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대화 반대않지만 체제 파괴하려는 시도에는 끝까지 대응”…9.19성명 파기 협박도
  • 북한의 입장을 밝히는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 대사. ⓒ美현지언론 보도화면 캡쳐
    ▲ 북한의 입장을 밝히는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 대사. ⓒ美현지언론 보도화면 캡쳐

    “우리는 진정한 인권향상과 보호를 위해 대화와 협력을 하는데는 반대않지만 우리 체제를 파괴하기 위해 인권을 악용하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끝까지 강하게 대응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이 지난 10월 30일, 유엔 회원국들에 배포한 성명 자료 중 일부다.

    김정은 정권은 또한 유엔 회원국들을 상대로 벌이던 ‘북한인권결의안 수정 로비활동’도 중단했다고 한다.

    김정은 정권은 이 성명을 배포하고 일주일 뒤 억류했던 미국인 2명을 석방했고,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유엔 아동권리협약 가운데 아동 인신매매-매춘-포르노 금지 의정서를 비준했다고 한다. 

    유엔 회원국들은 김정은 정권의 이 같은 태도가 EU와 일본이 초안을 만든 ‘북한인권결의안’의 문구를 수정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협상 카드’라고 해석해 왔다.

    EU와 일본이 만든 ‘북한인권결의안’에는 기존의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것은 물론 북한 주민의 인권유린에 책임이 있는 김정은과 그 패거리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김정은의 ICC 회부’를 막기 위해 EU와 유엔 회원국을 대상으로 ‘문구 수정’을 요구하는 로비를 벌여왔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활동을 중단하고 대신 세계를 상대로 협박하는 식으로 전술을 수정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지난 4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우리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나라들과의 인권대화에는 문을 열어놓지만 우리를 전복하려는 적에게는 인권대화는 물론 핵 대화도 허용할 수 없다”며 세계를 상대로 다시 협박을 시작했다.

    김정은 정권은 또한 ‘북한인권결의안’을 미국이 주도한다고 생각했는지 “미국은 먼 앞날이 아니라 현 행정부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우리 병진노선의 빛나는 승리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2005년 9.19 공동성명을 파기하겠다는 협박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김정은 정권의 ‘對유엔 전술 변화’를 놓고 美일각에서는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할 경우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북한인권결의안’을 미국이 주도한다고 주장하며 유엔에서 로비를 벌였지만, 실제로는 EU와 일본이 초안을 작성하고, 한국과 미국 등 50여 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할 만큼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가 큰 상태여서 이를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여기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휴먼라이트워치 등 8개 국제인권단체들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유엔 회원국들에게 “북한인권결의안을 수정하지 말고 원안대로 표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김정은 정권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진 상태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북한인권결의안은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쿠바가 ‘김정은의 ICC 회부’에 관한 부분을 삭제한 ‘북한인권결의안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이 의견을 유엔 총회 제3위원회가 받아들여 원안을 수정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 처벌해야 한다는 ‘북한인권결의안’은 유엔 총회 제3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이르면 오는 18일 유엔 총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12월에는 유엔 총회 의결을 통해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김정은과 그 패거리는 국제사회로부터 ‘반인류범죄자’로 낙인찍히며, 언젠가는 법정에서 ‘심판’을 받게 된다.

  • "쟤네들, 지금 나 잡으러 오는 거야?" 군사분계선 북쪽에서 쌍안경으로 남한을 보는 정은이.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
    ▲ "쟤네들, 지금 나 잡으러 오는 거야?" 군사분계선 북쪽에서 쌍안경으로 남한을 보는 정은이. ⓒ北선전매체 보도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