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추가 의혹제기에 “강력 대응” 이번에도 원론적 태도만
  • ▲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뉴데일리 DB
    ▲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뉴데일리 DB

    ‘정윤회-십상시’ 문건이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또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설(說)들이 끝없이 이어지며 국정운영에 악재(惡材)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동아일보>는 8일 “정윤회씨에 대한 동향 문건은 ‘비서실장 교체설’의 진원지를 파악하라는 김기춘 실장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 과장의 경질에 앞서 이들을 감찰한 청와대 보고서도 김기춘 실장의 지시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동아일보>는 “문건을 작성하고 보고한 조응천 전 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이 같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애초 정씨의 동향을 파악하려 한 것이 아니라 ‘실장 교체설’을 누가 퍼뜨리고 있는지 추적하는 과정에서 정윤회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 보좌진 간 회동 첩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보도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의 한 전직 인사의 발언을 인용, “솔직히 경질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가 확인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위에서 시킨 것이니 그에 맞춰 보고서를 올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해당 보도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 ▲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뉴데일리 DB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당 보도는) 사실과 다르고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력 대응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응 조치를 찾아보겠다는 의미”라고 답했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 간 오찬 회동에선 관련 의혹 진화에 실패한 청와대 홍보라인을 향한 쓴소리가 터져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무성 대표는 의혹의 시발점이 된 부분을 거론하며 청와대를 질책했다는 후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승마협회 감사와 관련된 건은) 태권도 비리로 선수 아버지가 자살한 뒤 대통령께서 체육계 전반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고, 장관을 두 번인가 불러 얘기한 것인데 이를 청와대 홍보 쪽에서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도 연일 “혼란스러운 국정을 일신하려면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뒤따라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실정이다.

    청와대 안팎을 둘러싼 의혹 제기와 고발 대응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야권은 이번 의혹을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내리기 위해 총공세를 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청와대 내에서는 책임지겠다는 이가 하나 없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대로 가면 의혹이 어디까지 번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 출범 3년차를 앞두고 대통령과 핵심 참모진의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기춘 실장은 관련 보도를 작성한 <동아일보> 기자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김기춘 실장은 자신의 교체설 유포 배후를 조사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기사와 관련해 오늘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김기춘 실장은 8일 오후 3시30분 대리인을 통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실장은 이번 보도에 대해 “누구에게도 그런 지시를 한 사실이 없고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