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 필리핀 민다나오 '금광사업 차' 방문했다 현지인에 납치돼 15일 감금
  • ▲ 필리핀에서 또 한국인이 납치됐다 보름 만에 풀려났다. 한국인이 납치된 곳은 '특별여행경보'가 발령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이다. ⓒSBS 보도화면 캡쳐
    ▲ 필리핀에서 또 한국인이 납치됐다 보름 만에 풀려났다. 한국인이 납치된 곳은 '특별여행경보'가 발령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이다. ⓒSBS 보도화면 캡쳐

    ‘국적만 한국인’으로 불리는 이자스민 의원의 조국 필리핀에서 또 한국인이 납치됐다 풀려났다.

    외교부는 4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에서 50대 한국 남성이 현지인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보름 만에 풀려났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이날 “지난 1월 19일 필리핀 민다나오 카가얀데오로 인근에서 피랍된 한국 국민 1명이 3일 오후 11시 30분경 풀려났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풀려난 한국 남성의 안전을 확인, 한국 정부에 알려왔다고 덧붙였다.

    이 남성은 지난 1월 19일 필리핀 민다나오 서부 라나오 델 수르 지역에서 차를 타고 가던 중 총기로 무장한 필리핀인들에게 납치당했다.

    이 한국 남성은 마닐라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 당시 금광 사업 때문에 민다나오 카가얀데오로 지역을 찾았다고 한다.

    필리핀인 괴한들은 이 남성의 부인에게 연락, 거액의 몸갑을 요구하며 “몸값을 보내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필리핀 경찰은 협상 전문가를 포함한 전담팀을 구성해 필리핀인 납치범들과 협상을 벌였고, 보름 만에 풀려났다는 것이 외교부의 이야기다.

    외교부의 설명을 살펴보면, 이미 1월 25일 ‘한국인 즉시 대피권고령(특별여행경보)’을 내렸을 정도로 위험한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을 찾은 이유는 ‘금광 사업’이라는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 ▲ 안산환전소에서 살인강도사건을 저지른 범인들. 이들도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필리핀인 현지처와 함께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납치살해극을 벌이다 검거돼 국내로 송환됐다. ⓒ관련 지명수배 전단 캡쳐
    ▲ 안산환전소에서 살인강도사건을 저지른 범인들. 이들도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필리핀인 현지처와 함께 한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납치살해극을 벌이다 검거돼 국내로 송환됐다. ⓒ관련 지명수배 전단 캡쳐

    필리핀 남부지역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범죄자가 몰리는 ‘우범국가’로도 유명하다. ISIS에 충성맹세를 한 테러조직과 반군도 있다.

    여기서 살펴야 할 점은 한국인도 매년 100만 명 이상이 필리핀을 찾는다는 점. 이 가운데 유학생, 관광객도 있지만, 한국에서 불법을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도주하는 사람도 매우 많다.

    한국에서 도주한 범죄자들 중 사기꾼들은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금광투자 사기극’이다.

    필리핀에서는 금광개발을 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때 거액의 허가비용이 필요하다. 또한 개발 후 수익을 올리는 데는 최소한 5~7년이 걸린다는 게 현지 교민들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일부 한국인은 “몇 달 뒤에 투자액의 몇 배를 주겠다”는 사기꾼의 감언이설에 속아 위험한 지역을 방문하는 경우가 꽤 있다는 것이다.

  • ▲ 필리핀에서 한국인 범죄단에게 납치살해된 한국인 피해자 가족들.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는 말에 오열하고 있다. ⓒ채널A 관련보도 화면 캡쳐
    ▲ 필리핀에서 한국인 범죄단에게 납치살해된 한국인 피해자 가족들.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는 말에 오열하고 있다. ⓒ채널A 관련보도 화면 캡쳐

    한국인 범죄자가 연루된 사건은 최근에도 또 있었다. 지난 1월 27일 마닐라 인근에서 필리핀인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나흘 만에 풀려난 부산 출신 한국 남성 4명도 필리핀 현지에서 운영하는 ‘불법 도박 사이트’에 투자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봉변을 당했다. 

    한국 사회에서는 필리핀을 세부, 보라카이, 팔라완, 바기오 등 환상적인 경치를 즐길 수 있고, ‘영어가 통하는 관광국가’ 정도로 생각하지만, 현실은 한국인을 ‘봉’ ‘호구’로 보고 노리는 범죄자 수십만 명이 득시글거리는 ‘위험지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