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모녀, 대리기사 폭행 세월호 유가족, 땅콩회항 조현아 모두 “내가 뭘 잘못했는데”
  • ▲ 기자들 앞에서 고개 숙인 조현아 前대한항공 부사장. 그의 조부였다면, 기자들이 고개를 숙였을 것이다. ⓒ뉴데일리 DB
    ▲ 기자들 앞에서 고개 숙인 조현아 前대한항공 부사장. 그의 조부였다면, 기자들이 고개를 숙였을 것이다. ⓒ뉴데일리 DB

    지난 9월 17일, 김현 새민련 의원과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 기사를 폭행한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 유가족 일부, ‘땅콩회항’의 조현아 前대한항공 부사장, 부천 중동 현대백화점의 ‘갑질 모녀’, 지난 7일 언론에 보도된 서울 중구 한 마트의 ‘갑질 여성’, 그리고 8일 YTN에 보도된 ‘대전 롯데백화점 갑질녀’ 사건과 대표적인 ‘갑질 사업체’인 위메프의 인턴 해고 사건.

    이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갑질 논란’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갑질’을 한 사람들은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면 거의 비슷한 주장을 한다는 점이다.

    “나도 피해자다” 또는 “내가 뭘 잘못했는데”

    앞서 언급한 사람들이 과연 ‘피해자’일까.
    이들에게 ‘왜 피해자인지 설명하라’고 말하면 뭐라 대답할까. 


    정형화된 갑질의 순서
    “내가 누군지 알아?” “나도 피해자야” “내가 뭘 잘못했는데”


    2014년 9월 17일 오전 0시 40분 무렵, 여의도의 한 술집 앞에 경찰이 출동했다. “대리기사가 여러 사람에게 폭행당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기 때문이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대리기사는 심하게 얻어맞은 게 분명해 보였다. 경찰에 신고를 하거나 폭행을 말리던 행인들도 얻어맞았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대리기사와 얻어맞은 행인 2명만 경찰서로 데리고 가서 조사를 했다.

    아침이 되자, 대리기사를 폭행한 사람은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 가운데 일부이고, 이 술 자리에는 김 현 새민련 의원도 함께 있었다는 언론 보도가 쏟아졌다.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에 유가족들은 “오히려 우리가 더 얻어맞았다. 우리가 피해자”라며 안산 모 병원에 입원했다. 한 사람은 이빨 6대가 부러졌고, 다른 사람은 팔이 부러졌다고 주장했다. 김 현 새민련 의원은 ‘대리기사 폭행’에 자신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 ▲ 대리기사 폭행 사건 직후 세월호 유가족들은 "우리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곧 주변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실이 드러났다. ⓒTV조선 뉴스쇼 판 보도화면 캡쳐
    ▲ 대리기사 폭행 사건 직후 세월호 유가족들은 "우리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곧 주변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사실이 드러났다. ⓒTV조선 뉴스쇼 판 보도화면 캡쳐

    하지만 사실은 곧 드러났다.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들은 여의도에 있는 성모병원으로 가서 “입원하겠다”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간호사와 응급실 당직 의사들에게 큰 소리를 치며, “내 소속이 어딘지 아느냐” “레지던트 말고 전문의 불러와” 등의 ‘갑질’을 했다는 게 드러났다.

    이들의 ‘부상’도 ‘대리기사 폭행’과는 관계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현 새민련 의원 또한 대리기사를 향해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등의 ‘갑질’을 한 게 드러났다.

    이들 모두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들이 뭘 잘못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땅콩 회항’으로 온갖 비난을 받고 있는 조현아 前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 12월 8일 국토부의 첫 조사를 받고 난 뒤에 여 모 상무에게 “내가 대체 뭘 잘못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매뉴얼을 숙지하라고 나무란 게 잘못이냐”는 게 설명이었다고 한다.

    조현아 前부사장은 계속 “억울하다”며 여 상무에게 “사태를 잘 수습하라”고 지시했다. 여 상무는 이후 국토부 조사관과 함께 문제가 있는 정황을 덮으려다 들통이 나 구속됐다. 조현아 前부사장도 구치소로 들어가게 됐다.

  • ▲ 모든 언론들이 백화점, 마트에서 '갑질' 장면을 찾게 만든 부천 중동 현대백화점의 '갑질 모녀' 사건 사진. 이들도 처음에는 "우리가 피해자"라고 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는 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모든 언론들이 백화점, 마트에서 '갑질' 장면을 찾게 만든 부천 중동 현대백화점의 '갑질 모녀' 사건 사진. 이들도 처음에는 "우리가 피해자"라고 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는 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지난 12월 27일 부천 중동 현대백화점에서 난동을 부렸던 ‘백화점 모녀’는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우리는 잘못이 없다. 폭행은 없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심지어 “오히려 우리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도 이들의 주장을 거들었다.

    그 중에서 엄마의 경우에는 기자들을 만나 자신의 주장을 편 뒤 “억울하다”며 울면서 쓰러져 119 구급차에 실려 병원 응급실로 갔다. 이 모습은 지난 5일 방영된 SBS뉴스에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7일, 피해자인 주차요원이 경찰 진술을 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경찰은 ‘백화점 모녀’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12월 26일 서울 중구의 한 마트에서 ‘갑질’을 하던 38살 박 모 씨 또한 비슷했다.

  • ▲ 지난 12월 26일에는 서울 중구의 한 마트에서 갑질하던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SBS 뉴스화면 캡쳐
    ▲ 지난 12월 26일에는 서울 중구의 한 마트에서 갑질하던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SBS 뉴스화면 캡쳐

    박 씨는 마트에서 “휴대전화가 작동되지 않는다”며 교환을 요구하다, 직원이 “제조사 AS센터에 가보시는 게 좋겠다”고 하자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난동을 피우기 시작했다.

    박 씨는 마트 보안직원이 자신을 제지하자 그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고래고래 고함을 치고 욕을 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 모습은 지난 7일 SBS 뉴스를 통해 공개됐다.

    마트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조사한 결과 박 씨는 자신의 주장과는 달리 ‘VIP’도 아니고, 현재 어린이집 보육교사를 하고 있는 평범한 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 ▲ 8일에는 대전 서구 괴정동 롯데백화점 3층에서 난동을 피우던 여성의 모습이 보도됐다. ⓒYTN 뉴스화면 캡쳐
    ▲ 8일에는 대전 서구 괴정동 롯데백화점 3층에서 난동을 피우던 여성의 모습이 보도됐다. ⓒYTN 뉴스화면 캡쳐

    8일 YTN이 보도한 대전 서구 괴정동 롯데백화점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5일 오후 7시쯤, 대전 롯데백화점 3층에서 40살 여성 K씨가 제품 교환을 요구하다 거절당했다. 직원이 살펴보니 옷에 립스틱이 묻어 있었던 것이다.

    K씨는 자신의 ‘과실’이 드러나자 반말과 쌍욕을 섞어 항의하면서 남자 직원(36)의 뺨을 때리며 옷을 집어 던지는 등 행패를 부렸다. 결국 K씨는 새 옷으로 교환해 갔다고 한다.

    이런 K씨의 행패는 사흘 뒤 ‘방송’을 타게 됐다. 만약 경찰이 수사를 하게 되면, 이 여성도 그러는 것 아닐까.

    “사실은 내가 피해자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억울하다.” 


    ‘갑질’ 갑작스럽게 늘어났다?
    아니! 오히려 나아진 것


    일각에서는 “왜 요사이 갑자기 ‘갑질’이 이렇게 많아진 것이냐”고 묻는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지금은 그나마 나아졌기 때문에 언론이 보도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

    언론에 ‘갑질’이 본격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3~4년 전.

    그 사이 자신의 회사 앞에서 시위를 하던 탱크로리 기사를 불러 “한 대당 100만 원”이라며 야구 방망이를 휘두른 ‘마이티 앤 메인’의 최철원 대표 사건, 포스코 계열사 임원의 ‘기내식 황제라면 사건’,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에서 로비 지배인의 뺨을 때린 ‘갑 제과점 오너 사건’, 남양유업의 ‘욕설하는 갑질 사원’ 사건 등이 터진 것이다.

  • ▲ 우리 국민들에게 엄청난 경각심을 준 사건이 '황제 기내식 라면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패러디한 그림.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 우리 국민들에게 엄청난 경각심을 준 사건이 '황제 기내식 라면 사건'이다. 당시 사건을 패러디한 그림.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그렇다면 그 이전에는 왜 이런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던 걸까. 가장 큰 이유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언론’ 자체가 ‘슈퍼 갑’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스스로가 ‘갑’인데 ‘갑질’을 까발리고 비판하는 것은 멋쩍었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제 언론은 더 이상 ‘갑’이 아니다.

    SNS만큼의 속보성도, 전문 블로거 수준의 전문성도, 학자만큼의 권위도, 재외 한국인들만큼의 현장 정보도, 기업만큼의 정보수집력도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최근 SNS가 활성화되면서 언론들이 서서히 제 자리를 찾아가면서, 이런 ‘갑질’의 문제도 제기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언론들이 비행기, 백화점, 마트 등에서 벌어지는 ‘을’과 ‘을’ 사이의 ‘갑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과거에는 ‘갑질’하면 주로 재벌가나 고위층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틀’에서 벗어났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갑질’에 대한 문제제기는 좋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더 위험한 갑질’도 있다. 바로 ‘약자’라는 레테르를 붙인 사람들의 ‘갑질’이다. 


    ‘사회적 약자’라는 무시무시한 무기


    ‘사회적 약자’. 일반인들도 이 말을 널리 쓰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 이후였다. 1999년 정부가 ‘군 가산점 폐지’를 결정하면서 모든 국민이 알게 됐다. 당시 ‘군 가산점’을 폐지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사회적 약자의 희생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후 지난 15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된 세력 중 하나가 ‘집단화한 사회적 약자들’ 또는 ‘집단으로 규정한 사회적 약자 계층’이었다.

    여성단체, 철거민연합, 노점상연합, 외국인 노동자 단체 등과 ‘세월호 단원고 유가족 모임’이 이러한 단체이고, 심신장애를 가진 사람들, 한국 거주 외국인, 여성, ‘자칭 진보’, 운수업 종사자, 노점상, 해고 근로자 등이 한국 사회가 규정한 ‘사회적 약자 계층’에 속한다.

    이런 분류와 규정은 사실 ‘자칭 진보’라는 이들이 주도해 만든 것이다. ‘자칭 진보’는 지금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기 보다는 자신들이 배운 ‘이론’에 ‘현실’을 집어넣는 ‘나만의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우리 사회를 자신들이 배운 이론에 따라 분류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는 무조건 옳다’는 이상한 논리를 우리 사회에 주입시키기 시작했다. 美공화당의 ‘티 파티’를 주도한 마이클 프렐이 책에서 설명한, 그 ‘언더도그마’ 현상이다.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강자’에 대한 비난과 비판은 많았지만 ‘사회적 약자’로 보이는 사람들은 불법을 저지르건 타인에게 피해를 주건 “그래도 저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니까”하는 논리를 들이대며 그들이 저지른 행동은 무조건 용서하도록 강요했다. 이런 ‘사회적 약자’가 만약 죽기라도 하면, 대통령도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정도로 사회정의가 왜곡됐다.

    이것을 본 약삭빠른 사람들이 생각해 낸 것은? 맞다!
    개인끼리는 ‘갑’, 사회적으로는 ‘을’을 연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심판’을 받지 않을 것 같으면 “너 내가 누군지 알아”라며 ‘갑질’을 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겠다 싶으면 “나도 피해자”라며 ‘사회적 약자 흉내’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 언론들이 집중조명 하는 백화점, 마트 등에서의 ‘갑질’ 문제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오너나 경영진들이 대기업의 ‘갑질’을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직원들에게 ‘슈퍼 갑’으로 군림하는 것도 이런 사회적 병리 현상이 숨어 있다. 


    1급 발달장애인이
    2살 아기를 3층에서 던져 살해했을 때
    법적 처벌은?


    ‘사회적 약자’를 무조건 감싸는 게 왜 위험한지 설명할 수 있는 사례다. 지난 7일 피해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사연이다. 부산 사하구에서 있었던 일이다. 

  • ▲ 10대 장애인이 3층 밖으로 던져 살해한 2살 짜리 아기. 하지만 복지관 관리 측이나 구청은 아무런 사과도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피해자 블로그 캡쳐
    ▲ 10대 장애인이 3층 밖으로 던져 살해한 2살 짜리 아기. 하지만 복지관 관리 측이나 구청은 아무런 사과도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피해자 블로그 캡쳐

    한 여성이 6살인 아들과 2돌을 갓 넘긴 아들을 데리고 사회복지관을 찾았다. 6살 아들의 인지통합 및 미술치료 수업을 위해서였다.

    큰 아들이 수업을 들으러 간 뒤 피해자는 사회복지관 복도로 한 지능발달 장애인이 다가오는 것을 봤다. 1급 발달장애를 가진 19살 이 모 군이었다. 이 군 옆에는 당연히 있어야 할 보호자가 보이지 않았다.

    이 군은 갑자기 두 살 배기인 작은 아들의 손을 잡더니 아래층으로 데려 가려 했다. 놀란 피해자가 말리려 했지만 지능만 떨어질 뿐 체격이나 체력은 성인 남성인 이 군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 군은 피해자를 보며 웃음을 짓더니 작은 아들을 들어올려 3층 창문 밖으로 내던졌다고 한다. 9.2m 바닥 아래로 떨어진 작은 아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5시간 동안 사경을 헤매다 숨졌다.

    피해자는 “사하구청과 구청이 관리하는 복지관은 장애인이 저지른 일이라며 ‘법적으로 아무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며 이 사연을 블로그에 올린 것이었다.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이 이런 범죄를 저질렀을 때, 피해자가 ‘멀쩡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용서’해야 하는 걸까. 

    언론에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이와 비슷한 일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박춘봉이나 오원춘 같은, 외국인 불법체류자에 의한 온갖 강력범죄와 불법행위, 노점상과 운수사업자가 수시로 저지르는 불법, 사회적 약자를 빙자한 이들의 각종 사기에 대해서는 ‘자칭 진보’든 언론이든 모두 외면하고 있다. 

    국민들도 기억하는 '오원춘 사건'이나 '유영철 사건'을 생각해 보자. 희생자 가족들을 신경 써주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희생자와 그 가족이야말로 '진짜 을' 아닌가.


    ‘대한민국은 갑질민국’


    ‘땅콩 회항’으로 조현아 前대한항공 부사장이 구속되고, ‘백화점 모녀 갑질 사건’이 터진 뒤 하루 걸어 ‘갑질 사건’이 보도되자 네티즌들은 우리나라에 새로운 별명을 붙였다.

    ‘갑질민국’

    맞다. 우리나라를 보면 ‘만인에 대한 만인의 갑질’이 일상화되어 있지 않은가. 모든 것을 서열화하고 계층화, 계급화한 뒤에 나보다 약해 보이면 ‘갑질’을 하고 나보다 강해보이면 ‘약자 코스프레’를 하면서 “내가 옳다”고 외치는 게 지금 우리나라 구성원 다수 아닌가.

  • ▲ 지난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한 트윗. 실제 배달원들이 겪는 일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 이런 배달원 가운데 일부는 '도로'에서 '갑질'을 한다.ⓒ당시 관련 트위터 캡쳐
    ▲ 지난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한 트윗. 실제 배달원들이 겪는 일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 이런 배달원 가운데 일부는 '도로'에서 '갑질'을 한다.ⓒ당시 관련 트위터 캡쳐

    지금 ‘갑질’의 피해자 가운데 일부도, 이를 보도하는 언론도, TV와 라디오에 나와서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 평론가, 전문가들도 한두 번 쯤 누군가를 향해서 ‘갑질’을 한 적이 있지 않은가.

    특히 정치권과 관계, 언론계나 '소위 평론가' 가운데 ‘사회적 약자’를 편들며 ‘사회적 강자’를 이유도 없이 비난하고 뭔가를 하도록 강요한 사람이 어디 한둘 인가. 그건 ‘갑질’이 아닌가.

    엉뚱한 사례 같지만, 로또 당첨자들이 왜 자신의 신분을 숨기는지 생각해 보자.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이 왜 가족과 친구들에게 돈을 줘야 하나? 빚졌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없는 부자들에게도 ‘남들보다 돈이 많다’는 이유로 ‘강제기부’하라고 떠든다. 왜 그래야 하나?

    이런 것들이 ‘실질적인 갑질’ ‘사회적 약자의 탈을 쓴 갑질’이라는 생각은 안 해 봤나?

    구태의연한, 그리고 무책임하게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이다’ 따위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일단 ‘피해자인 척, 약자인 척’ 하며 눈물 흘리면 무조건 봐주는, 죽으면 모든 죄를 용서해주는, 약한 사람 편을 들면 칭찬해주는, 우리 사회의 쓸데없는 ‘X선비 문화’부터 없애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