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단체 “북한인권법 제정 촉구 ‘탈북여성들의 통곡 주간’ 캠페인 시작”
  • ▲ 지난 10월 14일 국회 앞에서 열린 북한인권법 제정 촉구 시민 기자회견 모습. 북한인권법을 제정해 달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국회에서는 관련법을 10년 넘게 잠재워놓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지난 10월 14일 국회 앞에서 열린 북한인권법 제정 촉구 시민 기자회견 모습. 북한인권법을 제정해 달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국회에서는 관련법을 10년 넘게 잠재워놓고 있다.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EU와 일본을 필두로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키려는 국제적인 움직임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탈북 여성들이 국회에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연다. 

    탈북 여성들이 만든 단체 ‘뉴코리아 여성연합(대표 이소연)’은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를 ‘북한인권법 제정을 위한 탈북여성들의 통곡 주간’으로 정하고, 대규모 집회 및 언론 홍보활동을 펼친다고 밝혔다.

    ‘뉴코리아 여성연합’은 10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모여 ‘국민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캠페인 기간 동안 북한인권사진 전시회, 북한음식 체험 한마당, 탈북자 단체장들의 동참 기자회견,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인간 띠잇기 등의 행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한다.

    ‘뉴코리아 여성연합’의 홍라희 사무국장은 “북한 주민들의 생사와 직결된 북한인권법 통과를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는 것이 회원들의 한결같은 의지”라며 이번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무권리한 삶을 사는 고향 사람들을 생각하면 밥을 먹어도 모래를 씹는 것 같고, 잠을 자도 지옥을 헤매는 것 같아 눈물로 밤을 새우는 게 탈북자들이다. 우리 탈북여성들의 호소가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캠페인 기간 동안 정치인들과 국민들에게 눈물로 호소하고 탄원 드리고 싶다.”


    이들은 캠페인 마지막 날인 14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가두행진과 대규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집회에는 탈북자인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을 포함해 다수의 정치인과 ‘올바른 북한인권법 통과를 촉구하는 모임’의 김태훈 변호사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도 함께 할 것이라고 한다.

    이소연 ‘뉴코리아 여성연합’ 대표는 “우리 탈북 여성들은 끝장을 볼 때까지 아줌마의 힘, 탈북여성의 힘을 발휘해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도록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뉴코리아 여성연합’이 내놓은 대국민 호소문 전문이다.


    대한민국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


    저는 북한을 탈출하여 현재 대한민국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평범한 주부입니다. 해마다 가을이 오면 1998년의 악몽을 떠올리곤 합니다. 그해 여름 저는,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네 살 난 아들을 잃어야 했고 이제 남은 자식마저 굶겨 죽여야 하는 기막힌 처지에 빠져 버렸습니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북한의 기근은 우리 집에도 예외 없이 들이닥쳤고 굶주림과 아사의 기막힌 처지에 우리 가족 모두를 빠뜨려 버렸습니다. 풀죽도 제대로 먹이질 못해 온 몸이 퉁퉁 부어오른 네 살짜리 아들을 땅속에 묻으며 “미안해, 아들아...정말 미안해...”하며 울기만 했던 저는, 겨우 목숨이 붙어있던 6살짜리 아들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그 저주의 땅을 떠나버렸습니다.

    세상천지 어디를 가도 이보다 더 가난하고, 이보다 더 무권리한 나라는 없으리라 믿고 또 믿으며 두만강을 건넜고, 중국과 제3국을 떠돌아 다녔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우리 모자는, 짐승처럼 팔려 다니는 또 한 번의 슬픔을 맛봐야 했고 ‘밥보다 소중한 것이, 목숨보다 귀하고 또 귀한 것이 인간의 자유’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6년 10개월의 그 지긋지긋한 탈북자 생활을 끝내고 대한민국 국민이 되던 날, 나를 받아준 대한민국정부가 고맙고, 나를 품어준 대한민국 국민들이 고마워 손바닥보다  작은 주민등록증이지만...우주보다 더 크게 가슴에 품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며 울고 또 울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정부와 국민들에게 한 번 만 더, 우리를 도와달라고 간곡히 호소하고 싶습니다. 지금 저 무권리한 북녘 땅에 우리의 부모형제가 있고, 형제자매들이 있으며 두고 온 자식들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저들을 생각하면 밥을 먹어도 모래를 씹는 것 같고, 잠을 자도 지옥 길을 걷는 것 같아 눈물로 밤을 새우는 우리 탈북민들임을 두 손 포개고 고백합니다.

    살려주십시오! 저들을 구하고, 저들을 살리는 길이 ‘북한인권법이 제정되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국민들의 지혜와 의지가 모아져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다시 한 번, 북한주민들을 위하여 관심을 기울이시고 힘을 모아주실 때 ‘북한주민들을 살리는 북한인권법’이 통과된다는 것을 간곡히 또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뉴코리아 여성연합 김영옥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