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동서 열린 동아시안컵 남북여자축구대회서 92명 정보 USB에 담아 北 전달
  • 2013년 7월 22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남북여자축구경기. 김 씨는 이때 50대 남성에게 탈북자 동향을 담은 USB를 전달했다고 한다. ⓒMBC 당시 경기중계 화면캡쳐
    ▲ 2013년 7월 22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남북여자축구경기. 김 씨는 이때 50대 남성에게 탈북자 동향을 담은 USB를 전달했다고 한다. ⓒMBC 당시 경기중계 화면캡쳐

    북한 대남공작기관의 지령을 받고 탈북자들의 동향 정보를 수집해 남북한 체육경기 도중 북한에 전달한 40대 탈북 여성이 검찰에 기소됐다.

    대구지방검찰청은 30일, 경북 경산시에 사는 김 모 씨(45)를 북한에 92명의 탈북자 정보를 넘긴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북한 통일전선부에서 교육을 받고 2011년 9월 라오스-태국 루트를 통해 국내로 들어온 김 씨는 2012년 중국 선양에 있는 북한 영사관으로 전화를 걸어 “탈북자들의 비참한 생활상, 인적정보를 수집하라”는 지시를 받은 뒤 조선족 연락책을 통해 공작금 500만 원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이후 김 씨는 경북 경산, 영천 등을 시작으로 서울, 용인 등의 다방, 식당에 취업한 탈북자 92여 명의 주소, 휴대전화 번호, 생활 형편 등을 정리해 북한 영사관으로 보냈다고 한다.

    김 씨가 북한 측에 전달한 정보의 중요도는 알 수 없지만, 정보를 전달한 수법은 눈길을 끈다.

    2013년 7월 22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던 동아시안컵 남북여자축구대회에서 탈북자들의 신상 정보를 담은 USB를 신문으로 감싼 뒤 북한 영사관에서 보낸 50대 남성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이후 새로 수집한 탈북자들의 신상정보를 9월 19일 개막한 인천아시안게임 기간 중 북한 연락책에게 전달하려 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이 밖에도 2013년 10월 브로커를 통해 위조여권을 만들어 재입북을 시도하려다 미수에 그친 일도 있다고 한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김 씨는 평양에서 살았으며, 북한 내에서의 ‘출신성분’은 좋은 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