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창당-야권대통합론 솔솔...새정치연합과 통합? "쉽지 않을 것"
  • 19일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선고한 가운데 통진당 이정희 전 대표가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2년 못살겠다! 다 모여라! 국민촛불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19일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선고한 가운데 통진당 이정희 전 대표가 이날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2년 못살겠다! 다 모여라! 국민촛불 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통합진보당 해산이 신당창당을 포함한 야권발 정계개편의 기폭제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야권 재편 흐름이 신당창당 혹은 야권대통합론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2·8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좌파진보진영 인사들이 새로운 진보정당 결성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통진당 해산으로 인한 신당 창당론이 탄력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의원이 당권을 잡을 경우,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적잖이 터져 나온다는 점에 주목된다.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비노계를 중심으로 한 진보적 성향을 가진 의원들이 신당 창당 움직임에 힘을 실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전당대회 후 정동영 고문 등이 신당 창당을 시도할 경우 진보·개혁진영과 뜻을 함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문제는 위헌정당 심판을 받은 통진당 인사들의 합류 여부다. 갈 곳을 잃은 통진당 인사들이 제3정당 창당 조짐에 편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진당은 19일 헌재의 해산결정으로, 정당법에 따라 통진당의 강령과 같거나 비슷한 정당을 창당할 수 없고, 유사 당명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이 법을 반대해석할 경우, 이 규정들만 빗겨가면 해산된 정당 구성원들의 창당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결국 통진당은 해산됐지만, 오병윤 이상규 전 의원 등이 신당을 창당하는 '헤쳐 모여'를 모색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오병윤 통진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23일 "당이 해산되면 다시 만들면 된다"고 주장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 지난 8월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동조 단식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의원과 통진당 이정희 대표.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지난 8월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동조 단식을 벌이고 있는 문재인 의원과 통진당 이정희 대표.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이에 따라 파멸된 통진당이 시민단체를 가장한 종북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세력화를 도모하거나 새로운 형태의 정당 설립을 추진할 가능성도 다분해 보인다. 

    또 통진당 해산을 기점으로 반정부 연대가 구축되면, 한때 통진당과 '한솥밥'을 먹었던 정의당·노동당 등이 통합 활로의 길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지역구 의원은 심상정 원내대표 1명 뿐인 정의당도 차기 총선에서의 현상유지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신당 창당이 아닌 '대통합'을 통한 야권 재편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좌파세력의 독자생존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통합진보당 측 인사들은 물론 진보정당들을 모두 새정치연합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역시 
    외연을 넓혀 정권을 교체하려는 속셈을 앞세울 경우 북한 추종세력을 또 한 번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과거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012년 총선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통진당을 국회에 끌여들인 바 있다. 

    하지만 종북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높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통진당 해산이 야권 전체의 통합으로는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 여권 인사는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헌법재판소를 통해 통진당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난 상황에서 예전처럼 자유로운 진영 이동이 가능하겠느냐"며 "새정치민주연합도 북한의 주체사상을 추종한 세력과 또다시 한 지붕 한 가족이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