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해커그룹 소행 추정…무슬림 만평가들 ‘이스라엘’ 문제 내세워 서방 비난
  • 무슬림 해커 그룹에 해킹당한 한 프랑스 사이트. ⓒ우크라이나 보안매체(news.pn) 보도화면 캡쳐
    ▲ 무슬림 해커 그룹에 해킹당한 한 프랑스 사이트. ⓒ우크라이나 보안매체(news.pn) 보도화면 캡쳐

    지난 7일부터 9일 사이 일어난 프랑스 테러 이후 숨죽이고 있던 전 세계 무슬림 진영이 서서히 ‘반격’에 나서는 분위기다.

    프랑스에서는 1만 9,000여 개의 사이트가 해킹을 당했으며, 아랍 지역 무슬림 만평가들은 ‘샤를리 엡도’ 추모에 반발하며, ‘이스라엘’ 문제를 내세워 서방진영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사이버 대책기구는 14일(현지시간), ‘샤를리 엡도’ 테러가 일어난 7일 이후 지금까지 프랑스 정부기관부터 대학, 동네 소규모 가게들의 홈페이지가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당국은 이 해킹 공격이 무슬림 해커 그룹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킹을 당한 홈페이지 대부분에 “알라만이 유일신” “프랑스에 죽음을” “샤를리에 죽음을” 등의 문구로 도배가 돼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보안업체 전문가들을 인용, “지금까지의 해킹은 수준 높은 공격이 아니라 무차별적인 파괴행위에 가깝다”면서 “조직적인 단체의 소행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프랑스 보안전문가들은 지난 14일 북아프리카 출신의 ‘사이버 지하디스트’들이 “내일부터 더 적극적인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한 점을 들어 향후에는 더욱 정교하고 위험한 사이버 공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많은 홈페이지가 해킹을 당했지만, 프랑스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이렇다할 대응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 '샤를리 엡도' 테러에 대한 애도 분위기에 반발, 무슬림 진영과 좌파 진영에서는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구호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JTBC 관련 보도화면 캡쳐
    ▲ '샤를리 엡도' 테러에 대한 애도 분위기에 반발, 무슬림 진영과 좌파 진영에서는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구호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JTBC 관련 보도화면 캡쳐

    프랑스 전역의 홈페이지가 무차별 공격을 받고, SNS에서는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문구가 확산되는 가운데 아랍 지역 무슬림 만평가들은 프랑스가 말하는 ‘표현의 자유’가 ‘이중잣대’라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영국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아랍 국가에서 나오고 있는 만평을 소개하며, “무슬림 만평가들이 ‘샤를리 엡도 테러’에 대해 반격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이 소개한 아랍 국가의 만평들은 주 소재가 ‘이스라엘’을 바라보는 서방 국가의 시각이 편향되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가디언’이 소개한 요르단의 유명 만평가 그린 그림, 아랍어 뉴스 사이트의 만평, 알 자지라의 만평 등은 모두 서방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편을 들며, 무슬림의 목소리와 요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식의 표현을 담고 있다.

    일부 만평은 서방 국가들의 주장에 동조하며,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을 탄압하는 자국 지도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을 담기도 했다.

    한편 ‘르몽드’ 등 프랑스 일부 매체들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타인의 종교를 조롱할 권리는 없다. 표현의 자유라도 제한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소개하거나, “나는 샤를 리가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는 프랑스 내 무슬림들의 주장을 소개하고 있다.

    이 같은 프랑스 상황에다 아랍 국가를 중심으로 무슬림 진영에서 서방 국가를 비난하는 만평을 내놓기 시작하자, 유럽 일각에서는 “무슬림의 반격이 시작됐다”고 평가한다. 

    일부 사람들은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을 시작으로 서방 진영과 무슬림 진영 사이의 대립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첨예해지는 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