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뺀 모두가 승리인 '이상한' 새정치 예비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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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에 출마한 박지원(왼쪽부터)·문재인·이인영 당대표 후보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예비경선에 통과되고 나서 손을 들어 선거인단에 답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에 출마한 박지원(왼쪽부터)·문재인·이인영 당대표 후보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예비경선에 통과되고 나서 손을 들어 선거인단에 답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의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이 7일 마무리됐다.

    당 대표 후보에는 박지원, 이인영, 문재인 후보가 최고위원에는 전병헌, 이목희, 주승용, 유승희, 정청래, 박우섭, 문병호, 오영식으로 소폭 압축됐다.  

    특히 당 대표 후보 3장 티켓 중 '빅2' 구도를 형성하던 박지원·문재인 후보 외에 이인영 후보가 최종 본선에 승선하게 됐다. 이 후보는 당 대표를 지낸 정세균 의원의 지지를 받아왔다.   

    안갯속 구도를 펼치며 마지막 선거인단 투표까지 '폴더 인사'로 지지를 호소했던 조경태·박주선 의원은 고배의 쓴 잔을 마시게 됐다.

    신기남 당 선관위원장의 발표 직후, 조·박 두 의원은 나머지 세 명의 당 대표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건넨 뒤 곧장 자리를 떴다.

    당초 본선 진출자들이 무대에 오른 뒤 탈락한 후보자들과 함께 사진 촬영이 예정돼 있었지만 자리를 지키고 있던 탈락자는 최고위원에서 낙마한 노영관 후보 뿐이었다.  

    일각에서는 이인영 후보의 본선행으로 가장 이득을 보는 것은 박지원 후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주선 의원이 오를 경우, 같은 호남 DJ 계열 표를 잠식할 수 있는 데다가 '센 입'의 박주선 후보가 박지원 후보를 겨눌 경우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변 없다" 문재인·박지원, 컷오프 통과

    애당초 '빅2' 구도를 형성,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던 문재인·박지원 의원은 이날 정견 발표도 전략적으로 접근했다.

    박지원 의원은 시종일관 여유있는 태도로 "전당대회는 당 대표를 뽑는 것이지,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경쟁자인 문재인 의원을 정조준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재인 의원은 "총선 참패엔 대선도 필패"라면서 "매일 2등하는 만년 야당, 전당대회에서 다시 일어서지 앟으면 안된다"고 강조하며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문 의원은 컷오프 통과된 뒤 기자들과 만나 "단합할 수 있는 전당대회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기는 것 뿐 아니라 이기고 난 이후에도 하나로 단합할 수 있도록 선거 과정에서부터 그런 마음 자세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예선을 통과한 후보자들은 이날 전당대회 본선 기호를 추첨했다.

    당대표 기호는 1. 문재인, 2. 이인영, 3. 박지원 순이다. 최고위원은 1. 유승희, 2. 박우섭, 3. 문병호, 4. 이목희, 5. 정청래, 6. 주승용, 7. 전병헌, 8. 오영식이다.

    후보자들은 오는 1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전국 17개 도시에서 열리는 시도당 대의원대회에서 합동연설회를 갖는다.

    시도당대회 및 합동연설회는 오는 10일 제주, 경남을 시작으로 11일 울산 부산, 17일 충남 대전 세종, 18일 전남 광주, 20일 전북, 22일 충북, 24일 강원, 25일 대구 경북, 31일 서울 인천, 2월1일 경기 순으로 진행된다.

    새정치연합은 내달 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 3명 떨어뜨리려 예비경선…'흥행'이 필요했나 

    당 대표에 도전한 5명의 후보 중 3명이 살아남고, 최고위원에 나선 9명 중 8명이 본선에 진출하면서 겨우 3명을 떨어뜨리기 위한 경선이 필요했느냐는 지적이 거듭 쏟아지고 있다.

    더군다나 이날 예선은 당 지도부와 고문단,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광역ㆍ기초단체장, 시도의회 의장 등 378명의 중앙위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으로 진행됐다.

    당 대표 선거에 1인1표, 최고위원 선거에 1인3표를 행사하는 방식이었다. 

    예선대결에서는 총 326명의 중앙위원이 참석했으며, 각 후보자의 순위와 득표수는 전대 경선 규정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결국은 전당대회의 흥행몰이를 위해 3명이 희생됐다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날 경선결과는 중앙선관위 정당팀장과 신기남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 단 두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집계됐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당내에서 순위를 알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지만 역대 예비경선에서 '보안'이 철저하게 지켜진 역사는 적었다.

    과거 2010년 9월9일 민주당 당대표 후보 컷오프에서 이인영 후보가 2위로 돌풍을 일으켰다는 내용이 조간에 보도되면서 '86그룹(80년대학번·60년대생 운동권 세대) 띄워주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신기남 위원장은 개표결과 발표 직전 "저 혼자 방안에 들어갔지만 집계된 표 숫자는 보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집계하는 중앙선관위 직원이 일하는 모습만 보고 화면은 안봤다. 이렇게 철저하게 하는 것은 처음이다. 설왕설래를 원천적으로 없앤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