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 남짓 어린이가 ‘글록’ 권총으로 러시아 FSB 요원 추정 남성 2명 처형
  • 테러조직 ISIS의 새 처형영상 ⓒ알 하얏트 미디어 캡쳐
    ▲ 테러조직 ISIS의 새 처형영상 ⓒ알 하얏트 미디어 캡쳐

    프랑스 테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학살을 일삼는 테러조직 ISIS가 새 ‘처형 영상’을 공개했다.

    이슬람 수니파 살라피스트 테러조직 ISIS는 13일(현지시간) 자신들의 선전 매체 ‘알 하얏트 미디어(Al-Hayat Media)’에 7분 30초 길이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이 시작되면 두 명의 백인 남성이 등장한다. ISIS는 이 남성들을 가리켜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 스파이라고 주장한다. FSB 요원으로 지목된 남성들은 차례대로 “우리는 FSB로부터 ISIS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 조직원들을 사살하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말한다.

    첫 번째 남성은 자신의 이름을 마마예프 잠블랏(Mamayev Jambulat)이라고 밝힌다. 그는 자신이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났으며, 왜 ISIS가 카자흐스탄 소년병을 시켜 처형하는지 설명한다.

    두 번째 남성은 자신의 이름이 아시모프 세르게이 니콜라예비치(Ashimov Sergey Nikolayavich)이며, ISIS 조직 지도부를 암살하기 위해 러시아 정보국에서 보냈다고 말한다. 이 일을 하면서 러시아 정보국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한다.

  • 일부 매체는 이 소년이 카자흐스탄에서 ISIS의 소년병 훈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알 하얏트 미디어 캡쳐
    ▲ 일부 매체는 이 소년이 카자흐스탄에서 ISIS의 소년병 훈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알 하얏트 미디어 캡쳐

    장면이 바뀐 뒤 ISIS 조직원이 오른쪽에 열 살 남짓으로 보이는 남자 어린이를 세워놓고 있다. 이들 앞에는 러시아 FSB 요원으로 지목된 남성 2명이 회색 점프수트(위아래가 붙은 원피스형 옷)를 입은 채 무릎을 꿇고 있다.

    ISIS 조직원 옆에 선 어린이는 손에 ‘글록’ 권총을 들고 있다. ISIS 조직원은 다른 ‘처형 동영상’에서도 그렇듯 이슬람 율법에 대해 설교한 뒤 서방 세계를 향해 협박한다.

    이후 어린이는 무릎을 꿇은 백인 남성들의 뒤통수에 대고 총을 쏘는 사진이 나온다.

    잠시 후 러시아 FSB 요원으로 지목된 백인 남성들이 숨진 모습을 보여주며, 영상은 이 어린이가 '총살'을 집행한 뒤 웃는 모습과 함께 짧막한 인터뷰 내용을 자막으로 보여준다. “나중에 커서 이단자들을 처단하고 싶다”는 내용이다.

  • 총을 맞고 쓰러진 남성. 소년은 뒤통수에 대고 권총을 쏜 것으로 보인다. ⓒ알 하얏트 미디어 캡쳐
    ▲ 총을 맞고 쓰러진 남성. 소년은 뒤통수에 대고 권총을 쏜 것으로 보인다. ⓒ알 하얏트 미디어 캡쳐

    열 살 남짓한 어린이가 권총으로 사람을 쏴 죽이는 영상이 공개되자 전 세계 언론들은 ISIS의 잔혹함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 어린이가 일전에 ISIS가 공개한 선전 영상에도 카자흐스탄에서 훈련 중인 ‘소년병’으로 나온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ISIS는 이라크와 시리아 점령지역에서 무슬림이 아닌 사람들은 학살하거나 인신매매하고, 무슬림인 경우에도 10대 청소년들을 납치해 ‘소년병’으로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자흐스탄 현지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에서 ISIS에 합류하기 위해 떠난 사람이 250여 명이며, 키르기스탄 100여 명, 타지키스탄 190여 명, 투르크메니스탄 360여 명, 우즈베키스탄에서는 500여 명 이상이 ISIS에 합류하기 위해 시리아로 갔다고 한다.

    한편, 영상이 공개된 이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는 이들이 정보요원인지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소련 체제가 붕괴된 이후 거대정보기관인 연방보안위원회(KGB)를 해외정보국(SVR)과 연방보안국(FSB)으로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연방보안국(FSB)은 주로 국내 안보를 담당하지만, '국가의 적'을 처리해야 할 경우에는 해외에도 요원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