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여부 묻자 "노코멘트" 사실상 靑 일시적 만류한 듯세월호 이후 달라진 무게감…어디까지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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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세월호 사고 직후,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유가족들에게 둘러쌓여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다. ⓒ뉴데일리
    ▲ 세월호 사고 직후,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유가족들에게 둘러쌓여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다. ⓒ뉴데일리

       

    지난 18일 단행된 박근혜 대통령의 장·차관급 인사에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제외됐다.

    이날 박 대통령은 총 11명의 신설된 부처를 맡거나 교체될 장·차관 인사를 발표했다. 정치권에서는 연말이나 연초에 추가적인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추가 인사'의 핵심은 이주영 장관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장관은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고 수습 한 뒤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수 차례 밝혀왔다.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사퇴 여부에 대해 "노코멘트 하겠다"고 했다.

    이 장관과 가까운 여권 관계자는 "이 장관의 사퇴 의사는 분명하다"면서 "청와대에서 만류하고 있어 당장 못 물러나는 것"이라고 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팽목항에 머물며 유가족을 보듬고 사고 수습에 매진했던 만큼 이 장관의 몸과 마음도 지칠대로 지쳤다는 것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이 장관의 유임을 묻는 질문에 "그렇게 볼 수는 없다. 이번 인사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사실상 다음 인사에 이 장관이 교체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 ▲ 세월호 국면을 성공적으로 수습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데일리
    ▲ 세월호 국면을 성공적으로 수습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데일리


    청와대가 이번 인사에 이 장관을 포함시키지 않은 데는 그의 '무게감'도 적잖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일차적으로 이 장관의 사퇴를 받아들일 경우, 중폭 이상의 개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감과 함께 그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정치권의 판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실제 이 장관은 세월호 수습 국면에서 정부 내의 '유일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박근혜 대통령조차 험한 욕설을 들었을 만큼 울분으로 가득찬 현장에서 묵묵히 유가족 옆자리를을 지켜 끝내 그들의 신임을 얻어냈다. 유가족의 신임은 곧 국민에게도 감동으로 전해졌다. 풀어헤친 머리카락, 긴 수염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4선의 국회의원이지만 특정 계파에 소속돼 있지 않고 전국적 지명도도 부족해 두 차례나 원내대표 선거에서 미끄러졌던 '정치인으로서의 과거'와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이 장관의 향후 행보가 국회냐, 청와대냐는 것을 놓고 설이 분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그는 지난 1월까지만 해도 "박근혜 정부 2기를 뒷받침하고 국회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 당·정·청, 대야 관계 등에서 소통이 절실한 시점이다. 오랜 준비를 거친 제가 적임자라고 본다"며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재도전할 뜻을 밝혔었다.

    이런 점을 들어, 당내에서는 이주영 장관이 복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푼 분위기다. 민심을 얻고 돌아온 장수를 맞는 반가움이 묻어난다.

    특히 새해 예산안 처리, 공무원연금 개혁 등으로 연일 야당과 충돌하는 가운데 이 장관의 복귀로 새 진영이 짜일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여권에서 차기 대권주자가 명확하지 않은 현 상황에서 3년 뒤 대선 때까지 이 장관이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일부에서는 이 장관의 청와대행(行)도 비중 있게 고려하고 있다.

    국민 안전 분야에서 그나마 민심을 얻고 상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점을 인정받아 차기 비서실장에 발탁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사회부총리 혹은 국무총리로의 '승진설'도 내놓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집권 3년차에는 국정과제 달성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이므로 사실상 중폭 이상의 개각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 따라서 취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부총리를 교체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때문에 사퇴 시기를 여러번 놓친 정홍원 국무총리의 '피로감'을 고려, 이 장관이 총리로 수직 이동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결국 이 장관의 향후 행보에 따라, 여의도 또는 청와대에서는 한 바탕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중론(衆論)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