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이런 저런 이유로 시한 넘으면 국회선진화법은 휴지조각"
  •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열린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환담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에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열린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환담하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에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여야는 지난달 31일 저녁까지 계속된 협상 끝에 세월호 3법(세월호 특별법·정부조직법·유병언법)을 타결했다. 10월말까지 타결짓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간신히 지킨 것이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예산안 처리로 넘어갔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주례회동을 갖고, 내년도 예산안을 법정시한(12월 2일) 내에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국민과 한 '또 하나의 약속'인 셈이다.

    하지만 이 약속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에는 온도차가 느껴진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법정시한 내에 처리하기 위해 노력은 하겠다면서도, 그보다는 정부예산안과 각을 세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백재현 정책위의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야당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정치민주연합 2015년도 예산안 심사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는 △부자감세 철회 △가계소득 증대 △지방재정 지원 △안전예산 확보 △낭비사업 삭감 등 5대 원칙이 제시됐지만, 예산안을 시한 내에 처리하겠다는 것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심지어 이춘석 의원은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자동부의제도 시행 첫 해이기 때문에 최선은 다하겠다"면서도 "우리 당이 방점을 찍은 것은 12월 2일이 아니라 충실한 심사"라고 벌써부터 법정시한을 넘길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달 28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에 처리하지 않으면 국회선진화법은 휴지조각이 돼버린다고 강조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달 28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에 처리하지 않으면 국회선진화법은 휴지조각이 돼버린다고 강조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반면 새누리당은 12월 2일까지 예산안 처리는 '황금률'이라며 각 상임위별로 즉각 예산 심사에 들어가도록 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2002년 이후 11년 동안 예산안이 법정시한 내에 처리된 적이 없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이 올해 들어 유난히 예산안의 법정시한 내 처리를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달 28일 의원총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은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예산안의 연내 처리를 규정한 것"이라며 "이런 저런 이유로 이 시한을 넘기고 나면 그것이 전례가 돼 국회선진화법 (예산안 자동부의) 규정은 영원히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야당은) '예산안을 우리가 졸속으로 처리할 수 없지 않느냐' 하며 12월 2일 정부예산안이 본회의에 부의되더라도 국회의장을 찾아가 '조금만 기다리면 여야 합의로 예산안이 본회의에 올라올테니 기다려달라'고 할 것"이라며 "(그래서) 12월 2일 넘기고 3일, 4일 5일… 하는 식으로 넘어가면 정부예산안은 없어져 버리고 만다"고 우려했다.

    새누리당은 올해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야당이 세월호 사고 이후 모든 법안을 연계하며 국회를 공전시킬 때 158석의 의석을 가지고도 손 한 번 못 써보고 끌려다녔다. 이 모든 굴욕을 당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을 통해 얻어 온 단 한 가지가 '예산안의 연내 처리'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이렇게 당하면서 예산안 연내 처리까지 못한다면 우리는 얻은 게 하나도 없는 셈"이라며 "(2012년 국회법 개정을 주도했던) 황우여 (교육사회부총리)와 남경필 (경기도지사)은 야당에게 완전히 농락당한 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