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성당서 열린 ‘종북콘서트’ 중단..경찰, 사건 경위 조사 중
  • ▲ 10일 오후 전북 익산시 신동성당에서 열린 재미동포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에서 10대 학생이 인화성 물질이 든 냄비를 가방 안에서 꺼내 불을 붙인 뒤 연단 쪽으로 향하다가 다른 관객에 의해 제지됐다. ⓒ연합뉴스
    ▲ 10일 오후 전북 익산시 신동성당에서 열린 재미동포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에서 10대 학생이 인화성 물질이 든 냄비를 가방 안에서 꺼내 불을 붙인 뒤 연단 쪽으로 향하다가 다른 관객에 의해 제지됐다. ⓒ연합뉴스

    ‘종북콘서트’ 논란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재미동포 신은미 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전북 익산에서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 고교 3학년생이 이른바 ‘로켓 캔디’라고 불리는 폭죽용 연료에 불을 붙여 투척하는 일이 발생해 행사가 중단되고 관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종북콘서트’ 당사자들에 대한 인화물질 투척 사건은 10일 오후 전북 익산시 신동성당에서 열린, 신은미, 황선 씨의  토크콘서트 도중 일어났다.

    신씨와 황씨에게 인화물질을 투척한 사람은 익산 모 고교 3학년 오 모군(19)으로, 오군은 이날 번개탄에 황산을 섞은 인화물질이 들어 있는 냄비를 소지하고 있다가 행사 도중 불을 붙여 연단 쪽으로 던졌다. 순간 성당 천정까지 불길이 치솟고 내부가 연기로 가득 차 관객 2백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오 군의 인화물질 투척으로 앞자리에 앉아있던 원광대학교 이재봉 교수 등 2명이 1도 화상을 입었지만 인화물질로 발생한 불은 곧바로 진화됐다.

  • ▲ ▲ 이 모군이 범행 전날, 인터넷에 공개한 인화물질.ⓒ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 ▲ 이 모군이 범행 전날, 인터넷에 공개한 인화물질.ⓒ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캡처

    현장에 있던 관객들은 “오 군이 품안에서 술병을 꺼내 술을 마시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며, “강연 도중 손을 들어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했지 않느냐’고 따진 뒤 제지당하자 가방에서 냄비로 보이는 물체를 꺼내 불을 붙여 던졌다”고 전했다.

    오 군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돼 익산경찰서로 넘겨졌다.
    오 군은 경찰서로 연행되면서 “야 이 빨갱이 XX들아”라고 외치기도 했다.

    경찰은 신동성당에 감식반을 투입하고 오군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 ▲ ▲ 오군은 범행 직전까지 상황 설명이 포함된 현장 사진을 올려, 사전에 인화물질 투척을 계획했음을 밝혔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캡쳐
    ▲ ▲ 오군은 범행 직전까지 상황 설명이 포함된 현장 사진을 올려, 사전에 인화물질 투척을 계획했음을 밝혔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캡쳐

    한편, 모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오 군이 인화물질 투척 전 올린 사진과 심경 등이 올라와 있어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오 군은 9일 인터넷 게시판에 각종 화학약품이 든 병 사진을 올리고 “드디어 인생의 목표를 발견했다”며, “집근처에서 종북콘서트 여는데 신은미 폭사당했다고 들리면 난 줄 알아라”고 적었다.

    이어 범행 당일, 현장에서 신은미 씨가 앉아있는 사진을 올린 뒤 “빼갈 한 병 마시고 벼르고 있다”고 글을 남기는 등 대담한 모습을 보였다.

    사건을 수사 중인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오군은 인근 공업고등학교 화공과 3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 폭발물처리 자격증을 소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서 관계자는 범행동기와 관련돼, “오군이 평소 북한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중, 익산에서 종북콘서트가 열린다는 말을 듣고 인터넷에 미리 범행을 예고한 뒤, 콘서트를 중단케 할 목적으로 인화물질을 투척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군이 탈북청소년 출신이란 설(說)에 대해선,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