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핵 특임대사, 핵비확산회의서 “지역 안정에만 위협” 주장
  • ▲ 그레고리 로그비노프 러시아 북핵특임대사는 핵 비확산 회의에서 "북핵은 군사적 위협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TV조선 관련보도화면 캡쳐
    ▲ 그레고리 로그비노프 러시아 북핵특임대사는 핵 비확산 회의에서 "북핵은 군사적 위협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TV조선 관련보도화면 캡쳐

    최근 김정은 정권과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는 러시아가 북한 핵문제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핵 비확산회의에서 러시아 6자 회담 차석 대표인 그레고리 로그비노프 외무부 북핵담당 특임대사의 발언을 전했다.

    “러시아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 다만 러시아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비확산 체제에 위협을 가하고, 동아시아 지역 정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러·북 관계에 심각한 장애가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미사일 기술이 아직 주변국을 군사적으로 위협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 그레고리 로그비노프 특임대사의 주장이었다.

    그는 또한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은 낮은 기술 수준 때문에 환경적인 재앙을 가져올 위험도 있다”면서 북핵의 ‘군사적 위험성’은 매우 낮게 평가했다.

    그레고리 로그비노프 특임대사는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핵 개발을 하는 것보다는 한미일 삼각동맹이 북한을 압박하는 게 문제라는 요지의 주장을 펴기도 했다.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이 취하는 군사적 조치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비대칭적 대응으로 러시아와 중국 등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따라서 (한미일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는 또한 6자 회담이 북핵 해결의 최선이며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게 6자 회담의 ‘전제 조건’을 내세우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 북한의 편을 들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송일혁 북한 외무성 군축평화연구소 부소장은 이 같은 러시아 측의 주장에 힘을 얻은 듯 “미국은 한반도 분쟁을 억지할 체계가 없는 상태에서 군비 확장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미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레고리 로그비노프 특임대사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러시아가 북한과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 밝히고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는 등 북한과 급속히 가까워지는 행태와도 관련이 깊어 보인다. 

    그레고리 로그비노프 특임대사의 발언이 러시아 정부의 의중을 반영한 것일 경우 2015년 초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6자 회담은 북핵 해결 보다는 체제 간 대결구도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