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대 고령자 타깃...3억7천만원 편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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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송파구에 사는 이 모(80대, 남성)씨는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다. "경찰인데 당신 계좌가 위험하니 지켜주겠다. 곧 금감원 직원이 출동한다. 계좌의 모든 돈을 신천역 물품보관함에 넣어라." 이씨는 이들을 믿고 평생 모은 돈 1억1,000만원을 신천역 보관함에 넣었다. 이씨가 돈을 보관함에 넣는 것을 지켜본 사기범은 이후, 돈을 꺼내 유유히 도주했다. 

    #송파구에 사는 김 모(70대, 여성)씨는 지난달 27일, 동일 사기범에게 같은 수법의 전화를 받고 2,600만원을 건냈다. 사기범 일당은 대범하게도 B씨를 직접 만나 돈을 받은 후 도주했다.

    #서울 마포구 김 모(70대, 여성)씨도 지난달 14일, 600만원을 사기범 일당에 직접 건넸다. 사기범 일당은 금융감독원 직원이라며 범행과정에서 위조된 금융감독원 신분증 등을 제시해 김씨를 안심시켰다.    

    고객(?)을 찾아가는 신종 보이스피싱이 등장, 주의를 요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경제범죄수사과는 70~80대 고령자들을 상대로 경찰과 및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직접 만나거나, 계좌의 돈을 지하철 물품보관함 등에 넣어두라고 속인 후 이를 가져간 혐의(사기)로 보이스피싱단 한국 총책 최 모씨등 일당 5명을 4일 구속했다.  

    경찰 조사결과, 검거된 최씨는 경북 상주에서 폭력조직을 구성해 활동해 왔으며 서울에서 5,100만원, 수원에서 6,000만원, 창원에서 8,600만원 등 전국에서 3억7,000만원을 편취했다. 

    또 이들은 범행과정에서 피해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위조된 금융감독원 신분증 등을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같은 최씨 일당의 대범한 수법은 1억1,000만원을 신천역 물품보관소에 넣어둔 뒤, 다음 날 또 다시 돈을 넣으라는 최씨 일당을 수상히 여긴 이씨의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송파경찰서 관계자는 "보이스피싱단이 통화내역을 남기지 않는 보이스 메신저 기능으로 공모했다"며 "전화상으로 계좌이체를 요구하던 기존의 방식과 달리 신분증 위조를 통해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직접 만나 돈을 요구하는 등 진화된 신종수법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분배받은 보이스피싱 피해액 총 4,000여만원을 회수하고 중국 총책의 신원을 파악하는 등 추가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