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권 부산청장 '감싸기' 논란에 '진퇴양난'
  • ▲ 9일 권기선 부산지방경찰청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폭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 사진 연합뉴스
    ▲ 9일 권기선 부산지방경찰청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폭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 사진 연합뉴스

    서열 공동 2위인 치안정감의 ‘욕설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경찰조직이, ‘갑질 논란’으로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파문의 진앙인 권기선(51, 경찰대 2기) 부산지방경찰청장은 9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5번이나 고개를 숙였지만, 싸늘한 여론은 돌아설 줄 모르고 있다.

    오히려, 권 청장의 ‘욕설파문’은 ‘부천 백화점 갑질모녀’와 ‘대전 갑질 립스틱녀’, ‘위메프 인턴 11명 전원 해고’와 맞물리며, 파장이 더욱 더 커지고 있다.

    게다가 경찰청이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했으면서도, ‘경고’만으로 사건을 마무리하면서, 한 시민단체가 권 청장을 모욕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비난 여론이 식지 않고 있다.

    정치권도 권 청장의 행위를, ‘갑의 횡포’로 규정하고 철저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어, 권 청장은 물론 사건을 ‘엄중 경고’ 차원에서 무마하려한 경찰청이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해당 논란은, 지난 7일 부산지방경찰청 간부회의에서 A총경이 권 청장으로부터 도를 넘는 심한 폭언과 욕설을 들었다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경찰청 진상 조사에 따르면, 권 청장은 A총경에게 보고서 제출이 늦다는 이유로 소리를 지르며 ‘개XX’ 등의 욕설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 청장은 평소에도 부하 직원에게 욕설을 일삼아 온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로 인해 다른 간부들도 불만을 나타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권 청장은 ‘욕설파문’이 불거지자,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소통하며 일하자는 취지였다”며 “욕심이 앞서 과한 발언을 했다”고 1차적으로 해명했다.

    그러나 권 청장이 경북경찰청장 재임때도 직원들에게 심한 욕설을 해 반발을 샀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권 청장의 해명은 오히려 논란만 가중시키는 꼴이 됐다.

    결국, 권 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의 언행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고쳐나가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번 일로 경찰청장으로부터 엄중한 경고를 받았다”며, “이를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며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청장은 “자숙의 시간을 가지면서 제 잘못된 습관을 바로 잡겠다. 조직 운영 방식을 바꿔가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믿고 지켜봐 주신다면 낮은 자세와 따뜻한 마음으로 동료들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존중하면서, 부산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