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이희호~조경태~안철수~정세균까지 거론하며 文 포위망
  •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앞서 문재인·이인영·박지원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인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공
    ▲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앞서 문재인·이인영·박지원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인사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야권의 심장' 호남에서 박지원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정면 충돌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2·8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 지역에서 처음 열린 18일 전남 화순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는, 친노(親盧)와 호남의 관계가 화두에 올랐다.

    문재인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호남 정치의 위기는 우리 당이 호남의 기득권이 됐기 때문"이라며 "호남에서 아무리 밀어줘도 바깥에 나가서는 자꾸 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남의 요구는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전국에서 이기라는 것"이라며 "그 역할만큼은 내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자임했다.

    문재인 후보는 친노 계파의 전횡에 대한 호남의 정서를 고려한 듯 이 부분에도 연설에서 신경을 썼다.

    그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다"라며 "계파 논란은 내가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후보는 친노 계파의 호남 홀대를 정면으로 거론하며, 문재인 후보의 아픈 부분을 찔렀다.

    박지원 후보는 "우리 당은 호남의 지지를 너무나도 당연시 여긴다"며 "지금까지 친노가 독점을 하고 지난 공천도 친노가 다했지만, 그러한 것을 반성하지 않고 당권도 대권도 모두 거머쥐겠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노무현 때는 부산 정권이라고 하고, 부산 강연에서는 영남 대표가 돼야 한다는 것이 바로 지역주의"라며 "우리 호남은 언제까지 표만 주고 참고 있어야 하느냐"고 전남 대의원과 당원들의 심정에 불을 질렀다.

    박지원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DJ의 배우자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조경태·안철수·정세균 의원의 이름을 거론하며 반문(反文) 포위망 구축에 나섰다.

    그는 "어제 아침 이희호 여사가 전화를 주셨다"며 "조경태 의원이 다녀가면서 '박지원의 당선을 위해 전국을 열심히 뛰겠다'고 했으니 (당대표에) 당선될 것이라 했다"고 전했다.

    또, 좌중을 가리키며 "지금 이 자리에는 우리 당의 대권 후보를 생각하는 안철수 대표와 정세균 대표가 모두 나와 있다"며 "문재인 후보가 당권을 잡는다면 이 대권 후보들이 견딜 수 있겠느냐"고 부르짖었다.

    '호남의 사위'로 여전히 이 지역에서 지지율이 높은 안철수 의원과, 호남 지역에서 탄탄한 권리당원 조직을 보유하고 있는 정세균 의원 또한 문재인 후보의 당권 장악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간접적으로 언급함으로써 비노(非盧) 성향의 표심을 확실히 가져오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한편 새정치연합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이날 전남 화순에서 연설회를 마친 뒤에는 광주로 이동해, 김대중컨벤션센터 4층에서 합동연설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