곳곳에서 테러조직 ISIS와 지지세력들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외국인이라면 기자, 구호단체 직원, 민간 기업인을 가리지 않고 납치해 몸값을 뜯어내거나 살해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동양인은 눈에 가장 잘 띄기 때문에 자주 표적이 된다는 게 해외 보안업체들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방산업체를 포함, 한국 기업들은 해외 위험지역에서 활동할 때 직원의 안전 '따위'는 무시하고, 보안인력은 거의 채용하지 않고 있어, 테러조직들에게는 좋은 '먹이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