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명칭 석연치 않은 이유로 바꿔치기, 교육청 안팎 부적절 논란 커져
  •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대강당 입구에 붙은 '김대중 홀' 안내표지.ⓒ 사진 연합뉴스
    ▲ 경기도 의정부시 금오동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대강당 입구에 붙은 '김대중 홀' 안내표지.ⓒ 사진 연합뉴스

    경기도교육청이 신축한 북부청사 대강당 명칭이 ‘김대중홀’로 정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정 정치인의 이름이 공공청사에 붙은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은 물론, 교육청이라는 청사의 성격을 고려할 때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청사 공간에 사용하는 것 자체가 “생뚱맞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 10개 시군을 관할하는 경기북부교육청은 22일 의정부시 금오동에 있는 반환 미군기지 캠프 에세이욘 부지에 들어섰다.

    신축한 북부청사는 지하 1층, 지상 5층, 전체면적 1만5천740㎡ 규모로 천보실, 해밀실, 목민홀, 율곡홀 등 7개 회의실을 갖췄다.

    이중 가장 큰 1층 대강당은 ‘김대중홀’로 명명돼 논란이 일었다. 아직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특정 정치인의 이름이 교육청사 공간에 쓰이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기교육청은 “7개 회의실 모두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모하고 투표해 결정한 것”이라며, “김 전 대통령이 6.15 남북공동선언을 이끌어 평화의 길을 열었고 신청사가 휴전선과 접한 경기북부 통일의 관문에 위치한 점, 북부청에 도내 통일교육을 담당하는 민주시민교육과가 있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재정 교육감을 정계에 입문시킨 장본인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 두 사람 사이의 인연이 남다르다는 점에서, 이재정 교육감이 보은을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이재정 교육감은 평소 존경하는 인물로 김대중 대통령을 꼽아 왔다.

    경기교육청이 명칭을 선정하기 위해 진행했다는 ‘공모’와 ‘투표’의 과정도 석연치 않다.
    경기북부교육청청은 지난 10월20일부터 9일간 직원 150여명을 대상으로 대강당과 회의실 등의 명칭 선호도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공모된 30여개 명칭을 긑거로 7개의 회의실의 이름이 정해졌다. ▲목민홀 ▲천보실 ▲해밀실 ▲율곡홀 ▲다솜실 ▲면암실 등의 이름이 모두 직원들의 공모를 통해 정해졌다. 현재 ‘김대중홀’로 명명된 1층 대강당 역시 처음에는 ‘평화누리관’이란 이름이 선정됐다.

    그러나 경기교육청은 이달 1일 석연치 않은 이유로 ‘평화누리관’의 명칭을 ‘김대중홀’로 바꾸고, 일부 직원만을 대상으로 다시 투표를 진행, ‘김대중홀’ 명칭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정황이 사실이라면 경기교육청의 해명은 옹색하다. 때문에 경기교육청이 무슨 이유로 이런 군색한 변명을 하는지 그 배경을 솔직하게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경기교육청에 들어선 ‘김대중 대강당’이 불필요한 잡음을 초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