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선수가 나한테 '야 이 새끼야'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도 지지 않으려고 했죠.


    2일 오후 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임창우가 경기 직후 가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북한 선수가 자신에게 욕설을 가했다"고 폭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 내내 거친 몸싸움..팽팽한 접전 = 이날 경기는 결승전답게 양팀간 치열한 몸싸움과 신경전이 전개됐다.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대한민국과, 남녀 축구 동반 우승을 노리는 북한은 시종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대한민국은 전반 중반까지 볼 점유율에서 북한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수비벽에 막혀 유효슈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었다. 북한도 간간이 중거리 슛을 날리며 한국 문전을 위협했지만 김승규 등의 철벽 방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후반 들어서도 '0의 행진'이 계속되면서 북한과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특히 북한의 주장 장송혁은 경기도중 한국의 임창우가 자신의 발을 밟자 거칠게 항의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의성이 없었던 임창우는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장송혁의 눈을 노려보며 수초간 눈싸움을 벌이기도.

    이후 임창우는 한국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후반전까지 득점을 내지 못한 양팀이 연장전에 돌입한 가운데, (연장전)후반 경기 종료 직전 임창우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것.

    ◈ "결승골 넣자, 선수들 끌어안고 울어" = 한 순간에 영웅으로 떠오른 임창우는 경기후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도 어안이 벙벙하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결승골을 넣을 때의 느낌은 생각이 나질 않아요. 마지막 30분 정도는 그냥 생각없이 뛰었어요. 골을 넣은 직후엔 너무 기뻐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죠. 몇몇은 울고 서로 끌어 안았어요.


    임창우는 "후반전, 북한 선수가 다가와서 '야 이 새끼야'라고 욕설을 퍼부었었다"며 "순간 (자신도)지지 않으려 했다"는 투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임창우는 이같은 자극에 동요하지 않고 침착한 플레이로 일관, 연장 후반 결승골까지 기록하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그는 "부담감을 즐기려고 한 자세가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멘탈'에서 이미 승부가 갈렸음을 강조했다.

    (경기 결과에 대한)부담은 항상 있었죠. 28년 만의 금메달 도전이라는 점이 강하게 작용했어요. 하지만 부담감을 즐기려고 노력했죠.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수비수로서 무실점으로 우승했다는 점에 더 큰 자부심을 느껴요.


    한편, 임창우가 욕설을 들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한 네티즌은 "북한은 경기에서도 지고, 매너에서도 졌다"며 경기 도중 상대팀 선수에게 막말을 퍼부은 북한 선수의 태도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임창우에게 경기 중 욕설을 퍼부은 선수는 북한 대표팀 주장인 장송혁. 1991년생으로 현재 북한 리명수체육단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선수다. 

    [사진 = KBS 방송 캡처]