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타계한 김자옥,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친근한 이미지 어필70년대 한혜숙-김영애와 안방극장 트로이카 형성..'세월 초월' 미모로 화제
  • '마왕'에 이어 '공주'까지 세상을 떠났다.

    16일 오전 '영원한 공주', 김자옥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마왕(故 신해철)에 이어 공주까지 유명을 달리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유가족에 따르면 故 김자옥은 3일 전 급격히 병세가 악화돼 서울성모병원을 찾았고 이날 오전 6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오랜 기간 대장암과 폐암 투병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 51년생인 故 김자옥은 2남5녀 중 3녀로 비교적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시인 김상화의 딸로도 잘 알려진 김자옥은 어린 시절부터 성우와 연기 생활을 시작한 아역 스타 출신이다.

    초등학교를 다닐때 CBS 전속 '어린이 성우'로 활동한 김자옥은 배화여중 재학 시절 TBC 드라마 '우리집 5남매'를 통해 첫 연기 신고를 하기도 했다.

    김자옥이 본격적으로 연기자로 나서게 된 건 70년대부터. 70년 MBC 공채 2기 탤런트로 방송사에 입사한 김자옥은 이듬해 서울중앙방송(현 KBS)에서 방송된 드라마 '심청전'에서 주연을 꿰차면서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이후 성우와 연기자 생활을 병행한 김자옥은 70년대 각종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연이어 수상하는 등 평단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당시 TV브라운관에서 맹활약한 김자옥은 한혜숙, 김영애와 함께 안방극장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리기도 했다.

    인기 절정을 구가하던 1980년, 돌연 가수 최백호와 결혼을 발표하며 은퇴 선언을 했던 김자옥은 2년 뒤 KBS 드라마 '사랑의 조건'으로 화려한 복귀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듬해 김자옥은 최백호와 성격 차이로 협의 이혼을 하는 아픔을 겪었다.

    84년 그룹 '금과 은'의 가수 오승근과 재혼한 김자옥은 이후 남편과 주인 지인들의 권유 속에 연기 변신을 시도하게 된다. 이른바 '공주 이미지'로 대중과의 폭넓은 소통을 시도하고 나선 것.

    시발점은 96년 태진아가 프로듀싱한 앨범 '공주는 외로워'였다. 당시만해도 배우가 가수를 겸하는 것은 무척 생소한 일이었다. 평소 김자옥의 노래 실력과 끼를 눈여겨봤던 태진아는 그에게 나이에 상관 없이 공주 이미지로 변신해 볼 것을 권유했고, 결국 김자옥은 40대의 나이에 공주 드레스를 입고 노래를 부르는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앨범은 60만장이 넘게 팔렸고 각종 방송사에서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바야흐로 김자옥의 제 2의 전성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 이후 김자옥은 당시 인기가 높았던 시트콤에 단골로 출연하며 코믹하면서도 귀여운 이미지를 어필,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던 중 2008년 무심코 받은 건강검진에서 대장암이 발견된 김자옥은 곧바로 수술대에 올라 3주 후에 드라마 촬영장에 복귀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비교적 조기에 발견됐고 암이 발생한 부위도 수술이 용이한 곳이라, 김자옥은 별다른 공백기 없이 연기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2012년 4월 암세포가 임파선과 폐까지 전이된 사실 발견돼 다시 방사선 치료 등 항암치료를 받아온 김자옥은 불굴의 의지로 2013년에도 지상파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올해 초엔 tvN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에 출연, 변함없는 미모와 넉살을 과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자옥과 각별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수 태진아는 16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자옥씨가 이렇게 가실 줄은 상상조차 못했다"며 "한 달 전만해도 오승근 선배에게 자옥씨의 안부를 물었을때 '아주 건강히 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가슴이 메인다"고 밝혔다.

    한 달 전 가요 프로그램 녹화장에서 오승근 선배를 만났어요. 그래서 '공주님 잘 계시죠?'하고 물었는데, 승근 선배가 '아주 잘 있다'고 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날 아드님이 결혼을 앞두고 있다며 소소한 일상 얘기를 즐겁게 주고 받았었는데.. 자옥씨가 아프다는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습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는 4일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9일 오전으로 예정됐다.

    [사진 = 연합뉴스 /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