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본 북한주민 반응 나왔다

    “영화의 끝부분에서 외국기자가 김정은에게
    ‘주민들에게 밥은 왜 안주나요? 사람들이 배고파하지 않나요?”하고 물었을 땐
    가슴이 뭉클하고 누군가가 꼭 저렇게 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자유북한방송(김성민)    

     
    27일과 28일, 영화 ‘인터뷰’가 탈북민들의 휴대폰(카카오톡)을 통해 급속히 전파되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어 자막이 삽입된 영화 ‘인터뷰’에 연계된 몇몇 사이트는 접속자 폭주로 트래픽이 초과되기까지 했다. 

    그토록 관심이 집중된 영화 ‘인터뷰’의 링크주소를 북한의 지인에게 보냈다는 사람도 나왔다.

  • 대부분의 북한(국경지역)주민들이
    중국 통신사의 휴대폰 서비스를 받고 있고
    중국당국이 카카오톡·라인 등을 차단한 상태어서
    북한주민들이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불가능일 것 같지만
    예외도 있다는 설명이다.

    최초로 북한의 지인에게 ‘인터뷰’를 전했다고 자부하고 있는
    탈북단체장 A씨는 “한국 통신업체의 서비스를 받고 있는 휴대폰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고 했다.

    필자에게 영화에 관한 북한주민의 반응을
    녹음까지 해 들려주었던 한 또 다른 단체장
    B씨는 “로밍서비스를 받고 있는 나의 또 다른 핸드폰이 북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렇게 카카오톡 PC버전에 접근해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 를 보고난 두 명의 북한주민은 한마디로 “무서운 영화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어떤 부분이 가장 두려웠냐는 질문에 “처음엔 김정은을 암살하는 영화가 나왔다고 해서 호기심이 동했었는데 하도 통제를 하고 영화(‘인터뷰’)를 보는 자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니 보는 것 자체가 무서웠다”고 말했다.

    최초 영화 ‘인터뷰’ 소식에 접하고 “돈을 많이 낼 테니 제일 먼저 (북한주민들에게) 팔 수 있도록 도와 달라”던 이른바 장사속이 불과 며칠사이에 ‘보다가 들키면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 심리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코미디 영화인데 재미는 있었냐는 질문에는 “우리 희극(코미디)영화와 다른 형태의 영화여서 재미있게 보지는 않았다”면서 “하지만 영화 후반부에 김정은이 처음 나와서 ‘나 김정은이요’라고 할 때 웃음이 팡 터졌다”고 했다.

    상상했던 것에 전혀 미치지 못했던 김정은(대역배우)의 출연과 북한주민들의 정서와 완전히 상반되는 김정은의 행동(연기가)이 코미디의 요소로 작용했다는 이야기다.

    ‘인터뷰’를 본 또 다른 북한주민은 “우리(북한)사람들의 감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알려고도 하지 않은 영화, 오히려 반감을 일으키는 영화”라고 혹평했다.

    이유에 대해 뭇자 “김정은을 그렇게 비하하고 어린애 취급을 하면 오히려 거부감이 생기지 않겠나. 그(김정은)에게 불만이 있다고 해도 ‘위대성 교육’만 받아온 우리(북한)사람들의 심리엔 ‘대중적인 모욕’처럼 생각될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영화의 끝부분에서 외국기자가 김정은에게 ‘주민들에게 밥은 왜 안주나요? 사람들이 배고파하지 않나요?”하고 물었을 땐 가슴이 뭉클하고 누군가가 꼭 저렇게 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단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영화를 본 북한주민들의 심정을 정리하기는 어렵겠지만 ‘인터뷰’를 본 탈북민들의 의견 등을 종합해 볼 때 영화가 우상화에 포로가 된 북한주민들의 정서에는 관심을 덜 돌렸다는 의견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영화 전체가 아동(만화)영화 같다”거나 “과일을 모조품으로 만들어 진열하던 것은 과거의 일”이라는 주장, “김정은 호위가 그렇게 허술할 것 같으면 무슨 일인들 못겠는가”와 같은 지엽적인 의견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뷰’가 북한주민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지대할 것으로 보인다.

    첫째로 북한주민들은 저들의 ‘위대한 수령’이 국제사회에서 희화되고 있다는 것에 일면 아파하면서도 동시에 그럴 수도 있겠다는 현실을 본인들도 모르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둘째로 희극영화라고는 하지만 김정은 암살을 주 소재로 다룬 영화인 것만큼 ‘북한사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김정은을 제거해야 한다’는 등식(等式)의 북한 내 유입과 그로인한 주민들의 의식변화가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영화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뷰’에서 기자가 김정은에게 던지는 질문만큼은
    확실히 북한주민들의 가슴을 파고 들 것이며 이에 대한 답변을 김정은이 해야 한다는 내재적 의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북한사회전반에 걸쳐 반세기이상 굳건히 자리 잡아온 김 씨 왕조의 우상화에 절대적 위험으로 다가가고 있는 영화 ‘인터뷰’. 그 때문에 북한 당국은 사력을 다해 막으려 하고, 탈북민들은 탈북민들 대로 어떤 어려움을 감수하면서라도 고향사람들에게 보내려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김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