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핵심권력자들 동시 방한은 최초…회담 주제 놓고 추측 난무
  • ▲ 4일 오전 10시, 급하게 서울을 찾은 북한 수뇌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사진: 채널Y 보도화면 캡쳐]
    ▲ 4일 오전 10시, 급하게 서울을 찾은 북한 수뇌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사진: 채널Y 보도화면 캡쳐]

    북한 정권에서 김정은 다음 가는 권력실세 3명이 동시에 서울로 왔다.

    통일부는 4일 오전 9시, 긴급브리핑을 통해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 부장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으로 온다고 밝혔다.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은 오전 10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후 정오에는 청와대에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김규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과 오찬을 겸한 회담을 갖는다.

    이들의 방한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방한 통보 시기와 오찬 회담 이후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이 열리는 오후 6시까지 아무런 공식 일정이 없다는 점.

    북한은 지난 3일 오전, 갑자기 “황병서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을 위해 남측으로 갈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들이 한국 정부에 알린 일정 또한 오전 10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정오 무렵 ‘남북 대표단 오찬회담’을 갖고, 오후 6시에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한 뒤 오후 10시 직항편 비행기로 북한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돼 있다.

    때문에 국내 언론들은 이들의 ‘기습 방한’ 목적을 놓고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다.

    북한 통치기구인 ‘국방위원회’나 권력기구인 노동당 등의 서열에서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은 김정은 다음 가는 ‘핵심 권력자들’인데 그저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보러 동시에 서울을 찾지는 않았을 것으로 봐서다. 북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언론과 같다.

    국내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들의 ‘방한 목적’이 ‘남북정상회담 제안’ ‘김정은 신변이상’ ‘대북지원 요청’ 등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 ▲ 박근혜 대통령은 국내외에서 꾸준히 '통일구상'을 밝히고 있다. [자료사진]
    ▲ 박근혜 대통령은 국내외에서 꾸준히 '통일구상'을 밝히고 있다. [자료사진]

    이 가운데 가장 설득력이 있는 ‘설’은 남북정상회담 제안이다.

    해외 종북 세력들은 최근 2007년 10월 4일 있었던 노무현과 김정일 간의 정상회담을 계속 거론하며, “2015년 통일원년을 맞이하기 전에 북남관계에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이 꾸준히 제기된 이후 북한 권력기구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상스런 욕설로 도배한 비난 성명을 계속 내놨는데, 지금까지 북한 정권의 성명 내용이 과격할수록 도발 가능성은 낮았다는 특성도 생각해 볼만 하다.

    여기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꾸준히 ‘통일구상’을 설명하고, 통일부는 북한 주민들의 생활 개선을 위한 대북지원 규모를 대폭 늘릴 것이라는 대통령의 약속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생각할 수 있다.

    이에 북한 권력기구가 김정은, 다른 김씨 일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러 왔다는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 ▲ 김정은은 170cm가 안 되는 키에 몸무게는 120kg을 넘는 초고도 비만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건강한 것 자체가 비정상이다. [사진: 北관영매체 캡쳐]
    ▲ 김정은은 170cm가 안 되는 키에 몸무게는 120kg을 넘는 초고도 비만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건강한 것 자체가 비정상이다. [사진: 北관영매체 캡쳐]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유고(有故) 상황’이 있을지 모른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북한이 평양을 드나드는 주민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 점, 김정은이 170cm도 안 되는 키에 120kg이 넘는 초고도 비만 체형으로 건강이 매우 안 좋은 점 때문에 관절에 문제가 생긴 것을 넘어 ‘혈관질환’이 생겼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현재 안보기관들에서 북한 내부에서 별다른 동향이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 있어, 이 주장은 ‘정상회담 제안설’보다는 설득력이 낮아 보인다.

    이 밖에 ‘통 큰 대북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북한의 행동 변화 없이는 대북지원을 할 수 없다”는 원칙을 2년째 고수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보여준 태도로 생각할 때 이런 요청을 하려고 북한 최고 권력자 3명이 동시에 서울을 찾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아무튼 북한 권력실세인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류길재 통일부 장관, 김규현 안보실 제1차장 간의 회담에서 ‘중대사’를 거론할 경우 해당 내용은 4일에는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