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협상 타결, 저성장 국면 세계경제에도 반가운 소식이 될 것”
  • ▲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DB
    ▲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DB

    한국과 중국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10일 전격 타결되면서 우리 산업경제에 청신호가 켜졌다.

    머지 않아 FTA가 국회 비준 등을 거쳐 공식 발효되면 동북아의 경제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우리 무역과 산업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오전 인민대회장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했다.

    2012년 5월 제1차 협상 개시 이후 30개월을 끌어온 한-중 FTA 협상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실질적 타결’에 이르게 된 것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국 간 FTA 협상 결과를 담은 합의의사록(Agreed Minutes)에 서명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두 정상이 ‘실질적 타결’이란 표현을 쓴데 대해 “양국 간에 더 이상의 쟁점은 없지만 협정문 문안 작성과 이에 필요한 자구(字句) 수정, 그리고 국내 법률적 검토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국 정부는 금년 중 세부협상을 마무리한 뒤 FTA 협정문안을 작성해 양국 수석대표 간 가서명에 이어 내년초 관계장관간 정식서명을 거쳐 FTA를 발효하기로 했다. 양국 FTA가 발효하기 위해선 국내절차로 국회의 비준동의도 필요하다.

    청와대가 회담 직후 공개한 정부 간 합의 내용을 보면 상품과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등 양국 경제전반을 포괄하는 총 22개 챕터에서 FTA가 타결됐다. 중국은 처음으로 금융과 통신, 전자상거래를 FTA에 포함했다.

    상품의 경우, 양국은 품목수 기준 90% 이상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은 품목수 91%, 수입액 85%(1,371억 달러)를, 한국은 품목수 92%, 수입액 91%(736억 달러)를 각각 20년내에 관세철폐하기로 했다. 반면 즉시 관세철폐의 경우 수입액 기준으로 중국은 44%, 한국은 52%로 한국이 다소 컸다.

    자동차는 양국 모두 양허제외됐으며 LCD(액정표시장치)의 경우 10년 철폐로 합의됐다.

  • ▲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페닌슐라 호텔 프레스센터에서 한중 정상회담 경제성과와 FTA 협상 타결 등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DB
    ▲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페닌슐라 호텔 프레스센터에서 한중 정상회담 경제성과와 FTA 협상 타결 등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 DB

    한-중 FTA의 최대 쟁점으로 꼽혀온 농수산물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역대 FTA 최저수준인 품목 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를 개방키로 했다. 나머지 초민감품목(수입액 기준 60%)은 양허제외가 30%, 자율관세할당 16%, 관세감축 14% 수준으로 조정됐다.

    쌀의 경우는 이번 한-중 FTA에 따른 시장 개방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이에 대해 안종범 수석은 “쌀은 앞으로 FTA 협상 대상에 다시 오를리가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안종범 수석은 “쌀 외에도 우리의 주력 농산품 가운데 고추·마늘·양파 등의 양념 채소류와 소·돼지고기, 사과·배·감귤 등 과실류를 포함해 610여개 품목이 양허에서 제외됐다”고 했다.

    ▲ 48시간내 통관 원칙
    ▲ 700 달러 이하 원산지 증명서 면제
    ▲ 원산지 증명서 미구비시 수입후 1년 내 특혜관세 신청 가능

    원산지 및 통관 규정과 관련해선 위와 같은 사항 등이 포함됐으며, 서비스·투자 분야에선 중국이 엔터테인먼트와 건축, 유통 등의 서비스 시장을 개방키로 했다. 양국이 공동 제작하는 영화·방송 프로그램에 대해선 국내산 인증 적용 등의 혜택을 부여키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한-중 FTA가 ‘실질적 타결’에 이른데 대해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는 세계경제에도 반가운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앞으로도 이런 협력 기조를 계속 이어가면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내실 있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쨔오칭라오끙친(交情老更親·우정을 오래 나눌수록 더욱 친밀해진다)’는 두보의 시구(詩句)를 인용하며 “그동안 양국 정부와 국민의 노력으로 서로에 대한 신뢰가 더 커졌고 협력에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시진핑 주석과의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진핑 주석도 “중-한 양국은 가깝게 자리 잡고 있는 좋은 이웃이자 동반자다. 양측이 적극 노력해 각 분야 교류·협력에 지속적이고 깊이 있는 발전을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날 한-중 FTA 외에도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지역정세,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 등 국제 무대에서의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