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공사 완료…징후는 아직 없어
  • 17일 오후 4시 무렵, 北선전매체들은 김정은과 그 패거리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는 모습을 보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미이라'를 냉장보관하기 위해 지은 거대한 가족묘지다. ⓒ北선전매체-TV조선 보도화면 캡쳐
    ▲ 17일 오후 4시 무렵, 北선전매체들은 김정은과 그 패거리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는 모습을 보도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미이라'를 냉장보관하기 위해 지은 거대한 가족묘지다. ⓒ北선전매체-TV조선 보도화면 캡쳐

    17일, 김정은이 그의 패거리와 함께 김일성과 김정일의 ‘냉장보관소’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 한미일 삼국은 이날 김정은의 입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씨 일가는 세습으로 권력을 잡으면서, ‘3년 상’을 치른 뒤에야 자신의 정책기조를 드러냈다. 그리고 여기에는 ‘도발’이 뒤따랐다는 게 문제다. 


    2015년부터 펼쳐지는 김정은 중심주의


    김정은이 집권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선전매체들이 떠드는 업적은 고모부 장성택을 ‘벌집’으로 만든 것 외에는 고층 아파트, 스키장 건설 등 토목공사가 대부분이다. 그 외에는 새로운 음악 발표, 인민군 부대 시찰 및 훈련지도 등 김정은이 있건 없건 상관이 없는 주제들이다.

    이것만 보고 김정은 체제의 기조가 무엇이 될 거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김정은이 집권 후 보여준 대외정책이 더욱 중요해 보인다.

    김정은이 펼친 대외정책은 김일성은커녕 김정일에 비해서도 매우 감정적이고 즉흥적, 단편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집권 직후 중국에 정상회담을 요청했다가 “어린 놈이 감히”라는 식의 대접을 받았다고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도록 만들고, 한국의 민간단체와 언론이 자신을 놀렸다는 이유로 ‘무력 도발 위협’을 하는가 하면, 자신을 희화화했다고 미국의 영화사를 해킹하고 겁박하는 행동은 김정은이 국제관계를 이해하는 수준이 김정일의 ‘발끝’에도 못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또한 마식령 스키장 건설, 평양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의 고층 아파트 건설, 최근의 삼지연 스키장 건설 등은 김정은의 즉흥적이면서도 악영향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무지함의 결과라고 한다.

  • "아니, 그게 아니라…. 쟤들이 나 욕하잖아. 나 甲인데…." 김정은이 집권한 뒤 벌인 일은 정상적인 국가라면 하지 않았을 일들이 대부분이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아니, 그게 아니라…. 쟤들이 나 욕하잖아. 나 甲인데…." 김정은이 집권한 뒤 벌인 일은 정상적인 국가라면 하지 않았을 일들이 대부분이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2014년 초 한국 정부가 전향적으로 남북대화와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음에도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으로 자신을 비난했다는 핑계를 내세워 ‘깽판’을 치는 모습이나 권력을 물려받기 전에 인민군 4군단을 시켜 연평도 포격을 실시한 점 등은 김정은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에다 고모부까지 살해하는 잔인함에 기가 눌린 측근들까지 생각해 보면 김정은은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돈다, 내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착각하는, 어리고 멍청하고 개념 없는 ‘중 2병 환자’ 수준의 정책을 계속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런 김정은이라면, 2015년부터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체제 생존’이나 주민들의 생활안정과 같은 ‘장기발전 전략’은 도외시하고 ‘큰 거 한 방’을 노리고 주변국을 향해 ‘불장난’을 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김정은 체제의 첫 도발, 핵실험 or 장거리 미사일 발사?


    현재 국제사회에서 바라보는 김정은의 다음 번 도발은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하나는 4차 핵실험, 다른 하나는 장거리 미사일이다.

    김정은 정권이 핵실험을 할 곳으로 꼽히는 지역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다. 이곳에는 김정일 시절부터 만들어 온 핵실험장이 있다.

    최근 민간 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아직까지는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별 다른 움직임은 없으로 앞으로 2~3개월 내에 새로운 핵실험은 없을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위성영상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대북매체 ‘38노스’의 올해 초 리포트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38노스’ 측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실시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갱도, 안전시설 등은 이미 증개축을 끝내, ‘폭탄’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찍은 위성 사진. ⓒ38노스-구글어스 캡쳐
    ▲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을 찍은 위성 사진. ⓒ38노스-구글어스 캡쳐

    미사일 발사 시험장은 강원도 원산 일대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다. 이 가운데 원산 지역에 있는 발사장은 주로 사정거리 300km 이내의 단거리 탄도탄이나 로켓을 시험하는 곳이어서, 새로운 장거리 미사일 시험은 동창리에서 실시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38노스’의 분석에 따르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은 지난 10월 발사대와 지원시설 증축을 모두 마쳤고, 외국인 VIP 관람석까지 만들어 놓은 상태라고 한다. 특히 증축 공사를 마친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의 높이는 54m에 달해, 중거리 탄도탄(IRBM)인 KN-08의 개량형이나 대륙간 탄도탄(ICBM)으로 추정되는 대포동 2호 미사일의 개량형도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서 있는 대포동 2호. ⓒ어딕팅 인포 화면 캡쳐
    ▲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 서 있는 대포동 2호. ⓒ어딕팅 인포 화면 캡쳐

    이 두 곳에서의 ‘실험’은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미국 등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은 ‘국내용’이 아니라 ‘해외수출’과 ‘국제용’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체제 서막 알리는 ‘도발’의 전제 조건


    2014년 12월 중순까지 김정은 정권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시험 준비를 하지 않는다고 ‘도발’을 영원히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김정은은 그의 ‘애비’가 했던 대로 ‘고객들’의 요청에 맞춰 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정권이 아직 도발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한국이나 주변국 눈치를 봐서가 아니라 ‘고객들’ 상황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고객인 시리아는 내전 때문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은 결국 국제 사회의 제재에 굴복, 현재 ‘핵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 때 ‘좋은 고객’이었던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가 2013년 3월 암으로 사망한 뒤부터는 김정은 정권을 거들떠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최근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김정은이 대외적인 과시를 위해서만 몇 억 달러를 쓸 수는 없는 일이다. 대포동 2호와 같은 미사일의 시험 발사에는 최소한 1,000억 원 이상이 소요된다. 핵실험 또한 결코 값싼 ‘행사’가 아니다.

  •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IS)'가 시리아 군에게서 뺏은 T-55 개량형 탱크를 타고 있다. 이 탱크는 북한이 시리아의 주문을 받고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라이트 플래닛 화면 캡쳐
    ▲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IS)'가 시리아 군에게서 뺏은 T-55 개량형 탱크를 타고 있다. 이 탱크는 북한이 시리아의 주문을 받고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라이트 플래닛 화면 캡쳐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도발을 하려면 ‘새로운 고객’을 찾거나 자신의 재능을 살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국제 테러조직이나 베네수엘라 덕분에 알게 된 남미의 ‘볼리바르 동맹’의 상황도 어려워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 ‘무기의 역설계-저가양산’ 시장이다.

    여기에 관심을 가질 만한 나라들은 아직 남아 있다. 파키스탄,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스탄, 캄보디아, 예멘, 아프리카의 좌파 정권 국가들이다. 이들 국가는 신형 무기는 중국 또는 러시아에서 구입하지만, 개인 화기나 수송 차량, 분대 및 소대용 지원화기 등은 개량이 필요한 상태다.

    이들이 줄 수 있는 금액에 맞춰 무기를 개량할 수 있는 곳은 ‘인건비’가 존재하지 않는 북한 정도가 유일하다.

    예상치 못한 새로운 고객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바로 러시아다.

    푸틴 정권과 ‘올리가르히’ 세력들은 중앙아시아가 서방 국가가 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양으로 진출하려는 300년 된 ‘꿈’도 반드시 이뤄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로 각종 제재를 받아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돈을 적게 들이면서도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은 서방 국가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분쟁국가 또는 긴장 지역 국가들에 무기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북한이 필요하다. 

    러시아가 앞으로 사용할 무기를 북한이 만든다는 것이 아니라, ‘강대한 러시아’를 꿈꾸는 푸틴 정권이 다른 나라에 공여할 무기를 북한에 주문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대금을 석유나 석탄, 목재, 소비재 등으로 줘도 좋다는 북한이니 러시아 입장에서도 그리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중2병 환자’ 김정은 도발 막는 방법은 ‘안보 외교’


    앞서 언급한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김정은 정권이 2015년을 기해 도발을 일으키는 것을 막으려면 ‘안보 외교활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즉 미국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제3세계와 러시아 등에 대한 외교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EU, 유엔, 영연방 국가들과의 안보 외교를 한 단계 격상시킬 필요가 있다. 

    현재 김정은 정권은 광범위한 대북제재 때문에 ‘돈줄’이 마른 상태라고 알려져 있다. 세계 곳곳에 근로자들을 보내 임금을 착취하고, 위조지폐와 마약수출, 금괴 수출로 돈을 벌지만 김정은과 그 패거리의 ‘사치와 향락’을 모두 채워주기에는 부족하다.

  • "뭐, 카드정지라고? 이거 아빠 껀데…." 최근 김정은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나오고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뭐, 카드정지라고? 이거 아빠 껀데…." 최근 김정은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는 소식이 계속 나오고 있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여기다 금년 내로 유엔 총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까지 통과되면 김정은 정권이라는 차는 ‘폭주(爆走)’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연료’와 ‘시동장치’를 제거해야 한다는 뜻이다.

    단, 과거 노무현 前대통령이 주장했던 것과 같은, ‘어설픈 균형자’ 입장을 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해 보인다. 

    미국이나 EU 등의 눈치를 보지 않고 북한과 거래를 하는 국가들의 경우 대부분 경제력은 약하지만 국제외교가에서는 ‘힘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어설프게 ‘균형자’니 ‘중재자’니 떠들었다가는 50년 동안 ‘비동맹 외교’에 노력해 온 북한과 중국의 ‘외교력’ 때문에 한국이 역으로 ‘고립’될 가능성도 있다.

  • "난 교통사고 나면 보험금 나오는 줄 알았지 뭐야…." 병원에 간 김정은. 김정은의 도발 시도를 막으려면 우선 '돈줄'을 모두 막아야 한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난 교통사고 나면 보험금 나오는 줄 알았지 뭐야…." 병원에 간 김정은. 김정은의 도발 시도를 막으려면 우선 '돈줄'을 모두 막아야 한다.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